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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천년을 곰삭은 절집이 풍경이 되는 곳-곱게 늙은 절집, 화엄사 구층암/구례여행

 

 

 

아침 저녁,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부는 요즘...

길 떠나고 싶은 계절입니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큰절 화엄사,

이곳에는 원래 14개의 암자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8개의 암자만 남아 있습니다.

 

그 8개의 암자 중의 하나인 구층암..

소박함과 편안함, 자연스러움이 한데 모여 풍경을 이루는 곳입니다.

 

 

 

 

구층암을 많은이들이 찾게 하는 것,

바로 이 구층암 승방을 떠받치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과나무이지요.

다듬지 않은 모과나무,

오래된 제 빛깔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곳..

 

천년을 곰삭은 절집이 풍경이 되는 곳,

곱게 늙은 절집, 화엄사 구층암입니다.(2013년 6월 29일)

 

 

 

 

구층암을 찾아가는 길..

웅장한 절집 화엄사를 지나 찾아갑니다.

지리산 자락을 바라보며 걷습니다

 

 

 

 

화엄사 대웅전 뒤로 난 구층암 가는 길

계곡 옆 담장길로 약 500m..

 

 

 

 

작은 계곡과 돌층계를 지나

조릿대 무성한 사이를 걸어 이를 수 있는 조용한 암자입니다.

 

 

 

돌계단 끝에서 바라본 절집은

고요함 속에 잠겨 있습니다

 

 

 

 

돌계단을 올라서면 맨처음 여행자를 반겨주는 것은

부서진 삼층석탑입니다.

 

 

 

 

요사채에 걸린 '구층암' 편액과 요사채 앞을 지키고 서있는 삼층석탑

구층암은 9층 석탑이 있어 이런 이름을 가졌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는 곳이지요.

 

화엄사의 규모를 생각하면 부속암자에

9층 석탑 하나 정도 있었으리라는 추측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9층 석탑은 간데없고 부서진 3층 석탑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절집 마당..

지금의 구층암은 오히려 구층까지 올라간 위엄 있는 탑이 없어

편안하고 아늑해 보입니다^^

 

 

 

 

암자 한켠의 돌절구와 장독대에 눈맞춤을 하며

 

 

 

 

요사채를 지나 절집 안마당으로 향합니다

생각보다 너른 절집 마당입니다.

 

절집은 천불보전을 중심으로 양쪽에 승방이 자리한 구조입니다.

이 절집에는 모과나무 다섯 그루가 있습니다.

 

그중 두 그루는 살아있는 나무로 향기로운 과실과 잎을 달고 있고

세 그루는 승방의 기둥으로 다시 태어나 서까래와 지붕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디에 있나 찾아보는 일이

이 절집에서의 즐거움이로군요^^

 

 

 

 

정면에 자리한 천불보전..

 

 

 

 

그 앞에 살아있는 모과나무 두그루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두그루 나무였다가 이제는 한그루로 되어 자라고 있는 나무입니다.

 

이 나무 또한 몇백년이 지나면

승방의 기둥이 되련지도 모르겠습니다.

 

 

 

 

세 칸짜리 천불보전 열린 문틈으로 작은 토불(土佛)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같은 표정이 하나도 없다는 천불전의 토불들..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천불이 모셔져 있는 천불보전..

 

 

 

 

천불전을 보고 다시 내려와 요사채로 향합니다

모과나무 기둥이 가운데 있는 구층암 좌측 요사의 단아한 모습입니다.

 

이 승방의 모과나무 기둥은 길이가 짧아

마루가지는 주초 위에 깍은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모과나무 기둥을 얹어 놓았습니다

 

 

 

 

승방 툇마루에 기둥으로 쓰인 모과나무

울퉁불퉁 못생긴 그대로가 기둥이 되었습니다.

 

 

 

 

한낮의 승방에는 스님이 계시는지

신발 한컬레 디딤돌 위에 올려져 있습니다.

 

 

 

 

건너편의 또 다른 승방

구층암에 들어서며 처음 보았던 승방입니다.

 

이 일곱 칸 승방은 앞뒤가 따로 없습니다.

