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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여행

세상과 잠시 떨어져 있고 싶다면, 만재도로 가라-만재도 여행



지도에 없는 섬

  -만재도 44


영혼의 섬이기 때문에 지도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지도에 나타날 때까지 키워야 한다

영혼을 볼 줄 아는 사람에게만 나타난다

좁쌀만하게 이름도 달지 않고 나타난다

그때 몇 채의 가옥도 함께 나타난다

환상의 신기루 속에는 인구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생진 선생님의 하늘에 있는 섬/작가정신 1997년


이생진 선생님은 만재도에 와서 스무 번째 시집 <하늘에 있는 섬>을 쓰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집은 만재도에 관한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선생님은 이 시집에 들어 있는 시 93편을 유서 쓰듯 썼다고 적고 계시지요

왜냐하면 앞으로는 이렇게 신비스럽고 환상적인 섬을 만나기 어려울 거라는 예감에서 그랬다고 합니다. 


하늘에 있는 섬, 

멀고도 먼 섬, 

바위가 빚어낸 섬.. 

먼데섬.. 만재도


핸드폰조차 터지지 않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자연속에 머물다 올 수 있었던 섬, 만재도

세상과 잠시 떨어져 있고 싶다면 만재도로 갈 일입니다.  (2013년 6월 5일)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05㎞ 떨어진 외로운 섬 만재도(晩才島)

그 만재도와의 첫만남입니다.


첫눈에 반하게하는 만재도로군요





배는 만재도를 끼고 안쪽 포구쪽으로 향합니다





목포에서 흑산도까지 2시간 20분

다시 흑산도에서 가거도까지 2시간

그리고 가거도에서 배를 타고 1시간.. 

그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만재도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먼 뱃길을 가야 다다를 수 있는 만재도

거리상으로는 울릉도가 더 먼 뱃길이지만

시간상으로는 만재도가 가장 먼 곳이라고 합니다



가거도에서 1시간 정도 정차하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6시간 이상 걸리는 섬이기 때문입니다






재물이 가득하다는 섬, 만재도.. 

만재도로 향하는 길 끝에는 목선이 있습니다






바다가 얕아서 선착장에 쾌속선을 댈 수가 없기 때문에

이리 조그만 연락선이 승객을 태우러 나옵니다






쾌속선에서 작은 배로 옮겨탑니다





환하게 웃으시는 이생진 선생님





아~ 멀어져 가는 쾌속선에 손을 흔드신 것이었네요^^





섬의 끝자락..

만재도는 T자를 왼쪽으로 뉘어놓은 모양의 섬입니다






간다고 할 때 그들은 말렸다

  -만재도 36


고독의 나라 만재도로 간다고 할 때 그들은 말렸다

가장 고령인 고씨 할머니가 말렸고

가장 예쁜 계집애가 말렸고

가장 영리한 친구가 말렸다

그곳엔 영혼밖에 못 간다고

그곳엔 바람밖에 못 간다고 말렸다

그렇지만 와보니

그곳엔 원추리가 미리 와 있었고

그곳엔 염소가 와 있었고

그곳엔 구름이 와 있었고

그곳엔 무수한 고독이 너처럼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너를 뿌리칠 수 없었다

고독 앞에선 내가 너무 약하다


-이생진 선생님의 하늘에 있는 섬/작가정신 1997년





1박 2일의 이수근이 이 선착장에서 "잡았데이. 잡았데이" 하던 기억이 나는 곳이로군요. ㅎㅎ

함께 간 또 다른 여행자가 이수근만큼 우럭을 잡아주겠다 큰소리를 쳤는데

선착장 공사로 우럭은 다 도망가고 없습니다. ㅠㅠ





어쨌든~ 만재도에 상륙하였습니다





몇몇 분들 함께 앉아 주낙을 끼우고 계시더군요

낮에는 이리 주낙을 만들고 저녁에는 고기잡으러 나가신다고 하네요






만재도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아름다운 짝지의 몽돌해변입니다

드라마 '봄의 왈츠'를 찍었던 곳이라고 하네요





다음날 일출을 보기위해 올랐던 산이

그 해변의 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생진 선생님은 바닷가에 핀 겟메꽃을 담느라 열심이시고

그 선생님을 담느라 열씸인 여행자입니다






마을 곳곳에 피어있던 겟메꽃의 분홍빛에 살짝 마음 흔들려 보기도 하고..





마을입구에 자리한 우물도 카메라에 모셔와 봅니다





나지막한 지붕.. 

