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있는 섬
- 만재도. 4
이 비경을 나만 보여주기 위해
어젯밤 조물주가 새로 만든 것이다
마을 사람들도 어젯밤에 태어났다
손톱 사이에도 때가 끼지 않았다
비공개리에 공개된 섬
만재도
배에서 내려 찾아가면 없고
없어서 다시 배에 올라타면 나타나던 섬
십 년을 그 짓 하다 오늘에야 올라간 섬
만재도
그 섬을 놓치지 않기 위해
큰산 물생산 장바위산
나도 검은 염소가 되어
염소들 틈에 끼어 따라다녔다
그들은 내가 염소인 줄 알고 마음놓고 다녔다
이 섬은 내가 염소이길 바랬다
-이생진 선생님의 하늘에 있는 섬중에서/ 작가정신 1997년
1987년 흑산도에 와서 만재도를 알았고
1990년에 가거도에서 만재도 앞 국도를 지날 때 만재도의 신비를 느꼈다는 이생진 선생님
그땐 파도가 심해서 만재도에 내리지 못하고
1997년 6월에야 비로소 만재도에 첫발을 내려놓으셨다고 합니다
만재도를 안 지 10년 만에 발을 내려놓은 셈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이틀에 한 번씩 있던 배가 풍랑이라도 만나며
이틀은 닷새가 되고 일주일이 되었다지요.
그리 만나기 힘든 만재도,
10년 만에 찾아가신 만재도,
그래서 만재도를 하늘에 있는 섬처럼 느껴지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비경을 나만 보여주기 위해
어젯밤 조물주가 새로 만들었다는 시구처럼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섬, 만재도는
어쩌면 하늘에 있는 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늘에 있는 섬, 만재도에서 만난 일몰입니다. (2013년 6월 5일)
만재도에서 일몰을 보기 위해 오른 산,
산을 오르니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섬이기에 만날 수 있는 풍경들..
바다와 하늘빛이 구별되지 않으니
정말 하늘에 있는 섬처럼 보이지 않나요?
해가 긴 여름은 아침은 일찍 시작하고
해는 늦게지니 여행자들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습니다.
이른 저녁을 먹고나서 천천히 만재도 큰산을 오릅니다
숙소 뒤 발전소 건물을 지나면 산으로 오르는 길이 나 있습니다
산의 능선..
그 위에 올라 바람을 맞이합니다.
지는 저녁 해를 맞이합니다
오후의 햇살을 받은 앞산은
얼굴을 발그스레하게 물들이고 여행자를 바라봅니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이리 무궁무진한 듯 합니다
이리 아름다운 풍경들을 볼 수 있게 해주니 말입니다
섬의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왼편으로는 내마도와 외마도가 바라보이고
그 위로 해가 집니다
오른편으로는 위의 풍경,
즉 앞산이 바라보이구요
멀리 안개 속에 가리워질 듯, 지워질 듯한 섬..
사막에 신기루가 나타나듯
먼데 섬에서 만난 신기루일까요? ㅎㅎ
사실은 전날 다녀온 가거도가 저만큼의 거리에서
만재도를 바라보고 서 있는 거랍니다^^
이 섬은 바다와 산이 같이 있어 좋다
만재도는 바다만큼이나 산이 깊고 수려하다.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물생산은 험하면서도 자꾸 사람을 유인해 하늘로 끌고 갔다.
올라가면서 석양은 짙고 염소 우는 소리는 노을을 재촉했다.
절벽에 핀 천남성꽃이 절벽으로 올라오라 했다.
이런 때일수록 조심해야 한다.
뭍에서는 사람이 유혹한다.
하지만 섬에서는 꽃이, 새가, 나비가 유혹하는 일이 허다하다.
그 유혹에 조심해야 한다.
절벽은 험하고 무서울 정도다.
-이생진 선생님의 걸어다니는 물고기 중에서/ 만재도/ 책이 있는 마을 2000년
석양은 짙고 염소 우는 소리는 노을을 재촉하는 저녁입니다
물생산의 모습입니다.
등산로가 나있지 않아 오르기에 좀 위험하다고 안내되어 있던 곳입니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곳이로군요
참으로 잔잔한 바다..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 속에 잠시 걸음을 멈춥니다.
이대로 이 풍경속의 일부가 되고 싶은 유혹이... ㅎ
해넘이를 담기에 어떤 포인트가 좋을지 몰라
위로 천천히 올라봅니다
조금 더 위로 오르자 물생산이
제 모습을 조금 더 보여줍니다
앞산도 조금 더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를 때마다 조금씩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섬..
그리움의 결정체
- 만재도. 26
그리움의 결정체
만재도 만세
나는 여기서 나도 모르게 만세를 불렀다
영혼에 유인된 것인가
펄럭이는 갈매기 깃발
그 깃발에 파묻힌 나
여기서는 애국가를 어떻게 부르는가
-이생진 선생님의 하늘에 있는 섬중에서/ 작가정신 1997년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말고 풍경을 바라봅니다
불게 물들어 가는 하늘..
붉게 물들어 가는 마음...
하늘에 구름이 멋진 날입니다
구름을 한장의 사진 속으로 가득 담아봅니다
섬에서 해지는 풍경을 보며 할 수 있는 일,
무엇일까요?
무궁무진합니다^^
음악듣기~
노래 부르기~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염소랑 놀기~
오랜 친구에게 전화 걸기~
참 이곳 만재도에서는 전화 걸기가 힘듭니다.
안터지는 핸드폰.. ㅎ
전화걸기를 빼고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하기도 가능합니다^^
변해가는 하늘빛, 바다빛을 담습니다
춤을 추는 것 같았던 구름도 담구요
이날도 수평선에 가득한 해무 속으로 해가 사라지려고 하네요
살며시 얼굴을 감추는 저녁 해..
해는 사라지고 없어도
그빛은 남아 이리 진한 여운을 줍니다
저 붉은 빛이 거의 사라질때까지
한자리에 서서 떠날 줄 모르는 여행자입니다.
만재도 찾아가는 길
구분 | 구간 | 운행시간 | 소요시간 | 요금 |
---|
쾌속선 (남해고속, 동양고속) | 목포 →흑산도 | 07시 50분 08시 10분 | 01시간 50분 | 요금 : 31,300 원 |
흑산도 -> 가거도 10시 00분
10시 20분 2시간 요금: 28,200원
가거도-> 만재도 오후 1시 00분 1시간 요금: 12,400원
목포에서 출발하여 만재도를 가시려면
비금도, 도초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 가거도를(가거도에서 1시간가량 정차) 거쳐 만재도로 갑니다
신안군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신안군의 섬여행에 관한 안내가 잘 되어 있더군요
그밖에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클릭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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