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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안개 숲을 걷다- 제주 절물자연휴양림

                                                 

 2008년 6월 16일. 아침 8시에 제주 공항에 내리니 비가 오고 있었지요. 제 여행 계획의 구멍이네요. 휴~ 내리자마자 비는 계산되지 않았던 건데...

4박 5일의 사진 여행의 계획을 세우면서 푸르른 제주의 하늘과 연초록의 제주의 바다빛만 생각했는데...

어쨌든 비는 오고~ 첫날 가려던 마라도 행은 다른 날로 연기해야 할 듯 합니다. 비오는 날 가기에 좋은 곳으로 추천 된 절물자연휴양림으로 갑니다.

                                                 

 비오는 절물자연휴양림을 산책합니다. 곧게 뻗은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걷습니다. 비오는 숲 속에는 나무 향기가 나네요. 도시와는 너무나 다른 냄새와 빛깔...

 비오는 숲은 안개의 차지입니다. 적당히 가려주고... 적당히 멀어지게 하는....

사진이란 찰나의 미학이지요. 이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는 같은 풍경, 같은 그림이 나오지를 않지요. 하지만...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남겨진 잔상은 얼마나 부족한지...

그날의 그 느낌들이 여기에 살아나지 않는다는... ㅠㅠ

                                               

 40년 이상된 삼나무들이 은은하게 피톤치드를 내뿜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곳 절물이란 지명의 유래는 옛날 절 옆에 물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으나 현재 절은 없어지고 약수암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돌이 많은 제주.. 절물의 입구에는 수석과 분재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입구의 연못과 삼나무

 연못에 떨어지는 빗방울...

그리고 비단 잉어들...

                                             

 비오는 날, 같은 우산을 쓰고 걷기에 좋은 길 같네요.

 

                                             

 

 삼나무 찍다 혼자하는 놀이~ 화이트밸런스 바꿔 찍어보는 일..

                                             

 

 절물 약수터

그 푸르름이 가득한 ...  비밀의 화원처럼 느껴지기도 했지요.

                                               

 약수터 위에서 울던 까마귀(?)  비바리님이 말씀하신 동박새는 비가 와서 제집으로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고...

                                                

 삼나무의 늠름함~

                                                

 이곳 절물에는 숲속의 집이 있더군요. 이곳에서 하루밤 자는 일은 숲속에서 자는 것과 같을 듯 합니다. 숲속의 집에서 다시 돌아 나오는 길입니다.

 약수터에서 800m정도 오르면 절물오름이 있습니다. 제주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들이 오름이었는데, 날씨 탓에 한군데도 못갔지요. 제주도가 저를 다시한번 오라고 하는군요.

                                               

 절물에서 나오는 길, 1112 도로의 삼나무 숲길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조금 걸어들어가면 이런 숲길입니다.

                                               

  숲 속에서 안개가 계속 피어나는 듯 합니다.

                                         

 1112 도로 삼나무 숲길

절물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에 늘어선 삼나무들..

그날의 느낌들이 전혀 나지를 않아서 올리지 않으려던 사진..  아쉬움...

 

십 수년만에 간 제주도는 많이 변했더군요.

자연적인 것들은 조금씩 사라지고 그 자리에 인공적인 곳들이 더 많이 들어차있더군요.

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그 얼굴을 다 보려면 얼마만한 시간이 필요할까요?

제주의 아름다움에 반해 제주에 살게 된 택시기사님처럼 한번쯤 살아보고 싶어지기도 하는 곳입니다.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다 그날의 느낌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제 사진들에

절망하게 됩니다.

사진을 찍게 되면서 눈으로 보는 일에 집중하게 되지요.

마음으로 보는 일에 소홀히하지는 않았는지...

혼자 곰곰이 생각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