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마음/차꽃 곽성숙
어느 이른 아침
벽에는 실금이 가고 녹슨 철대문 앞에
밤새 붉은 꽃이 피었어요
무슨 꽃인지는 모르겠더라고요
밤새 당신이 피우신 것이라고
믿기로 하는 내 마음조차 모르겠더라고요
꽃 앞에 쪼그리고 앉아 찔끔찔끔
물을 주다 훅 눈물이 떨어졌어요
왜 그러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아홍심我紅心, 불러보아요
꽃의 이름을 그렇게 붙여 주었어요
나의 붉은 마음을 모르겠더라고요
천둥치는 붉은 내 마음을
그가 왜 모르는지 진정 모르겠더라고요.
곽성숙 제2시집 박공널의 시옷이 되어에 실린 시입니다.
순천향교 가는 길,
붉은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올해 여름 내내 마음이 가서
자꾸만 찾아다녔던 꽃,
능소화가 비 속에,
담장 위에 피어 있습니다
순천향교 둘러보러 왔다가
능소화 꽃담 아래서 오래 서성입니다
벽화가 그려진 능소화 꽃담
순천향교 한바퀴 둘러봅니다
은행나무 노랗게 물든 가을에 다시와도 좋겠다
혼잣말도 해봅니다
시가 있는 풍경,
순천향교 가는 길입니다.(2024년 6월 30일)
'시가 있는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가 있는 풍경-꿈길 속을 거닐다/담양 명옥헌 배롱나무꽃 (114) | 2024.07.30 |
---|---|
시가 있는 풍경-올해 마지막 능소화를 만나다/구례 화엄사 (143) | 2024.07.15 |
시가 있는 풍경-순창 고추장마을 능소화 (127) | 2024.07.08 |
시가 있는 풍경-아버지의 마당 (107) | 2024.07.06 |
시가 있는 풍경-당신의 꽃 (78) | 2024.06.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