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의 상여는 능선 위로 올라갔다.
늙어서 죽은 왕들의 장례 행렬은 길고도 느렸다.
강 건너편 언덕을 넘어온 만자의 대열은 들판을 구불구불 건너와 산 위로 향했다.
김훈님의 '현의 노래' 첫 구절입니다.
이처럼 가야의 무덤은 능선 위로 올라갔습니다.
신라의 무덤들이나 조선의 왕릉이 평지에 있는 것과 달리, 가야의 무덤은 이처럼 산의 능선 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라가야가 위치했던 함안을 찾아갑니다.
봉긋 솟은 왕릉,
그속에 숨쉬는 1,500년전 아라가야의 역사를 만납니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입니다.(2013년 11월 8일)
1,500년전에 바라본 하늘에도 이리 별이 떴을테지요.
고요한 밤, 별을 바라보며 오래전의 시간들을 떠올려봅니다.
함안의 가야는 아라가야라고 불리웁니다.
아라가야를 포함해 성산가야(성주), 금관가야(김해), 소가야(고성), 대가야(고령), 비화가야(창녕)를 6가야라고 하였습니다.
아라가야는 광개토왕비와 일본사기에 기록될 정도로 일본과의 교류를 주도하며 세력을 떨쳤던 왕국이지만,
지금은 세월 속에 묻혀진 왕국이 되었습니다.
당시의 왕들은 당시의 화려했던 아라가야의 기억을 가지고, 100여기의 고분 속에 잠들어 있습니다.
사진은 함안 박물관에서 바라본 말이산 고분군의 모습입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곳,
정리되고 단정해진 느낌이로군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어주고 있다는 말이겠지요?
무덤들 주변에도 가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말이산 고분군은 실제 봉토무덤은 37기입니다.
하지만 흔적이 남아 있는 것들까지 합하면 100여기에 이른다고 하지요.
봉토가 식평되어 그 원형을 잃어버린 것까지 포함하면
1,000여기 이상의 무덤이 조성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합니다.
억새들 참 아름다운 요즘이지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여행자입니다.
가야의 왕릉은 이름이 아니라, 번호로만 남아 있습니다.
ㅇㅇ호분..
이렇게 말입니다.
1500여년의 역사 속에 묻혀버린 탓이지요.
철의 왕국으로 불리웠던 아라가야..
그들의 흔적은 이 고분들의 발굴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을 통해 짐작해볼 수 있지요.
불꽃무늬 토기, 수레바퀴 모양의 토기,
투구, 갑옷, 말갑옷 등등
걷다가 돌아보면 길은 다시 과거로 이어집니다.
아래쪽을 바라보면 너른 평야가 바라보입니다.
아라가야를 있게 하였을 곡창지대인 셈이지요.
몇백년이 넘은 우람한 나무 아래 또 다른 여행자가 서봅니다.
시간은 이곳에서 무의미한 듯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의 도읍이었던 가야읍의 말이산 구릉일대에 조성되어 있는 곳입니다.
말이산은 '머리산'이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우두머리의 산=왕(족)의 무덤이 있는 산이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아라가야의 사람들도 이처럼 빛나는 순간이 있었을터인데
이제는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이리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고분들을 둘러보고 다시 내려가는 길
함안 박물관과 고분들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을 보여줍니다.
저물어 가는 해
해 주변으로 독특한 모양이 생겼네요
마치 무지개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말이산 고분을 둘러보고 함안 법수 둑방에서 저녁노을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다시찾은 말이산 고분군입니다.
별이 빛나는 밤에,
그리고 구름 또한 많은 밤입니다. ㅎ
달 또한 빛나는 밤이기도 하구요.
집에서 그리 멀지않은 곳이니
다음을 다시 기약해야 할 듯 합니다.
노란 은행나무 위로 별들이 총총히 빛나는 밤,
가을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갑니다.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찾아가는 길
주소: 경남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 768-1
남해 고속도로 함안 ic 에서 가야읍으로 직진- 함안 방면국도 79호선을 타고 함안 군청쪽으로 - 함안 박물관 이정표-함안 박물관
함안, 많은 분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아라가야의 유적지들을 품고 있는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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