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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상남도

폐사지이며서도 화려한 환상의 유적지-황매산 영암사지터(쌍사자석등)

 

 

 

누구든 영암사터가 등진 황매산을 처음 보게 되면 그 환상적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만다

삼각형으로 뽀족이 솟아오른 산봉우리가 예닐곱 굽이로 길게 펼쳐져 있는 눈부신 하얀 빛의 화강암 골산이다.

병풍처럼 둘러싼 이 배산(背山)의 아름다움은 차라리 신령스럽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오죽했으면 절집 이름을 불교적 이미지가 아니라 영암사(靈巖寺)라고 했겠는가.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통일신라시대 말, 고려초에 만들어진 절집, 영암사지

지금은 금당도 승방도 요사채도 다 사라지고

금당터와 쌍사자석등과 삼층석탑과 영암사지귀부가 남아있는 폐사지입니다. (2012년 5월 21일)

 

하지만 영암사터가 모든 목조건물을 잃어버렸음에도

화려한 폐사지라는 인상을 주는 것은 황매산과 석탑, 석등, 석축 등이 어우러져

옛 모습을 남김없이 전해주기 때문인 듯 합니다.

 

폐사지이면서도 화려한 환상의 유적지.

합천 황매산 영암사지터(쌍사자석등)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 글의 많은 내용을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들고 나서는 답사길, 그 즐거움이 두배가 되었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눈부신 화강암 골산인 황매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쌍사자석등

 

금당의 석축에서 앞으로 돌출된 곳에 석등을 놓고

그 양옆으로 무지개 돌 계단을 놓았습니다.

 

이곳을 찾는이는 누구나 반하게 되는 곳인 듯 합니다^^

 

 

 

 

영암사터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쌍사자석등(보물 353호)

 

쌍사자석등은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볼 수 없는 통일신라시대의 창작으로

현재 법주사 쌍사자석등(국보5호) 중흥산성 쌍사자석등(국보103호)와 함께

우리 불교 미술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영암사지..

여행자가 자주 가는 곳이기도하며, 좋아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철쭉꽃 피는 황매산을 다녀올 때나

억새가 활짝 핀 황매산을 다녀올 때

꼭 들르는 곳이지요.

 

가고 또 가게 되는 곳,

한데 포스팅은 이제야 하게 되었네요.

 

혼자만 살며시 다녀오고 싶어서였을까요? ㅎㅎ

 

사진은 지난 5월에 다녀온 것과 작년 가을에 다녀온 사진을 함께 올립니다.

작년 가을에는 발굴공사 중이어서 방수포가 덮혀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영암사터는 황매산 자락의 비탈을 이용해 아래쪽에서부터

석축을 쌓아 3단의 권역을 형성하며 계단식으로 올라서 있음이 확인되었다.

맨 윗단에 금당과 쌍사사석등이 있고, 그 아랫단에는 삼층석탑, 그 아랫단에는 회랑식 건물의 승방

그리고 그 아래로는 요사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영암사지터의 맨 아랫단 석축의 모습입니다.

 

 

 

 

영암사터에 들어서면서 바로 만나는 승방권역의 석축을 보면

긴 직사각형의 장대석을 이 맞추어 쌓으면서 높은 곳은 열 한개의 단으로 이루어졌는데

아홉째 다과 다섯째 단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네모난 쐐기돌이 돌출해 있는 것이 아주 멋스럽다.

...

이는 장식이 아니라 대못 모양의 긴 팔뚝돌을 박아 석축을 단단하게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아래쪽 석축을 지나 오르면

영암사지 삼층석탑과 쌍사자석등이 일정한 거리로 서 있습니다.

 

 

 

 

영암사지 삼층석탑도 보물 480호 라는데

쌍사자석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석탑은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2층 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올린 전형적인 신라의 석탑입니다.

