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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배롱나무꽃, 분홍빛 물결로 일렁이며 마음을 흔드는 곳-담양 명옥헌원림/담양여행

 

 

 

 

꽃구름입니다.

단아한 정자를 둘러싸고 나직하게 가지를 늘어트린 배롱나무들,

앞다투어 분홍빛 꽃을 피워내니 꽃물결로 하늘댑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길 나서게 하는 곳이지요.

분홍빛 꽃물결을 만나고 싶어 마음이 먼저 나서게 되는 곳..

 

가을이 깊어져가는 9월,

명옥헌에는 배롱나무 꽃잔치가 한창입니다.

혹 꽃은 다 지고 없는 것은 아닐까? 걱정을 하였는데..

비밀의 화원에서 벌어지는 꽃잔치가 황홀하기만 합니다^^

 

백일동안 피고 지고, 피고 지고를 반복한다는 배롱나무꽃,

분홍빛 물결로 일렁이며 마음을 흔드는 곳.

담양 명옥헌입니다. (2013년 9월 6일)

 

 

 

 

명옥헌을 찾은 날,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늘 햇살이 좋은 날을 골라 찾아들던 곳인데,

비오는 명옥헌도 참 좋습니다.

 

왜 이제야 비오는 날, 찾았을까?

하고 혼자 후회를 살짝 해보기도 합니다. ㅎ

 

 

 

 

비를 맞은 배롱나무 줄기, 참 어여쁘지요?

매끈한 줄기를 손끝으로 살살 간질이면

가지 끝과 꽃술이 까륵까륵 웃으며 간지럼 탄다는 간지럼나무...

 

 

 

 

매끈한 배롱나무 줄기를 간지럼 태우니 꽃술은 아니 웃고,

간지럼을 잘 타는 차꽃 언니가 까륵까륵 웃습니다^^

 

 

 

 

비오는 오후,

명옥헌 마루에 올라 앉아 봅니다.

 

신발을 벗고 마루에 앉아 있으면

처마 끝에 비 닿는 소리,

배롱나무 꽃잎들 비에 툭툭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잠깐 피었다가 금새 져버리는 대부분의 꽃들과는 달리

여름이 시작되는 7월부터 가을이 무르익어 갈 때까지

석 달 열흘도 넘게 피는 꽃..

그 붉은빛에 마음 설레이는 꽃입니다.

 

 

 

 

이날 여행은 바람패밀리의 동인지 2집 출간기념과 함께

이생진 선생님과 함께하는 영광 송이도 여행의 시작이었답니다.

 

차꽃언니, 맑은바람님, 봄향기님, 이생진 선생님, 현승엽 선생님..

여행의 끝까지 함께하신 분도 계시고,

아쉬움을 안고 발길을 돌리신 분도 계시지만

함께하는 순간만은 모두가 행복하게!!

 

 

 

 

마루 끝에 앉아 백일홍 꽃 가득한 정원을 바라보면

비소리를 듣습니다.

 

 

 

 

비오는 날, 여행자의 일행 말고는 아무도 찾지 않던 명옥헌

현선생님의 감미로운 목소리를 듣지 않을 수 없겠지요?

 

 

 

 

감동하고, 또 감동한 표정의 차꽃언니로군요^^

 

 

 

 

명옥헌 마루에 앉아 잠시 명옥헌을 모두 빌립니다^^

그 순간을 누리면 되는 것이지

굳이 소유할 필요도 없는 것이지요^^

 

 

 

 

비오는 명옥헌은 어느새 별천지가 됩니다.

 

 

 

 

비를 듣고, 음악을 듣고..

 

 

 

 

그리고 꽃이 피는 소리, 꽃이 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생진 선생님은 명옥헌 마루에 앉아

비를 듣고, 음악을 듣고

꽃이 피는 소리, 꽃이 지는 소리를 들으시며

어느새 시 한편을 적고 계십니다.

 

 

 

 

명옥헌

 

비오는 날,

붉은 꽃 보러 명옥헌에 가잔다

붉은 마음,

붉은 가슴에

길을 담으며 명옥헌에 가잔다.

 

왼쪽에 느티나무

오른쪽에 배롱나무

툇마루 아래 연못

붉은 꽃잎 떨어져 떠날 줄 모르네

 

소나무는 왜 저리 푸르른가?

낙락장송 여기서 누리네

비오는 날..

 

이날 선생님께서 이자리에서

지으시고 낭송해 주시는 시입니다.

 

 

 

 

선생님이 들려주시는 시를

감탄하며, 감동하며 듣고 있는 차꽃언니입니다.

 

 

 

 

다섯 그루의 노송과 스물여덟 그루의 자미나무가

나의 화엄연못, 지상에 붙들고 있네.

 

이제는 아름다운 것, 보는 것도 지겹지만

화산재처럼 떨어지는 자미꽃들, 내 발등에 남기고

공중에 뜬 나의 화엄 연못, 이륙하려 하네

 

- 황지우 시인의 물 빠진 연못 중에서-  

* 참고로 여기서 자미나무는 배롱나무의 다른 이름입니다.

 

80년대 황지우 시인이 살면서 집필실로 썼다는 창넓은 토담집은

지금은 사라지고 보이질 않는 명옥헌이지요.

그 이야기들을 이생진 선생님께 하고 있는 차꽃언니입니다.

 

 

 

 

비 오는 오후에도

명옥헌을 찾아 많은 사람들이 오는군요.

 

한시간여 동안의 만끽~

금은보화를 가진 왕이 부럽지않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이제 다른이들에게 정자를 내어줄 시간입니다.

 

 

 

 

돌아가는 길..

아쉬움에 자꾸 돌아보게하는 길입니다.ㅎㅎ

 

 

 

 

붉은 꽃잎 위로 빗방울 떨어져 내리고,

그 비와 함께 가을이 저만치서 오는 듯 합니다

빛나는 시간들이 빗속에서 함께 저물어 갑니다.

 

명옥헌 원림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남 담양군 고서면 산덕리 513번지

 

호남고속도로 창평 ic - 60번 지방도를 따라 고서 방향- 명옥헌 이정표를 따라 좌회전 - 명옥헌 원림

*입장료, 주차료 모두 무료입니다.

마을 분들이 나오셔서 수고하고 계시더군요. 아니 다녀온 듯, 조용히 다녀오시는 것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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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무릇 핀 명옥헌을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http://blog.daum.net/sunny38/11775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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