시가 있는 풍경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가 있는 풍경-구례 구만제 연꽃 야화/차꽃 곽성숙 그럴 줄 몰랐어요. 우릉우릉 우르르릉 오시어저만치 있으라시고그리 단숨에 다가설지 몰랐어요. 당신이 내 심장을큰 줄기 폭포로사정없이 내려 쏟을지 몰랐어요. 아니요아니요, 심장을 내리치는 기막힌이 밤을 내가 기뻐할 줄 몰랐어요. 비가 많이 오던 날, 구례 구만제 연꽃을 보러갑니다. 시가 있는 풍경, 구례 구만제 연꽃입니다.(2024년 7월 16일) 하루종일 비가 내리던 날, 퇴근 길에 야화를 담겠다고 구례 구만제를 갑니다. 내리던 비가 잠깐 그친 사이연못 풍경들을 몇 장 담아봅니다 고운 빛을 품고 있는 연꽃며칠간 이어진 비에 꽃을 활짝 핀 연꽃이 없습니다 송이를 오므리고 있거나지고 있거나 .. 더보기 시가 있는 풍경-순천향교 가는 길 붉은 마음/차꽃 곽성숙 어느 이른 아침벽에는 실금이 가고 녹슨 철대문 앞에밤새 붉은 꽃이 피었어요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더라고요밤새 당신이 피우신 것이라고믿기로 하는 내 마음조차 모르겠더라고요꽃 앞에 쪼그리고 앉아 찔끔찔끔물을 주다 훅 눈물이 떨어졌어요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아홍심我紅心, 불러보아요꽃의 이름을 그렇게 붙여 주었어요 나의 붉은 마음을 모르겠더라고요천둥치는 붉은 내 마음을그가 왜 모르는지 진정 모르겠더라고요. 곽성숙 제2시집 박공널의 시옷이 되어에 실린 시입니다. 순천향교 가는 길, 붉은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올해 여름 내내 마음이 가서자꾸만 찾아다녔던 꽃, 능소화가 비 속에, 담장 위에 피어 있습니다 .. 더보기 시가 있는 풍경-아버지의 마당 아버지의 마당/차꽃 곽성숙 능소화가 피는 우리집 다무락은 낮고 평평했다담 윗부분은 유독 넓고 두툼해서 노을이 질 때 나는 거기 올라가음악을 듣고 차를 마신다 능소화도 함께 걸터 쉰다우리는 별이 된 아버지를 그리워 했다우리는 그의 마당을 사랑했다 능소화를 아끼는 아버지가 떠난 해는무슨 일인지 꽃이 피지 안했다능소화 올라오는 다무락을 사랑하던 아버지 마당은 지는 해에 순하고 둥그렇다 흙마당의 꽃밭에는 모르는 꽃이름 투성이다알았다가 잊어버린 이름, 시간이 가도 친근한 이름들이 항꾸네 지낸다 아버지는 지금도 밤마다 별빛으로 내려와 마당을 어루만지고 꽃들을 돌보신다 요즘 차꽃 언니가 능소화에 대한 시를 자꾸 보내옵니다. 저는 그 시에 어.. 더보기 시가 있는 풍경-당신의 꽃 당신의 꽃/차꽃 곽성숙 봄열갈결이 다 좋지만요유독 여름이 특별한 것은풀 구름 바람처럼도무지 나 혼자서는 데려올 수 없는, 그 사이에 태어난 흰 빛 때문이예요 아이 같은 꽃빛으로내가 동글동글 웃는 것은 당신이 함께 와서예요 푸른빛 감도는 흰 것들은 슬퍼서나는 도무지 데려올 수 없었기에당신이 함께 온 것이예요. 망초꽃이 눈을 맞추고 웃습니다. 사진 한 장 담아 차꽃 언니에게 보냈더니시가 왔습니다. 망초꽃을 만날 때의제 마음을 안 것처럼제 마음에 쏙 드는 시가 왔네요. 말하지 않아도마음을 안다는 것은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더보기 시가 있는 풍경-길갓집 길갓집/차꽃 곽성숙 지나는 사람들이 만만하게 들여다보는무궁화 울타리 낮은 집에 살았다해질녘 마루에 앉은 엄마는,한숨이 들락대는 바가지 옆에 끼고새끼 마늘을 누런 양재기에 담아 까곤 했다 오른쪽 무너진 담 위에 까만 기와를 얹어보수공사를 대신했던 담장이 어설프게 모여먼지를 마시곤 했다어느 해 태풍에, 와르르 주저앉자 엄마는 아, 참 잘됐다며 성한 곳도 밀어내고 말았다벽돌 대신 무궁화를 촘촘히 심었다 담장으로 자리해 활짝 핀 무궁화는길갓집으로 건너보기 더 만만한 집으로 만들어때때로 사진기들이 기웃기웃했다여전히 마루에 앉은 엄마는, 사진기의 물음에 이런저런 대답을 내주었다 어쩌면 쓸쓸만 감돌았을 해질녘이 그윽해지고버석버석 마른 낙엽 같았던 엄마의 일상도 조금씩 촉촉해졌다 길갓집이어서, .. 더보기 시가 있는 풍경-너의 화양연화 너의 화양연화/차꽃 곽성숙 기적 같은 일이 찾아오는순간이 있다면 지금이겠지 나는죽어가는, 죽은, 죽여버린 것들에게내 가장 뜨거운 심장과 부드러운 혀로넘치게 찬탄한다 황홀한 순간은 언제나사라지기 전, 바로 이쯤이었다. 붉은 꽃이 주는 강렬함, 분분한 낙화... 그 풍경에 넘치게 어울리는 시인의 시, 이 봄, 지는 것들까지도 아름답습니다. 더보기 시가 있는 풍경-꽃등 꽃등/차꽃 곽성숙 나무의 새순에, 고목의 매화에, 꽃들의 꽃그늘에, 달콤한 저녁노을에, 저녁노을의 풀꽃에, 풀꽃을 어루만지는 바람에도 사랑이 꽃처럼 늘어나는 봄날입니다 순자씨는 이른 저녁을 먹고 동무의 손에 굽은 허리를 의지하며 꽃길을 갑니다. 순자야, 꽃보러 가자 참꽃 피면 흙담장에서 부르던 내 동무, 그립습니다 수만 송이 꽃등을 밝힌 꽃길이 환합니다 꽃이 나이고 내가 꽃이 되는 순간입니다 화전 짓던 동무들과 꽃길에 앉아, 당신이 눈을 깜박일 때마다 꽃등이 켜지는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 한 장의 사진이 아름다운 시가 되는 순간입니다. 수만 송이 꽃등이 밝힌 꽃길... 걸으시는 봄날 되시길 바래봅니다.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