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고
또 오르는 절집이 있습니다.
매화가 피는 봄날,
배롱나무가 피는 여름날,
꽃무릇과 은행나무가 피는 가을날...
눈 내리는 겨울날의 산사까지..
가고 또 가는 절집,
사계절이 아름다운 절집..
순천 선암사 겹벚꽃입니다 (2024년 4월 20일)
선암사의 봄은
오래된 선암매의 개화로 시작하여
겹벚꽃이 화사하게 피는 날 절정에 이르릅니다.
연초록빛 새순과 화사한 연분홍빛 겹벚꽃이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는 풍경
그 속에 스님도 풍경의 일부가 됩니다.
한 주 전에 전주 완산칠봉꽃동산에서 본
겹벚꽃과는 또 다른 느낌입니다
예전에는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온 곳들을 하나하나 찾아가곤 했었지요.
책에서 소개한데로
그 관점으로 바라보기도 하고...
산사의 미학,
깊은 산, 깊은 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선암사에 소개 글의 제목이지요.
계곡을 곁에 두고 물소리를 들으며
걸어 올라야 만날 수 있는 풍경...
꽃그늘 아래에서 오래 서성이다 옵니다
몇 해를 이 계절에 찾았던 곳,
올해는 이른 새벽 산사에 오릅니다.
늘 꽃보다 사람이 많았던...
이날은 꽃을 온전히 차지한 듯
혼자 누리고 옵니다.
이른 새벽 산사에 올랐더니
스님들이 마당을 쓸고 계시네요.
꽃과 연초록이 어우러진 길...
연분홍 꽃나무 아래 서봅니다
별들이 꽃이 되는 순간입니다.
부지런한 노스님의 발자국을 따라
천천히 걸어보기도 합니다.
비는 내리고...
뒤쪽의 선암매 근처에도 겹벚꽃이~
절집은 곳곳에 꽃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담장을 따라 길게 이어지며
피어 있는 꽃들..
봄날의 산사..
그 아침은 그윽하고 향기롭고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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