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앞에서
나는 외로울 때 바다로 간다
바다를 보면 네가 그립기 때문이다
그리운 것 이상의 갈구는 없다
수평선 위로 떠오른 조각배
그 속에 네가 있다는 생각
그 이상의 것은 모른다
사람들은 큰 것을 바라지만
바다는 끝까지 작은 것을 챙긴다
나는 바다 앞에서 옷을 벗는다
물고기처럼 옷을 벗는다
홀딱 벗는다 (2012.3.9)
이생진 선생님의 홈피에서 모셔온 시입니다.
하늘도 푸르르고, 바다도 푸르르던 날,
어린시절부터 평생 바다와 섬을 떠돈 시인,
시가 운명이라고 하신 선생님,
그동안 1,000여개의 섬을 가고 또 가셨다는 선생님..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 섬여행을 떠나기 위해
전국에서 해남으로 모여듭니다.
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나는 2박 3일의 섬여행,
'어부사시사'의 섬인 보길도로 떠납니다.(2013년 2월 15일-17일)
해남에서 시작하여, 보길도로, 다시 강진으로 이어지던 발길들..
끊임없이 웃고, 노래하고, 자연을 느끼며 돌아본 여행
함께 떠나보실래요?
사진은 그리 높지않은 해남의 달마산, 도솔암 가는 길에 바라본 풍경입니다.
여행은 남도의 끝자락에 자리한 천년고찰 '미황사'에서 시작합니다.
미황사 주차장에 내려서니 잎을 다 떨군 겨울나무
손을 흔들며 여행자를 반겨줍니다.
미황사를 오르는 길..
한계단 한계단 오를 때마다 조금씩 얼굴을 보여주는 달마산을 만나러 가는 길이지요.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우는 달마산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고
아름다운 미황사의 대웅전이 그 품에 안겨 있는 곳,
그 어우러짐에 감탄만 내뱉게 됩니다.
그 아름다운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각자 핸드폰으로 사진 담느라 바쁜이도 있고,
미황사 대웅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좋은이도 있습니다.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의 만남~
인증사진 한장 남겨두어야겠지요? ㅎ
오늘 이생진 선생님의 옆자리는 홍예와 차꽃 언니의 차지로군요.
미황사..
여행자가 참 좋아하는 절집입니다.
이곳에서 하룻밤 머무르는 일도 참 좋아하구요.
원래 이곳에서 하룻밤 머무를까도 하였지만,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하는 밤은 늘 음악과 시가 있기에
절집에 누가될까하여 땅끝으로 숙소를 잡아 조금 아쉬웠었지요.
照顧脚下(조고각하)
늘 발 아래를 살펴 지나라
수행하는 절집에 왔으니 조용조용, 조심조심 다니라는 말씀이겠지요?
고요한 절집 풍경속으로 조심조심 들어가 봅니다.
햇살좋은 벽에 나란히 기대 서서..
무얼 기다리는 걸까요?
저녁 공양을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가운데 선 홍예는 두 손을 내밀고 "밥 좀 주세요" 라고 하는 중인 듯 합니다. ㅎㅎ
쪼그리고 앉아계신 현선생님과 다른분들은
어쩐지 밥을 많이 드려야 할 듯 보이기도 합니다^^
미황사의 저녁 공양..
이곳을 떠올릴때면, 늘 이 식사도 함께 떠오를만큼 맛있는 절밥이지요.
미리 공양간에 말씀드려서 할 수 있었던 저녁 공양입니다.
생선 하나 넣지않았어도 너무 맛있었던 무우조림, 또 먹고 싶어집니다.
이른 저녁을 먹고 도솔암으로 오릅니다.
달마산을 등산하여 오를 수도 있지만
땅끝 해뜰마을 뒤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20여 분 오르면 도솔암에 이릅니다.
도솔암으로 향하는 오솔길..
그리 높지 않은 달마산(481m)..
수직으로 솟은 기암괴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입니다.
달마대사가 중국에 선을 전하고 해동의 달마산에 늘 머물러 있었다 하여 달마산이라 이름붙은 달마산..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에 펼쳐진 풍경들은 자꾸만 여행자의 발걸음을 붙듭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서 깎아지른 벼랑에 아슬아슬하게 자리 잡은 도솔암을 만납니다.
발을 내딛기도 조마조마한 작은 암자..
천년 고찰 미황사와 함께 달마산을 빛내는 연꽃과도 같은 암자입니다.
그리고 도솔암에서 돌아나와 만난 해넘이..
달마산의 기암괴석들과 어우러진 해넘이..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사라지는 저녁 해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좀 추웠던 해넘이였습니다.
그리고 해남 땅끝황토나라 테마촌에서의 밤
반 고흐가 마시던 압생트를 두병 선물 받으신 이생진 선생님..
