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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 한라산을 오르다-성판악 코스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

정확히 표현하자면, 한반도 남단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산이라고 해야겠지요?

해발 1,950m

제주 중앙부에 우뚝 솟아 있는 산...

그 한라산에 다녀왔습니다. (2010년 10월 15일)

 

91년에 한라산 정상에 올랐었으니, 딱 20년 만에 오른 곳입니다. (요즘 제가 20여년만에 다시 가는 곳이 많습니다. ㅎ)

쉬엄쉬엄 놀며놀며 오른 백록담의 모습입니다.

물이 하나도 없다는... ㅠㅠ

 

 

 

 

한라산 정상을 향해 오르며 바라본 풍경

제주의 바다가 아스라이 보이고, 한라산이 거느린 오름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한라산 성판악 코스를 이제 사진을 따라가며 천천히 소개해보도록 하지요.

 

성판악 탐방로는 총 9.6km

성판악 탐방안내소 4.1km 속밭대피소 1.5km 사라악샘 1.7km 진달래밭 대피소 2.3km 정상(동능)

한라산 동쪽 코스로써 가장 긴 탐방로입니다.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을 가려고 하면, 이곳 성판악 코스나 관음사 코스 두곳으로 올라야 합니다.

저는 성판악 코스로 올라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는 방법을 선택하였습니다.

 

성판악  탐방 안내소에서 아침 6시 45분 출발..

속밭 대피소까지 가는 길은 숲속을 산책하는 듯 합니다.

잘 정돈된 나무데크..

아침 산책하듯 걷습니다.

나무 향기 한껏 맡으면서 말입니다.

 

 

 

 

조금 지나니, 삼나무 숲길이 나옵니다.

길게 뻗은 아름다운 나무과 그 밑의 산죽이 어우려져 있습니다.

초입부터 기운이 나게 합니다.

 

사실 18.3km 라는 긴 거리에 주눅들어 있던 참인데..

제가 산을 좋아하는 건 사실이지만, 산악회를 따라 다니질 못합니다.

워낙 산을 놀며놀며 가다보니...

사진찍고, 나무도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고, 조금가다 쉬어가고..

남들 6시간 가는 거리를 8시간씩 다니다보니, 아침 일찍 시작하였어도 걱정이 앞섰습니다.

 

 

 

 

드뎌 단풍나무 출현입니다.

아직 단풍이 완연하게 물들지는 않았으나,

그 노오란 빛이 햇살을 받아 환하게 빛나는 모습~

 

 

 

 

붉은 단풍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금 이른 듯하여 단풍은 기대하질 않고 오른 길인데...

기대감이 생깁니다.

 

 

 

 

단풍나무들이 간간이 보이기 시작하며

지나치는 발걸음을 붙듭니다.

 

 

 

 

붉은 단풍...

올 가을, 첫 단풍을 이곳 한라산에서 만납니다.

 

 

 

 

붉게 열린 열매도 가을이 깊어감을 알려주고...

 

 

 

 

단풍나무 아래 숲길을 따라 걷습니다.

 

 

 

 

1500m 높이의 진달래밭 대피소..

산행을 하다보면 만나는 대피소들은 늘 반가운 얼굴입니다.

이곳에서 늦은 아침을 먹습니다.

대피소에서 컵라면이나 생수, 다른 간식들도 팔고 있습니다.

이곳까지 오르는 7.3km의 거리는 대체로 무난하고 쉽게 오를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이곳까지는 더워서 반팔을 입고 올랐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추워지기 시작합니다.

 

한라산은 숙박을 할 수 있는 대피소가 없기 때문에 하루에 올랐다가 내려와야 합니다.

그래서 입산통제 시간이 있습니다.

성판악 코스는 이곳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날 때, 12시 반이 넘으면 올라갈 수가 없다고 합니다.

(춘추절기 기준, 동절기와 하절기는 다른 시간이니 확인하시고 오르셔야 합니다)

 

 

 

 

진달래밭 대피소를 지나고 나니 본격적으로 백록담을 향해 오르기 시작합니다.

 

 

 

 

단풍나무가 많지는 않지만, 구상나무들 사이로 노랗게, 빨갛게 물든 나무들이 가을을 알려줍니다.

산정상을 향해 난 계단들을 통해 정상을 향해 올라야 할 듯 합니다.

 

 

 

 

정상을 향해 오르는 계단..

올라서다 뒤 돌아보니,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구름과 내가 같은 높이에 서 있고, 멀리 바다가 보이고, 제주의 오름들이 보이구요.

