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도 멈추고, 철마도 멈춰선 곳,
서울까지는 104km, 평강까지는 19km, 원산 123km
북녘땅이 지척인 이곳은 철원 월정리역
북녘을 달리던 열차는 60여년의 시간과 함께
풍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 앞에 놓인 표지판 하나~
철마는 달리고 싶다, 라고..
분단의 아픔과 함께 모든 것들이 멈춰선 이곳,
경원선 최북단 역, 철원 월정리역입니다. (2012년 7월 31일)
경원선의 간이역이었던 월정리역은
처음에는 비무장지대 안에 위치하였었는데
전쟁 이후 현재의 위치로 옮겨졌다고 합니다.
월정리역이라 적힌 간판을 읽어보며
서울과 원산을 오가던 기차를 상상해 봅니다.
월정리역사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높은 천정과 텅빈 역사
역사 내부에는 리얼 DMZ 프로젝트 2012 에 참여한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2땅굴 속에서 담은 사진들로 이야기를 건네고 있습니다.
과거의 시간 그대로, 그 순간속에 퇴색한 풍경들..
역사 한켠에 자리한 또 다른 설치미술들..
철원의 안보관광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리얼 DMZ 프로젝트 2012
역사 바깥 풍경이 여행자를 부릅니다.
철마는 달리고 싶다~
서울에서 원산까지 227km
국토의 허리를 지나 원산까지 달리던 기차는
언젠가 다시 철원평야를 가로질러 남과 북을 오가는 꿈을 꾸고 있는지도..
가곡역과 철원역 사이의 간이역, 월정리역..
6.25 전쟁 당시 이 역에서 마지막 기적을 울렸던 객차의 잔해와
유엔군의 폭격으로 부숴진 인민군 화물열차가 앙상한 골격을 드러낸 채 누워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제 기차는 달리지 않는 철로 위에는
수많은 풀과 꽃들이 피고 지고..
언젠가 이곳을 다시 달려갈 수많은 기차들을 상상하며
이곳은 분단의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분단의 시간들이 더 오래되어
이 역이 우리의 기억속에 잊혀져 가고, 사라지는 일이 없기를..
작은 바램하나 이곳에 놓아두고 돌아섭니다.
월정리 역 앞에 세워진 처녀상
아래 적힌 글들을 보니 이 마을이 월정리라 불리우게 된 전설을 적어 놓았습니다.
예전에는 이곳에 월정리라는 큰 마을이 있었다고 합니다.
먼 옛날 이곳에 이름모를 병으로 고생하는 홀아비와 봉양하는 딸이 살고 있었는데
딸은 날마다 아버지의 병이 낫게 해달라고 달님에게 빌었습니다.
달이 딸의 정성에 감복하여 집옆 바위 위에 가보면 물이 고여 있을 것이니
달이 지기전에 딸의 손으로 천모금을 길어 아버지에게 드리면 병이 나을 것이다라고 하였답니다.
딸은 물을 길어다 아버님 입에 넣기를 기백번
달은 기울어 가는데 마음은 바빠지고,
온몸이 바위에 부딪혀 피가 흐르고 천번의 물길기를 마치자 달은 서편으로 지고
아버지는 병환이 나았으니 그 딸은 영영 회생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이야기..
그후 물이 고였던 자리를 달의 우물(月井)이라 불렀고
마을이름 역시 월정리라 불리웠다고 합니다.
월정리역 바로 앞에는 철원 두루미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이면 철새들의 넉넉한 안식처가 되어주는 철원이지요.
다가오는 겨울에는 철새를 보러 철원에 다시 가고픈 여행자입니다.
철원 철의삼각전적지 찾아가는 길
서울-수유리-의정부-포천-운천-신철원- 철의삼각전적지
또는 중앙고속도로-춘천-화천-하오터널-자등리-신철원- 철의삼각전적지
*월정리 역도 철의 삼각전적지 전시관에서 안보관광을 신청하여야 다녀올 수 있는 곳입니다.
안보관광 신청 방법과 철원 평화전망대를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여행자의 눈에 비친 DMZ는 평화 그 자체, 그러나 묘한 긴장감이 느껴지던 철원 평화 전망대 http://blog.daum.net/sunny38/11776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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