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때, 명절이면 기차에 몸을 싣고
성묘를 다녔던 것이 여행자의 첫 기차여행의 추억이었습니다.
그리 길지않은 40여분의 기차여행이었는데
명절이라(그당시에는 집집마다 차가 있던 시절이 아니라서)
기차 안은 통로까지 사람들이 꽉 들어차서
키가 작은 초등학생이었던 여행자는
아버지의 손을 붙들고 기차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리곤 하였었지요.
초등학교 3학년 때인가 처음으로 나선 서울 나들이도
기억에 남는 기차여행이었지요.
그 뒤 대학시절의 MT로 떠나는 여행..
직장에 다니던 때, 춘천을 향해 달리던 기차..
그리고 나선, 기차 여행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듯 합니다.
기차를 아주 타지 않은 것은 아닌데
KTX를 타고 오르내리는 시간들은
어쩐지 여행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일의 연장선으로 생각되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여행을 다니면서도 차를 가지고 다니게 되니,
기차 여행을 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차를 두고 기차로 여행을 떠나봅니다.
사진은 영천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찍은..
길게 이어지는 선로..
짐을 내려놓고 쉬고 있는 기차입니다. (2011년 8월 14일)
영천에서 별빛축제와 별빛 음악회를 한다고 하기에
요즈음 떨어진다는 유성우까지 담아볼까하고
길을 나섭니다.
창원에서 동대구역 그리고 영천역~
돌아올 때는 반대로 영천에서 동대구, 창원까지..
기차를 기다리는 일도 즐거운 여행의 연장선입니다.
카메라를 통해 보는 기차역은
훌륭한 피사체가 되어줍니다.
칙칙폭폭~
차를 두고 무궁화호 타고 느리게 떠나는 여행~
기대되는 여행입니다^^
별의 도시, 영천..
역광장에도 별에 관한 것들이 보입니다.
기차를 탈 영천역입니다.
역광장 바닥에 원을 그리며
별자리들이 그려져 있더군요^^
기차역 내부에는 갤러리도 있네요.
기다리며 볼 수 있는 문고들도 갖춰져 있구요.
모처럼 하늘이 맑게 개인 날..
기다림에 익숙한 역사마저
어쩐지 정겨워 보이는 날입니다.
역사 바깥으로 나오니
잘 가꿔진 화단과 분재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한방약초농원과 별빛 수목원이라
이름붙여진 곳입니다.
여행자가 좋아하는 백일홍도 보입니다.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일..
무심한 표지판은 홀로 서서
기차를 배웅하고 맞이하는 곳...
떠나는 기차의 뒷모습은
참 쓸쓸합니다..
칙칙폭폭~
여행자를 싣고 갈 기차가 역으로 들어옵니다.
무궁화호..
문득 비둘기호는 어딜가면 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여행자입니다.
여행자가 알던 무궁화호가 아니로군요.
무궁화호에는 열차카페도 있습니다.
눈길을 끄는 열차의 외관~
무궁화호의 널찍한 실내입니다.
기차는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차창 밖으로는 해가 늬엿늬엿지기 시작합니다.
높은 아파트 단지도 지나치고..
역에서 사람을 내려주고, 사람을 태우고..
마주오는 기차를 잠시 기다리기도 하고..
바쁠 것 없는 기차는 쉬엄쉬엄 갑니다.
강을 지나고..
논밭을 지나고..
기차역으로 느리게 들어서기도 하고..
이곳은 동대구역~
다시 기차를 기다립니다.
창원으로 향할 무궁화호를 말입니다.
동대구역을 떠난 기차는
어둠속을 달렸습니다.
창밖의 풍경보다는
창안의 여행자를 더 많이 보여주었던 길..
오랜만에 타보는 무궁화호..
느리게 움직이는 기차와 함께
한박자 쉬어가는 느낌의 여행...
머리가 무거울 때는
짐을 내려놓고 무궁화호를 타고 떠나볼 일입니다^^
다음에는 비둘기호를 타고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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