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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

부산의 골목, 추억과 향수가 머무는 그곳-매축지/부산여행

 

 

 

오래전 우리네 골목길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골목길에 빨래줄을 잇고 빨래를 널고...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리고

골목길 담벼락 아래는 살림살이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 사라지고 만날 수 없는 풍경인 줄 알았는데..

부산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마을이 남아 있다니

반갑고 놀라운 마음이 듭니다.

 

부산의 골목,

추억과 향수가 머무는 그곳

부산 범일동 매축지입니다. (2014년 1월 27일)

 

 

 

 

일제강점기 때 바다를 메워 만들어진 매축지...

큰길을 제외하면 폭이 1m가 될까 말까할 정도를 사이에 두고

오래된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입니다.

 

 

 

 

그 골목길 위에 카메라를 들고 서봅니다.

이제는 잊혀져 가는 풍경들을 만나는 일..

언제나 설레임입니다^^

 

 

 

 

낮은 슬레이트 지붕 너머에 또 다른 슬레이트 지붕

그 사이로 긴 빨래줄 위에는 뽀얀 빨래들이 해바라기 중입니다.

 

 

 

 

낮게 지붕을 맞대고 있는 골목길

 

 

 

 

예전에는 여행자의 집 근처에서도 볼 수 있었던 골목길 풍경인데

이제는 다 사라지고..

다시는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풍경입니다.

 

 

 

 

2층 창문의 철망과 그안에 걸린 커튼

그저 이리 바라보기만 하여도 가슴이 따스해집니다.

 

 

 

 

삐걱거리는 대문이 열리면

방마다 앞에 놓인 디딤돌들..

 

 

 

 

골목마다 맛있는 냄새가 나고..

냄새를 따라 가보니 집집마다 점심 준비로

연탄불 위에 국을 올려 두셨네요^^

 

 

 

 

마을 뒤로 위압적으로 서 있는 아파트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이곳 매축지의 시계는 느리게 흘러 이런 풍경들을 남겨 놓았습니다.

 

 

 

 

쌀상회가 자리한 골목길에도

연탄불 위에 물이 끓고 있습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공동 화장실 등 워낙 오래전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보니

영화 친구와 아저씨를 이곳에서 촬영하였다고 합니다.

 

 

 

 

카메라 하나 들고 이리 저리 골목길을 걸어봅니다.

 

 

 

 

이곳을 돌아 볼때는 아시지요?

사람들이 살아가는 생활터전이니

조심조심 소리내지 않게~

 

 

 

 

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면 인사를 건네는 건 기본이구요^^

 

 

 

 

다른곳과 거의 구별되지않는 경로당

경로당 간판을 아니 달았다면 경로당인 줄도 몰랐을 뻔 하였네요.

 

 

 

 

영신목재..

목판에 쓰여진 간판

파란 슬레이트 지붕 위에는 검은 타이어가 올려져 있는 곳

 

 

 

 

내부의 풍경은 외관을 보며 상상하던 그대로입니다.

 

 

 

 

골목길에 걸린 커다란 거울

그 아래 자리한 두개의 의자..

골목길은 때론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누군가의 사랑방이 되기도 하는곳입니다.

 

 

 

 

 

 

 

 

 

 

 

마실 사랑방이자 마실 작은 도서관

 

 

 

 

'우리가 사는 곳, 우리가 담는 곳' 이란 이름아래

어르신들이 자신이 사는 마을을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매축지를 돌아보다 다리쉼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며

따끈한 차 한잔을 마실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매축지 마을 할머니 이야기

기억 장소 그리고 매축지 2

 

 

 

 

"매축지, 매축지...

말도 꺼내지 마라.

살아온 날이 하도 징그러바서 인자 말도 하기 싫다"

 

 

 

 

일제시대, 해방, 전쟁, 가난과 가정폭력...

어머님들의 신산한 삶은 굽은 허리와 울퉁불퉁하고 거친 손마디에

그대로 내려앉아 있습니다.

 

 

 

 

매축지의 할머니들의 이야기와 삶이 실려있는 책이더군요

 

 

 

 

"배추, 시금치 사이소."

"감자, 양파 있습니데이."

채소 차 몰고 오는 아저씨 목소리

구성이 엄마, 영종이 엄마

가게 집 아줌마 모두모두 나오신다.

채소 차 주위에 모두 모여

"아저씨예, 감자는 한소쿠리 얼맨교?"

 

 

 

 

매축지의 할머님이 쓰신 채소장수 오는 날,

골목길의 정겨운 풍경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누군가에게 황금빛 잠을 선물했을 황금빛 이불 널려있는 골목길

 

 

 

 

 

 

 

 

 

 

 

 

 

 

 

 

 

 

'범일동 매축지마을'은 원래 일제시대에 군사목적으로 바다를 매립하고

마구간을 지어 두었던 곳으로 해방 뒤에 사람들이 자리 잡으면서 마을로 발전된 곳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유리창으로 오픈 된 집

 

 

 

 

유리창 안쪽에서 그림자 놀이~

 

 

 

 

부엌 한켠에 쌓인 까만 연탄들

 

 

 

 

벽 내부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네요

 

 

 

 

 

 

 

 

 

 

 

고무줄하고 말뚝박기하고 공기놀이 하던 골목길

 

 

 

 

어린시절의 아름다운 날들이 그대로 남아 있을 것만 같은 골목길

 

 

 

 

시간도 멈춘 듯...

 

 

 

 

시간을 거슬러 달린 듯한 골목이 있는 곳,

매축지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풍경들 속으로 떠나는 여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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