혼자 마시는 술
-압생트가 담긴 잔과 물병*
혼자 마시는 술잔은 건배를 모른다
혼자란 늦가을 들에 서 있는 허수아비
아무도 집으로 가자고 하지 않아
겨우내 춥고 배고프다
술잔이 고흐를 찾아나간 사이
고흐가 돌아와서
혼자 나간 술잔을 찾는다
고독이란 혼자 찾고 혼자 숨는 술래잡기
술잔을 다 비워도 돌아오지 않아
다시 고흐가 나간다 (2012.11.25)
*고흐가 그린 ‘압생트가 담긴 잔과 물병’ 1887
이생진 선생님의 <다시 압생트>가 낭송되고
옆에 계신 현선생님은 돈 맥클린의 '빈센트'를 연주해 주시는 밤..
감미로운 음악이 이 손끝에서 나오는군요.
선생님의 시 낭송과 현선생님의 음악을
너~무 진지하게 듣고 계시는 바람 오라버니..
여행자의 사진 속의 바람 오라버니는 늘 심각하시네요.
사실 잘 웃으시는 분이신데 말입니다^^
그리고 선생님과 섬 여행을 이날 처음 함께 하게 된 미노 동생~
김사인님의 '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 어린 처녀" 가 아니라
'부뚜막에 쪼그려 전어에 소금을 뿌리는 나 많은 처자'가 된 차꽃 언니입니다. ㅎㅎ
언제나 우리의 먹거리를 책임져 주시던 큰언니가 아니 오시니
3일 내내 먹거리를 챙겨주시느라 애 많이 쓰셨습니다^^
군산에서 오시지는 못하고 전어만 챙겨 보내주신 안단테님~ 보고 싶어요!!
끊임없이 웃고, 노래하고, 시낭송 해주시고,
끊임없이 먹고..
밤은 깊어만 갑니다.
이른 새벽의 땅끝..
아직 등대는 환하게 불 밝히고 있고,
하늘에 별이 총총한 새벽입니다.
보길도로의 섬여행을 축하해주듯
환한 아침 해가 솟아 오릅니다.
땅끝에서 만나는 오여사님~
반갑습니다^^
이날 아침에는 땅끝에서 오여사를 만나고
저녁에는 보길도에서 오여사를 만났던 날이었지요.
일기장에 커다랗게 써놓은 날입니다^^
일년에 두 번, 땅끝 맨섬 사이로 해가 뜨는 날이었기도 하였던 날,
맨섬 사이로 뜨는 해도 한장 담아봅니다.
이제 푸르른 바다를 헤치고 나가며
보길도로 출발합니다~
햇살 좋은 갑판에 앉아
이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까요?
환한 웃음들이 좋은 시간입니다.
그 모습을 사진에 담는 사람들도 웃음이 가득한 시간들..
섬으로 향하는 시간은
그저 함께 있기만 하여도 웃음이 흐르는 시간입니다.
지나가는 등대
어쩌다 지나가는 등대
아니 등대는 서 있고
배가 지나가는데
등대가 지나가는 것 같다
그리움이 지나가는 것 같다
착각
혹은 오진
시는 오진일수록
심오하다
이생진 선생님의 우이도로 가야지 120/우리글/2010
소요유님, 바람 오라버니, 천사 언니, 이생진 선생님, 현선생님, 맑은 바람님, 미노, 홍예..
함께 한 사람들 한사람 한사람 이름 불러 봅니다.
차꽃 언니와 기차 오빠가 빠졌네요.
여행자도 이 풍경속에 빠져있구요.
그리고 폭력성이 좀 있는 동생들입니다. ㅎㅎ
머리카락 휘날리며 발차기~
주먹 한방에 날아가는 덩치 큰 동생.. ㅎ
물론 연출샷입니다.
덕분에 엄청 웃었습니다^^
수고했어! 동생들!! ㅋ
다음에도 또 부탁해!
여행 중3
날이 갈수록 내가 보인다
그리운 너보다
쓸쓸한 내가 보인다
이생진 선생님의 서귀포 칠십리길 120쪽/우리글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하는 섬여행,
보길도로 떠나는 여행은 계속 이어집니다.
놓치지말고 따라 오실거지요?
해남 미황사 찾아가는 길
전남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길 164 전화번호 061-533-3521
호남고속도로 광주 ic - 나주 방면 - 해남 방면 - 해남 교차로에서 우회전하여 370m - 바로 좌회전하여 24km 직진
- 해남군 현산면에서 우회전하여 5km정도 - 미황사 표지판을 따라 미황사
또는 순천 목포간 고속도로 강진 무위사ic - 월산 교차로에서 완도, 해남 진도 방면으로 우회전-해남 교차로에서 땅끝 완도방면으로 좌회전하여 17,4km
- 해남군 현산면에서 우회전하여 5km정도 - 미황사 표지판을 따라 미황사
아름다운 남도, 해남.. 볼거리가 참 많은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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