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에 대한 욕심
우이도 돈목
성산 너머 또 산 너머
진리마을 뒷산에서
한참 수평선을 바라보다가
수평선에 끌려 정신없이 갔는데
수평선은 갈수록 멀어지고
나는 돌아올 길을 잃었다
그래도 그날 밤 늦게까지
후회하지 않고
늙은 다리를 주물렀다
-이생진 시인의 우이도로 가야지 70쪽/우리글 2010년
수평선에 대한 욕심..
이 시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거려봅니다.
옆에서 본 이생진 선생님은 섬에 관해서,
수평선에 관해서는 욕심이 많으신 여행자이십니다^^
이른 새벽, 섬을 산책하시고
아침을 드시고 다시 섬 한바퀴,
오후에도, 한밤에도
혼자
때론 함께, 섬을 걷고 또 걸으십니다.
우이도 돈목해변에서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중에
파도소리가 더 큰가, 시인의 시낭송 소리가 더 큰가 내기라도 하듯이
혼자서 큰소리로 시를 낭송하시면서 걸으시지요.
우이도의 한낮,
혼자 걷고 계신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억새와 바람과 모래의 시간..
우이도의 한가로운 오후입니다. (2013년 10월 17일)
혼자 걸으시던 선생님,
이제 함께 걸으십니다.
걷다가 돌아보면 길 양편에는 소나무 가득 심어진 길
그뒤로는 우이도 도리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돈목마을 뒤쪽에 자리한 저수지,
우이도에는 진리마을 뒤쪽에 한곳, 이곳 돈목마을 뒤쪽에 한곳
저수지가 두곳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섬에 이리 저수지가 있어 섬사람들
물 걱정 없이 살 듯 합니다.
해변을 향해 걷다보면
저수지 뒤에 자리한 상산봉도 바라보이는 곳입니다.
작고 고요한 해변..
우이도에는 이런 해변들이 참 많습니다.
양쪽에 늘어선 절벽이 바람을 막아주는 곳..
무연히 서서 절벽에 자라는 나무와 눈맞춤을 해봅니다.
조금 높은 곳으로 올라봅니다.
돈목의 해안사구가 바라보이고 돈목해변이 나무들 사이로 바라보입니다.
오를때마다, 걸을 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섬,
이것이야 말로 섬이 주는 즐거움이지요.
억새들 피어있는 가을길을 걷습니다.
모래위에 흑염소 가족을 만납니다.
우이도에서는 흑염소를 많이 방목하고 있답니다.
그러다 그물을 치고 잡으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또 다른 우이도의 해변
돈목의 모래사장이 멋지다고 하였는데
이곳 또한 고운 모래가 좋은 곳입니다.
모래사장 너머로 보이는 작은 섬,
어락도라고 합니다.
어락도.1
황혼 무렵
점점 먹물이 짙어지는 실루엣
어락도 만큼 고독에 침식당한 섬도 없다
그런 섬에 반한 나를
어락도에 버리면 어떻게 될까
밤마다 별이 내려와 입 맞추고
달이 와서 안아주겠지
하는 공상
나는 시 때문에 철들지 않는다
-이생진 시인의 우이도로 가야지 36쪽/우리글 2010년
모래사장에 바람이 그려놓은 그림들
섬에 오면 펄펄 힘이 나는 또 한분~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하는 중입니다. ㅎ
점프샷 해주시라고 하지도 않았지만
해변에만 가면 혼자 알아서 뛰어 주는 훌륭한 모델입니다. ㅋ
그림으로 그린 시
가끔
걸어가다가
물론 맨발로 걸어가다가
시를 언어로 쓰지 않고
그림으로 쓰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땐 서슴지 않고 붓을 꺼내
그림을 그린다
아니 시를 그린다
아니 풍경을 그린다
아니 파도소리를 그리지 못했다
아니 그리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 있으니
현명한 귀로 그것까지 읽어라
붓은 책임질 수 없다고 한다
현명한 귀는 그것을 잘 읽어갔다
-이생진 시인의 우이도로 가야지 127쪽/우리글 2010년
바닷가 풍경을 뒤로하고
다시 걷는 길..
길은 마을로도 이어지고, 산으로도 이어지지만
그 길의 끝에서는 언제나 바다를 만나게 되는 곳,
이곳은 섬입니다.
우이도 돈목마을 뒤에서 바다를 바라봅니다.
섬에서 걷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우이도 찾아가는 길
목포-안좌-비금-우이도 방면
즉 우이도를 가기 위해서는 전날 비금도나 도초를 둘러보고 도초도에서 하룻밤 자고 아침 6시 우이도로 향하는 배를 타거나 목포에서 11시 40분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우이도까지 가시면 됩니다. 우이도에서 목포까지 나가려면 아침 7시 10분 배를 타고 나와야 합니다.
배시간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061-224-9915-6 또는 남해고속 홈페이지를 http://www.namhaegosok.co.kr/ 에 문의하시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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