끝없이 이어지는 돌담들

지붕만 빼고 모두 돌담에 둘러싸인 구조로군요

그렇지 않으면 태풍에 지붕이 날아가 버린다고 하네요





만재도에는 상점 하나

그곳에는 술을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요즘은 여행객들을 위해 술 중에서 맥주만 팔고 있다고 하니

만재도 가실 분들은 참고 하셔야 할 듯 합니다





2005년 SK텔레콤에서 섬 능선에 송수신 안테나를 세우면서

핸드폰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외 KT나 LG 텔레콤은 아예 되질 않습니다. 





언젠가 광고에서 본 "휴대폰은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라는 문구가 생각납니다

핸드폰이 아니 되니 저절로 끄게 되는 곳입니다. ㅎ





돌담길을 따라 걷습니다





고개를 들면 바라보이는 곳이 바다이니

그저 천천히 걸으면 되는 곳이지요






물생산, 장바위산, 큰산.. 

만재도가 품고 있는 산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봅니다






그리고 이날의 숙소인 만재분교입니다

지금은 폐교된 학교인데 리모델링하여 관광객들의 숙소로 사용되고 있는 곳입니다


식사를 포함하여 무조건 1인당 1박에 4만원, 

가격도 부담스럽지만 조금 불친절하신 것도 아쉽더군요





폐교에서 바라본 만재도 마을 풍경입니다





이생진 선생님은 마당에 운동기구 시범을 보여 주시는 중이시구요. ㅎ





다른 여행자들은 짐을 풀어놓고

산책을 하거나, 낚시를 하거나.. 






해안선의 길이는 5.5㎞...

이 작은 만재도가 한때는 '돈섬'으로 '보물섬'으로 불리며 떵떵거리던 적이 있었다고 합니다.

주민들은 만재도의 황금기를 1930~60년대라고 회상한다고 하지요. 

전갱이과의 '가라지'라는 생선이 대풍을 이루던 시기라고 합니다.


하지만 60년대 초 어느 해부터 갑자기 가라지가 뚝 끊겼다고 합니다. 

어르신들 얘기로 딱 38년간의 황금기가 끝났다고 합니다. 

언제까지나 계속될 것만 같던 풍족함이 안개처럼 사라지고 섬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고

정부의 이주 정책으로 진도로 농사 지으러 떠난 가구도 꽤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은 여느섬이 그렇듯이

빈집도 제법 보이고.. 





잘나가던 시절에는 100여 가구에 인구가 500여 명이나 되었던 섬은

이제 학생이 없어 폐교가 되었다고 하네요





카메라 하나 메고 섬 탐험 중입니다^^






방파제 끝에 앉아 낚시 하시는 강태공도 담구요





생선 몇마리 잡아 놓으셨네요

나중에 이 생선들 넣고 끓여먹는 야식, 

라면 맛이 기가 막혔었지요^^






멀리 안개가 들고 있네요





처음 배에서 내렸던 방파제로 향합니다





방파제 끝에 앉아 안개가 드는 만재도를 바라봅니다

이제 곧 이생진 선생님의 시에서처럼 보이지 않는 섬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몽돌 해변 끝에 해녀 어머니가 앉아 계시네요

물질에서 잡아 온 것들을 정리하고 계신 듯 합니다


그 너머로는 끝없는 바다가 펼쳐지고.. 

이제 만재도는 여행자에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줄테지요



만재도 찾아가는 길

구분구간운행시간소요시간요금
쾌속선 
(남해고속, 동양고속)
목포 →흑산도07시 50분 
08시 10분 
01시간 50분요금 : 31,300 원

                                          흑산도 -> 가거도          10시 00분

                                                                              10시 20분             2시간               요금: 28,200원

                                              가거도-> 만재도         오후 1시 00분         1시간             요금: 12,400원



  • ※ 동양고속 (061-243-2111), 남해고속 (061-244-9915)
  • 해상의 기상상태에 따라 소요시간 변동 가능
  • 쾌속선에 차량은 싣지 못하므로 여객선터미널 주변에 주차
  •  

    목포에서 출발하여 만재도를 가시려면

    비금도, 도초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 가거도를(가거도에서 1시간가량 정차) 거쳐 만재도로 갑니다

     

    신안군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신안군의 섬여행에 관한 안내가 잘 되어 있더군요

    그밖에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클릭해 보세요

    http://tour.shinan.go.kr/



    앞선 흑산도 포스팅을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세요

    아름다운 서해의 보석 같은 섬을 찾아가는 길-흑산도, 가거도, 만재도 여행 http://blog.daum.net/sunny38/11776551

     

    기암괴석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흑산도 여행 2  http://blog.daum.net/sunny38/11776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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