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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시가 있는 풍경-엄마의 바다

 

 

굴과 자장가/차꽃 곽성숙

 

엄마는 나를 그렇게 키웠어

바다에 나가 굴을 캐고 갯벌을 달리고, 

섬집아기를 부르며 나를 어르고 재웠어

엄마를 생각하며 아이을 재우고 있었는데, 

 

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그때 딱 전화벨이 울렸지

 

아이, 막내냐? 내일 핑 왔다 갈래? 

엄마, 뭔 일 있는가? 

눈도 싸르르 오고 해서 굴 좀 캐러 나갔다 왔어야. 

오메, 이 추운 날 그러다 감기라도 들면 어쩌려고 바다에 갔다요?

찬바람이 귀때기를 때리고야

어디 귀때기뿐이다냐

빰때기도 씨게 때리더라만

굴떡국 굴전 좋아하는 니 생각이 막 나서 가만 못있긋더라

그래서 또 슬슬 나갔다 왔다

근다고, 그것이 뭣이 중요하다고, 

내가 안먹으면 그만인디 그랬다요? 

 

긍께. 북풍한설 몰아쳐도 캤응께 내일 잠깐 다녀갈래? 

아주 알이 실하고 좋다야

무시채 썰어 조물거려 놓았고

얇게 깍뚝 썰어 젓도 담아 놓았어야

 

알았어요알았어요. 

내일 핑 갈테니 따숩게 푹 주무세요

 

창밖에 싸르르 저녁눈이 내리고

아이에게 다시 자장가를 불렀지

 

다 못 찬 굴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래 길을 달려옵니다

 

 

 

 

 

 

명절이 되니 

그리운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물이 빠진 바다에서

엄마는 굴을 캐고

 

 

 

 

 

 

 

 

굴을 수레에 실으시려고 끌고 오십니다. 

 

 

 

 

 

 

 

 

 

 

 

 

 

 

 

 

 

 

 

 

 

 

 

 

차디찬 바다에 서게하는 모정... 

늘 눈물겹고 아름답습니다. 

 

 

 

 

 

 

 

 

관광지가 되어가는 우도에서 만난 어머니, 

자꾸만 뒤돌아보게 하시더이다. 

 

설 명절이 시작되었네요

가족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명절 되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