처음 바깥마당으로 들어서는 곳이 당연히 앞이겠거니 여길 수도 있겠지만

법당인 천불전이 있는 안마당도 앞인 셈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승방은 앞뒤 모두에 문을 내어 출입을 자유롭게 하였습니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암자로군요.

 

 

 

 

이 승방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다듬지 않고 생긴 모양 그대로 기둥으로 세운 모과나무이지요.

창방과 마루턱과 만나는 부분에는 모과나무를 건드리지 않고

마루나 지붕구조물에 홈을 파서 모과나무의 모양에 맞도록 아귀를 맞추었습니다.

 

나무가 자랄 때 그루터기에 돌이 끼어 들 어간 듯 큰 돌이 그대로 기둥 사이에 박혀 있기도 하고

모과나무의 깊은 나무 골과 결이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그대로 남아 있어 그 아름다움이 더하는 곳입니다.

 

이 승방의 벽면에는 야생차 체험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죽로야생차', 대나무 그늘 아래 이슬을 맞고 자란다는 차...

가물어도 걱정이 없는 이곳의 차는 어느 때고 고른 차 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봄이면 이곳에서 야생차 체험을 할 수 있다고 하네요.

 

 

 

 

다향사류(茶香四流)

향긋한 차향기에 이끌려 가니

 

 

 

 

스님 한분이 승방에 자리하고 계십니다.

여행자에게 들어와 차 한잔하고 가라고 하시네요^^

 

 

 

 

구층암의 덕제 스님이십니다.

화엄사 차는 대나무 사이에서 거둔 야생차라서

무농약인데다가 향도 수준이 다르다고 하시네요.

 

 

 

 

절집만큼이나 오래되었을 듯한 무쇠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향기로운 차 한잔을 내어주십니다

향기로운 차 한잔에 담긴 지리산을 마십니다^^

 

 

 

 

직접 담그셨다는 야생차(?) 항아리들

 

 

 

 

열어놓은 창 너머로는 툇마루가 바라보이고

숲의 푸르름이 승방 안으로 스며드는 곳입니다.

 

 

 

 

두그루의 모과나무가 하나로 합쳐져 자란 것이

그대로 이 기둥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나무들은 기둥으로 쓸 수 있게끔 위아래 높이만 맞춰 잘랐을 뿐

나무들은 원래 그 자리에서 자라난 듯,

기둥이되 기둥이 아닌 듯 자연스럽습니다.

 

 

 

 

구층암의 기둥은 원목을 가공 없이

그대로 살려 만든 기둥이라는 데 의미가 큽니다.

 

모과나무는 죽어서 다시 생명을 얻어

이 절집과 함께 늙어가고 있습니다.

 

 

 

 

스님께서 직접 모과나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주십니다.

흔히 사람들이 이 모과나무 기둥을 꺼구로 세워 놓았다 생각하지만

사실은 두그루의 나무가 자라면서 합쳐져서

아래보다는 위가 더 우람한 나무라고 하시네요.

 

볼수록 아름다운 모과나무 기둥입니다.

어찌보면 살아있는 모과나무 보다도 더 아름답게 보이는 듯도 합니다.

 

 

 

 

천불전 위로 올라 작은 암자를 내려다 봅니다.

지리산의 품에 안긴 작은 암자..

작지만 아름다운 암자입니다.

작지만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암자입니다.

 

 

 

 

주변을 휘휘 돌아보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을 정도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비밀과 역사를 하나하나 살펴본다면

한나절도 좋은 절집이로군요^^

 

구층암을 돌아보고 내려오는 길..

돌돌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여행자를 배웅해줍니다.

 

 

지리산 화엄사(구층암) 찾아가는 길

주소 : 전남 구례군 마산면 황전리 12

 

완주 순천간 고속도로 구례 화엄사Ic에서 화엄사 방면 -화엄사 방면으로 몇킬로쯤 직진- 화엄사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 화엄사

-화엄사 대웅전을 지나 5분-구층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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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보물이 숨어있는 천년고찰 지리산 화엄사 http://blog.daum.net/sunny38/11776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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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산수유 꽃으로 여는 봄-구례 산수유 마을/구례 산수유 꽃축제 http://blog.daum.net/sunny38/11776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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