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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흑백영화 같은 여행지 군산, 빛바랜 기억을 따라 걷다

 

 

 

군산시 장미동..

장미동이란 예쁜 이름입니다.

장미꽃이 활짝 펴서 장미동이 아니라

수탈한 쌀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해서 장미(藏米)동이라는..

 

군산은 곳곳에 그 당시의 시간들을 품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과거 어디쯤 멈춰선 듯한 풍경들..

여행자의 발걸음도 자꾸만 멈춰서게 됩니다.

 

현실보다는 오래된 영화나 소설 속에 존재할 법한 고즈넉하고 예스런 풍경들,

낡고 이국적인 건물들을 끼고 도는 골목길들..

흑백영화 같은 여행지 군산,

그 빛바랜 기억을 따라 걷습니다.

 

 

 

 

빛바랜 기억을 따라 걷는 일의 시작은 구 군산세관에서부터입니다. (2012년 5월 19일)

전북 군산시 장미동 49-38번지..

 

대한제국(1908년) 때 지어진 국내유일의 세관건물로

당시 전하는 말에 따르면 불란서 사람 혹은 독일 사람이 설계하고

벨기에에서 붉은 벽돌과 건축자재를 수입하여 건축했다고 합니다. 

 

건물의 지붕은 고딕양식이고 창문은 로마네스크 양식이며

현관의 처마를 끄집어 낸 것은 영국의 건축양식으로

전체적으로 유럽의 건축양식을 융합한 근세 일본 건축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마무리는 세개의 뽀족 첨탑으로~

 

 

 

 

그리고 발길을 구 군산세관 옆에 위치한 군산근대역사박물관으로 향합니다.

 

이곳은 근대생활관과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체험관, 기획전시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 기획전시실에서는 동국사 복장유물전을 하고 있습니다. (2012년 6월 30일까지)

 

 

 

 

이곳 근대역사박물관 3층에서

'1930년 시간 여행'이란 제목으로 공연되는 연극이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3시 두 차례 공연되고 있습니다.

 

전국 박물관 최초로 전시장을 무대로 활용한 시대극 공연으로

굉장히 매력적인 공연이더군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 관한 이야기를 더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박물관은 살아있다' 박물관에서 떠나는 1930년 시간여행-군산근대역사박물관 http://blog.daum.net/sunny38/11776133

 

 

 

 

마치 30∼40년 전에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느낌을 주는 거리풍경..

그 길을 따라 걷다보면 근대문화유산이라 제목붙은 히로쓰 가옥에 다다릅니다.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 그리고 가비의 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일본식 목조기와집인 2층 가옥으로

1층은 온돌, 2층은 다다미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영화 '장군의 아들' '타짜'의 무대가 되었던 군산 히로쓰 가옥 http://blog.daum.net/sunny38/11776135

 

 

 

 

그리고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다시 멈춰서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 동국사입니다.

 

일제 강점기 전국에 487개의 일본 사찰이 있었는데

이제 다 사라지고 이곳 동국사만이 유일하게 남았다고 합니다.

 

 

 

 

대웅전 내부..

기둥과 천정 등 기본 뼈대는 초창기 그대로지만,

불상, 탱화 등은 해방 후 새로 봉안된 것이라고 합니다.

 

대웅전 한가운데는 '소조석가여래삼존상'이 모셔져 있으며

양쪽으로는 탱화들이 봉안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남은 '일본식 사찰' 군산 동국사 http://blog.daum.net/sunny38/11776134

 

 

 

 

동국사를 둘러보고 나오면,

동국사길이라 이름붙은 아름다운 골목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군산에서 태어나고 군산에서 자란 시인 고은..

그는 19세(1952년)에 중관학(中觀學)의 권위자인 중장혜초를 은사로

동국사에서 출가하였다고 합니다.

 

그의 시 <정거장>, <나운리 가게> 등이 걸려 있는 길입니다.

 

 

 

 

하얀 벽에 알록달록한 타일로 적힌 동국사길..

 

 

 

 

박수근 화백의 그림 속 풍경같은 벽화가 그려진 길..

 

 

 

 

아담한 찻집, 빨알간 우체통이 자리한 길..

 

 

 

 

할머니 야채 가게 앞에서는 저절로 발길이 멈춤^^

 

 

 

 

그 옆에 자리한 여인숙..

 

 

 

 

군산창작문화공간 여인숙..

 

 

 

 

안에서는 하반영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새벽 네시의 꿈..

또 다른 가능성..

 

 

 

 

이곳을 찾은 관람객들이 직접 붙여준 제목들입니다.

 

 

 

 

동국사길을 지나 진포 해양공원으로 가는 길

오래전의 가옥들이 지금도 남아

어여쁜 카페가 되기도 하고

 

 

 

 

항도 호텔은 지금은 항도장 여관이 되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무더운 날, 거리를 걷다보니 지나칠 수 없는 곳 이성당입니다.

 

1920년대 군산시 중앙로에 문을 열어 90년 가까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빵집

'이즈모야(出雲屋)' 과자점이었다가

1945년 지금의 이름 이성당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하지요.

 

 

 

 

단팥빵, 야채빵의 달콤하고 고소한 내음이 가득한..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계산대에서 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진포 해양공원..

 

내항으로 나가 화물을 싣기 좋도록 물때에 따라 위 · 아래로 조절할 수 있도록 한

다리 모양의 구조물인 부잔교를 바라봅니다. 

 

 

 

 

부잔교 설치 후 쌀 공출량은 200만석을 넘어설 정도로 크게 증가했다고 하지요. 

4기를 설치했으나 현재 3기만 남아 있다고 합니다.

 

 

 

 

진포해양공원에는 퇴역함정 '위봉함'이 있어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진포(鎭浦)는 군산(群山)의 옛 이름이며,

진포대첩은 1380년 8월 해적집단 왜구가 5백 척에 이르는 대선단으로 진포에 침입하여

싸워 물리친 전쟁이라고 합니다.

 

 

 

 

이제 여행자는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집들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빛 바랜 흑백앨범 속 풍경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곳,

경암동 철길 마을로 발길을 향합니다.

 

 

 

 

두꺼운 녹이 슬고, 나사가 반쯤 풀린 철로..

이제는 오지 않는 기차..

 

빛 바랜 흑백앨범 풍경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다-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http://blog.daum.net/sunny38/11776130

 

 

 

 

흑백영화 속 같은 여행지 군산,

군산 시가지를 조금 벗어나니 광활한 바다

그리고 끝없이 뻗은 방조제를 만납니다.

 

새만금 방조제..

 

 

 

 

새만금 방조제 근처에 자리한 새만금 상설공연장

진화하는 군산의 모습이로군요.

 

 

 

 

그밖에도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이나 일본 제18은행 등

군산에는 1930년대의 유물들이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목조건물과 양옥집들이 어깨를 나란히 한 거리를 걷노라면

영화에서나 보았던 역사의 한 시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에 빠져듭니다.

 

만나고 이어지는 골목길 사이로 잠들어 있던 시간을 헤매다 보면

어느새 길어진 그림자를 밟고 서 있는 곳...

 

언젠가 다시 그 골목길을 헤매이게 될 것만 같은

예감에 벌써 설레이는 여행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