탑 꼭대기 부분은 모두 소실되고, 몸돌(옥신석)이 무너져 내려있던 것을 1969년에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단을 더 올라 만나는 쌍사자석등

 

영암사지 쌍사자석등은 두 마리의 사자가 가슴과 앞발을 맞대고 화사석을 받친 모양으로

사자들의 뒷다리에 한껏 힘이 모여 있다.

그만큼 역동적인데 발돋움을 하느라 슬쩍 올라간 사자의 궁둥이가 귀엽기 짝이 없다

그런 중 쌍사자의 뒷다리와 앞발 사이를 공허공간으로 깎아낸 것은 조각적으로 대성공이었다.

만약 이 공허공간이 없었다면 이 쌍사자석등은 아주 답답한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이 공허공간으로 인하여 우리는 시점을 옮길 때마다 쌍사자의 다른 모습을 보게 된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정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른 모습의 쌍사자석등을 보게 됩니다.

 

 

 

 

이 쌍사자석등은 페허가 되어 모든 것이 사라진 폐사의 잃어버린 가치를 남김없이 복원해준다

쌍사자석등은 영암사터의 중심이고 핵이고 꽃이다.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놓인 위치가 이 유물을 더욱 빛나게 한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돌출된 석축 옆 무지개 돌계단

 

돌출된 석등 자리 양옆으로는 승방권역에서 금당으로 오르는 돌계단을 설치했다.

이 돌계단 또한 영암사터의 빼놓을 수 없는 걸작이다.

통돌을 깎아 무지개 곡선으로 여섯 단의 디딤돌을 새겨놓아 조심조심 오르게끔 되어 있다.

...

영암사터에서는 좁다란 계단에 디딤돌을 얕게 새겨 발뒤꿈치를 허공에 매달고 오르게 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사다리 모양으로 곧게 뻗어 있는 것이 아니라 무지개 모양으로 호를 그리며 휘어져 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무지개 모양으로 호를 그리며 휘어진 돌계단을 발뒤꿈치를 들고 오르면

금당터를 만나게 됩니다.

 

영암사터는 화강암 돋을새김에서도 갖은 기교를 다 보여준다.

쌍사자석등이 올라앉은 금당의 기단부는 아름다운 곡선의 안상을 장식해넣고

북쪽을 제외한 동.서.남 3면에 각각 한쌍씩 여섯 마리의 사자를 돋을새김으로 새겨넣었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한결같이 배를 바닥에 대고 넙죽 엎드린 자세를 하고 있지만

어떤 사자는 송곳니를 내민 채 눈웃음을 치고, 어떤 사자는 고개를 젖히면서

당찬 기새로 뒤를 돌아보는 모습을 하고 있다.

돋을새김을 강하게 하여 밖으로 뛰쳐나올 것 같은 사실성이 있다.

무서운 짐승을 새겨 불법 수호의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이 이 조각상의 본뜻이지만

아무리 보아도 사나운 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사자라기보다 털복숭이 삽살개 같기만 하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또 다른 사자상의 모습입니다.

 

 

 

 

돌계단 난간석에는 '가릉빈가'를 조각해 놓았습니다.

 

 

 

 

가릉빈가는 사람의 머리에 새의 몸을 하고 한없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천상의 새입니다.

 

 

 

금당터 위로 올라가보면 불상을 모셨던 지대석에도 아주 작은 팔부중상 조각들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목조건물들을 오랜 세월 속에 다 사라지고 없지만 남아있는 돌조각들을 통해서

우리는 충분히 이곳의 아름다움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영암사터 전체를 국가 사적 131호로 지정하기도 하였습니다.

 

 

 

금당 위쪽에서 바라본 영암사지

작년 가을 발굴조사 중일 때 담은 사진입니다.

 

 

 

 

영암사터의 가람배치는 금당에 이르는 3단의 석축 외에

조사당터로 생각되는 독립된 건물터가 있습니다.

