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차꽃 곽성숙
환한 수줍음으로 왔었잖아요
우리가 그 봄, 행복하지 안했던가요
슬쩍 떠나시더니
서리에 붉은 아이를 주시네요
눈 오는 날, 황홀한 쓸쓸도 주시더라
안으로 감싸도는 서글픔도 주시더라
찬바람 속을 키워낼 염려도
거친 고난도
그 시련 이겨낼 모진 사랑도 주시더군요
눈부심 보다 더 눈부심
찬란함 보다 더 찬란함으로
내게 남으신 당신이죠
거기 잘 있나요?
*사진은 반곡마을 계곡 위에 붉은 산수유 열매입니다.
한 주 전에는 구례 현천마을 산수유를 보고 왔었지요
전날까지 눈이 내렸던 날,
산수유 위로 눈 덮힌 지리산의 봉우리를
볼 수 있지 않을까해서 길 나서봅니다.
가을과 겨울 어디쯤, 서성이다 온 하루
구례 반곡마을 산수유입니다.(2024년 11월 30일)
눈 덮힌 지리산과 붉은 산수유
가을과 겨울이 공존하는 풍경
모과와 산수유
그리고 눈 덮힌 지리산..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지리산에 눈이 수북하게 쌓였더니
오후에 갔더니 이런 모습입니다
눈 덮힌 지리산
그저 바라만 보아도 좋습니다^^
붉은 감나무도 한 장 담아봅니다
인심이 넉넉한 반곡마을이네요
까치밥을 넉넉하게 남겨 놓으셨네요
지난 주 현천마을은 수확을 거의 안했었지요
이곳도 그걸 기대하였더니
이곳 몇 그루를 제외하고는 산수유가 많이 남아 있지를 않습니다 ㅠㅠ
직박구리는 홍시 삼매경에~
산수유 열매를 몇 장 담아봅니다
계곡 위의 산수유 한 장 더 담아 봅니다
햇살이 들면 산수유가 보석처럼 반짝입니다
꽃처럼 보이는 붉디 붉은 열매들
계곡을 건너 반대편으로 향합니다
이 나무들이 다 붉은 열매이길 기대했었는데요^^
간간히 남은 붉은 열매
그리고 눈 덮힌 지리산
파란하늘
이 또한 좋습니다
눈 덮힌 지리산을 이고 서 있는 집
어느 집 처마에는 곶감이 익어가고
돌담 아래에는 작은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제 눈에는 명자꽃처럼 보이는데
아닐테지요? ㅎ
붉은 산수유와 감이 열린 골목길..
집으로 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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