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역..
폐역이란 단어에서 쓸쓸함이 묻어납니다.
기차가 지나가지 않는 곳,
도착도, 떠남도 모두 멈춰버린 곳...
시간이 멈춘듯 한 곳,
나주 남평역 폐역입니다. (2022년11월 5일)
가을 날 오후..
낙엽은 떨어져 내리고,
칠이 벗겨진 의자 위로
오후의 햇살이 내려 앉습니다.
아름드리 벗나무
봄날에 꽃을 피우고,
이제는 잎들 색색으로 물들이며
아름다운 낙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나주 남평역,
여행자의 기억으로는 화순 남평역인 줄 알았는데
나주 남평역이로군요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은행잎들...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팝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 주었다.
-곽재구님의 사평역에서 중에서
곽재구님의 사평역에서의 배경역이라 전해지는 남평역
그래서 오래 전부터 한 번 찾아보고 싶었던 곳...
가을 날의 남평역은
좀 쓸쓸하였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잇는 경전선 남평역은
1930년 간이역으로 출발해 1948년 5월 보통역으로 승격됐다가
1950년 6·25 동란으로 역사가 소실 되었습니다.
휴전 이후 1956년 7월 신축됐으며
광주와 화순, 보성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 활용되어 오다,
이용객 감소로 2014년 역이 폐쇄된 곳입니다.
기찻길 위로 기차가 경적을 울리며 나타날 것만 같습니다
레일바이크를 타던 선로라고 하는데
레일바이크도 아니 보이고,
빈 선로 주변으로
계절은 무심히 흐릅니다
남평역 주변의 가을을 담습니다
붉은 가을
노란 가을..
떨어진 잎들도 그대로 풍경 속의 일부가 되는 곳입니다
눈을 들어보면
곳곳에 눈부신 가을이 자리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노랗게 물든 나무 아래 앉아도 보고,
오래 서성이다 돌아옵니다.
거미줄에 걸린 가을이네요^^
눈부신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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