 

금당 바로 오른쪽 위편에 조상당터가 나오는데

여기에는 건물터 양옆으로 비석을 잃은 돌거북 한쌍이 있습니다.

 

 

 

 

이 두마리의 돌거북은 고승의 사리탑과 함께 세워진 비석의 받침돌이다.

이 돌거북은 영암사를 창건한 스님과 그뒤를 이은 고승의 비석을 받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한마리는 하대 신라의 작품이고 한 마리는 고려초기의 작품임에 틀림이 없다.

...

건물 왼쪽(북쪽) 거북은 머리를 약간 아래로 향한 얌전한 자세로

등에는 여섯모난 귀갑무늬 위에 구름이 꽃처럼 피어 있다

비좌 양쪽에는 물고기 두 마리가 새겨져 있는데 한쪽은 서로 꼬리를 물고 돌고 있고

다른 한쪽은 연꽃봉오리를 서로 차지하려는 듯 다투고 있다.

조각을 깊이 해서 형상이 또렷하다

 

-유홍준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합천 편중에서-

 

조사당터 동쪽 돌거북

 

 

 

 

이 돌거북 한쌍은 보물 489호라고 합니다.

 

 

 

 

조사당터 서쪽 돌거북

 

 

 

 

반대편에 있는 돌거북에 비해 디테일이 약하지만 형태의 과장이 있어 우람한 느낌을 줍니다.

개창조의 그것을 모방한 중창조의 비석받침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1,000년이 넘는 시간을 이곳에서 자리한 돌조각들은

이제 여행자에게 그 시간 너머로 말을 건네고 있습니다.

돌조각들이 말을 한다고, 누군가 그랬다지요?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정말 돌조각이 말하는 것 같았던 영암사지,

 

돌아오는 가을,

황매산의 억새를 보러 나서면

여행자는 또 이곳을 들렀다 오겠지요.

쌍사자석등의 이쁜 궁둥이를 보러말입니다^^

 

 

영암사지터 찾아가는 길

경남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산청 ic - 산청 차황방면으로 좌회전 - 차황면 - 황매산-영암사터

 

 

 

 

영암사터에 바라보이던 황매산의 봉우리들은

바로 이곳, 모산재 바위들이었지요.

 

 

 

 

모산재의 가을, 이곳에서 바라보면

황금빛 들녘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모산재의 가을을 만나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황금빛 들녘을 한눈에-황매산 모산재에서 바라본 다락논 http://blog.daum.net/sunny38/11775759

 

 

 

 

또한 모산재에서 저런 황금들판을 볼 수 있는 때에

황매산을 오르면 이런 은빛억새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출렁이는 은빛물결 속을 거니는 일,

마치 산책하듯 걷을 수 있는 곳입니다.

 

은빛물결로 장관을 이루는 억새 가득한 합천 황매산 http://blog.daum.net/sunny38/11775761

 

 

 

5월의 철쭉피는 황매산의 모습을 놓칠 수 없겠지요?

황매산에서 만난 아침 일출 또한 멋졌던 곳입니다.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리우는 아름다운 황매산 일출 http://blog.daum.net/sunny38/11775049

 

합천의 다른 볼거리를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천년의 지혜, 팔만대장경 이운행렬- 합천 해인사 http://blog.daum.net/sunny38/11775566

 

수십 개의 봉우리로 넘실대는 산들의 바다-합천 오도산 http://blog.daum.net/sunny38/11775498

 

속세에 찌든 마음을 씻어내며 걷는 길-홍류동계곡 가야산 소리길 http://blog.daum.net/sunny38/11775756

 

*하늬바람은 지금 하와이 여행 중입니다.

즐거운 여행다녀와 블친님들 찾아뵙겠습니다.

창고에 있는 사진들, 예약 걸어두고 갑니다.

주인 없는 방에 가끔 찾아와 흔적 남겨 주십시오^^

늘 행복하고 좋은 날들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