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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빛 바랜 흑백앨범 풍경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다-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KTX가 서울과 부산을 2시간30분 만에 오가는 세상, 

이런 세상 속에서도 굳이 무궁화호에 몸을 싣는 이가 있듯,

팍팍한 생활은 느릿하고 여유로운 풍경에 시선을 두게 만드는 듯 합니다.

 

느릿하고 여유로운 풍경을 찾아 떠나다 보면

문득 유년이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풍경을 찾기가 쉽지는 않다는..

 

짓고, 부수고, 짓고, 부수고를 끊임없이 반복해 왔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잘 찾아보면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집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 있습니다.

 

전북 군산시 경암동..

사람들은 이곳을 철길마을이라고 부릅니다.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집들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빛 바랜 흑백앨범 속 풍경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곳,

그곳으로 시간 여행을 떠납니다. (2012년 5월 19일)

 

 

 

 

판자로 얽기 설기 덪대어 놓은 담벼락,

함석을 얹어 놓은 지붕..

 

그뒤로 높게 선 고층 아파트..

이곳은 어쩌면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하고 있는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철길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집들..

비록 낡고 허름한 공간이지만

그 공간속에서 사람들은 추억을 만들어가고, 삶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하얀 수국은 환하게 피어

그 향기를 흩날리고..

 

 

 

 

붉은 장미도 피어 마을을 예쁘게 치장을 해줍니다.

 

 

 

 

오후의 경암동 철길마을..

 

마을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철길 가의 고양이 여행자를 경계하는 듯 일어섭니다.

 

 

 

 

그리고 이내 무심한 얼굴로 제 자리로 돌아가 버립니다.

 

 

 

 

과거의 시간 속으로 미래의 아이가 걸어 들어옵니다.

아이는 이곳에서 곧 과거가 될 추억을 만들어 가겠지요?

 

어린시절 엄마와 걷던 철길..

발 아래 자그락거리는 자갈의 소리를 기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아이의 표정..

자꾸만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살짝 부은 듯한 또 다른 아이..

표정 귀엽지요?

 

작은 꼬맹이에게만 가는 관심이 살짝 샘이 난 듯 합니다^^

 

 

 

 

이곳 철길마을이 있는 곳은 원래 갯벌이었다고 하지요.

일제가 간척사업을 벌인 것은 이 일대에 방직공장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군산역에서 방직공장 부지까지 2.5㎞ 구간에 철길을 놓았다고 합니다.

방직공장 대신에 북선제지가 들어섰다고 합니다.

 

해방 후에도 종이회사가 차례로 공장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종이회사의 원자재를 실어나르던 철도였으니 ‘제지선’ 또는 ‘종이철도’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아침엔 원료를 싣고 제지회사로 들어가는 열차가 다녔고,

오후에는 종이 완제품이 실려 나왔다고 하지요.

 

 

 

 

하루에 2번 다니던 열차는 2008년 6월 완전히 중단됐다고 합니다.

 

오래전부터 한번은 오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기차가 다니는 풍경을 담지 못한 여행자는 아쉬움이 좀 남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살아가시는 분들은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 않으니 조금 더 생활의 불편함을 덜지 않으셨을까요?

 

 

 

 

이곳은 누구에겐가는 엄연한 삶의 터전입니다.

집 앞에 마늘을 내어 말리고,

빨래를 내다 말리고..

 

여러 화분에는 갖가지 식물들이 자라고,

여름이면 철길 가로 채송화 필터이고

가을이면 빨간 고추를 널어 말리겠지요.

 

이곳을 다녀가실 때는

조용조용~  조심조심~ 아시지요?

 

 

 

 

부서진 담벼락과 지붕, 

좁고 지저분한 골목 풍경...

 

왠지 그 속에 서면 가슴이 아련해지며 뭉클한 위로를 얻는 것은 왜 일까요?

 

 

 

 

낮은 토방 위에 가지런히 벚어 놓은 신발 한컬레..

여행자의 눈에 비친 풍경들은 어느새 흑백 앨범 속의 풍경이 됩니다.

 

 

 

 

무단침입금지..

 

 

 

 

철거..

 

이곳도 이제 개발이라는 이름 속으로 사라지려고 하는걸까요?

 

 

 

 

이곳에 살던 철수가 그려놓은 하트일까요?

순이에게 보내던 아이의 짝사랑은 아니었을련지요.

 

 

 

 

두꺼운 녹이 슬고, 나사가 반쯤 풀린 철로..

이제는 오지 않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눈을 한번 깜박이니

흑백 앨범 속 풍경 속에서 현재의 시간 속으로 걸어 나옵니다.

 

 

 

 

기차가 지나가던 건널목은 그대로인데

그 주변 풍경들은 변하고 있는 곳입니다.

 

현대적인 체육 시설들이 들어서고

저 길의 끝에는 자동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지나갑니다.

 

 

 

 

이 길을 느리게 느리게 달리는 기차를 보고 싶은 여행자인데

여행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철길마을 위로 하루 해가 저물어 갑니다.

 

 

 

 

경암동 철길마을에는 쇠락한 50년대 60년대의 표정,

아니면 70년대 도시 변두리 어느 허름한 주택가라고 해도 믿을 만한 그런 모습이 남아있는 곳입니다.

 

도회지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이 철길마을을 찾는 것은

바로 흑백사진 같은 묘한 정취가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기차도 다니지 않는 철길 마을,

변화와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혹여 사라질까?' 하는 염려스러움,

혹 금이 간 벽에 그려진 그림으로만 남게 될까? 하는 염려스러움이

여행자의 발길을 붙드는 곳입니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찾아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군산IC- 27번 국도로 군산 시청 방면- 군산 이마트 - 경암동 철길마을

 

내비게이션에 군산 이마트를 입력해야 합니다.

이마트 앞 왕복 6차선 건너편 도로변 상가 뒤가 경암동 철길마을입니다.

도로변에서 보면 철길은 안보이지만 상가 사잇길로 들어서봐야 철길마을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2012년은 전라북도 방문의 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자꾸 전북으로 발길이 향하는 여행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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