발걸음을 뗄 수가 없습니다.

 

 

 

 

지나온 한라산의 봉우리도 마치 오름처럼 보이네요.

 

제주도는 100여차례의 화산 폭발로 생긴 섬이라고 하지요.

그리하여 제주 전역에는 368개의 오름이 형성되었다고 합니다.

백록담을 중심으로 서북쪽으로는 장구목, 윗세오름, 어승생악, 망체오름, 큰두레왓, 삼각봉..

동쪽으로는 사라오름(11월 1일부터 개방된다는 오름이지요) 흙붉은 오름, 돌오름, 성널오름 등이 둘러 서 있습니다.

 

한라산을 둘러싼 오름들이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손에 닿을 듯 가까운 거리로 다가온 제주의 바다...

서귀포와 대정 사이의 바다가 아닐련지 혼자 생각해봅니다.

 

 

 

 

하늘의 독특한 구름 발견!

마치 새가 날아오는 듯한...

 

 

 

 

조금 더 오르면, 오름은 조금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길가에는 엉겅퀴가 많이 피어 있습니다.

이제 겨울을 준비하는지, 활짝 핀 꽃은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백록담으로 가는 길 위쪽은 이렇게 초원지대입니다.

1800m가 넘으니 그런게지요.

초원은 황금색으로 물들어 가을을 듬뿍 느끼게 해줍니다.

 

 

 

 

평일인데도, 한라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끝이 없습니다.

 

 

 

 

바위틈에 핀 바위 채송화(?) 에게도 이야기를 건네며..

쉬엄쉬엄 오르는 길...

 

 

 

 

 

 

 

 

 

드디어 정상이 보입니다.

발아래 제주도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펼쳐지구요.

 

 

 

 

성판악 탐방 안내소에서 이곳 백록담까지 9.6km...

수고하셨습니다^^

 

 

 

 

자~ 이제 백록담을 소개할 차례이군요.

분화구 둘레 1720m, 표고 1841.7m  깊이 108m

깊이가 있어 한라산 정상인 1950m와는 차이가 있군요.

 

전에 왔을 때는 구름에 쌓인 백록담을 보려 한참을 기다렸던 기억이 나는데,

날씨는 화창한데 백록담에 물이 고여 있질 않네요.

 

 

 

 

백록담 너머로 제주시의 모습이 보이네요.

 

여기서 잠깐~

백록담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이야기 해드릴까요?

혼자 묻고, 혼자 대답합니다.

이야기 해주세요^^ ㅎㅎ

 

옛날 힘이 세고 활을 잘 쏘는 사냥꾼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이상하게 사냥이 신통치 않았습니다.

온종일 산을 뒤져도 새 한 마리 잡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빈손으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마침 새 한 마리가 바로 머리 위로 지나가 맞은편 바위 위에 앉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재빨리 활의 시위를 당겼습니다.

그러나 새는 맞지 않고 포르르 날아가더니 좀 떨어진 바위 위에 앉아 버렸습니다.

사냥꾼은 다시 한 발의 활을 더 쏘았습니다. 그러나 허탕이었습니다.

화가 난 사냥꾼은 다시 세 번째 시위를 당겼습니다.

그런데 그 화살은 새를 맞히지 못하고 낮잠 자는 해님의 배를 맞히고 말았습니다.

화가 난 해님은 벌떡 일어나면서 사냥꾼이 서 있는 한라산 정상을 걷어찼습니다.

 바람에 산꼭대기가 휙 잘려나가 앞 바다가에 떨어졌습니다.

그것이 안덕면 사계리 지경 바닷가에 있는 산방산이 되었고, 한라산 정상은 움푹 들어가 버렸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럴 듯 하지요?

 

 

 

 

백록담 앞에는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잠깐 서 있기도 힘이 들만큼 바람이 엄청납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이 백록담 앞 데크는 바람이 잠잠하다는...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힘이 든 사람들은 지친 다리쉼을 합니다.

 

 

 

 

백록담 앞에서 바라본 풍경..

넓은 초원과 발 아래 풍경들...

 

 

 

 

 

 

 

 

 

산을 왜 오르는 거냐고,

사람들은 묻습니다.

그냥 산이 거기 있어 오른다고 대답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려오기 위해서 오른다고 답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모험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오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도 합니다.

산을 오르는 이유는 낮아지기 위해서라고도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저는 이 모든 이유가 다 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내 두발을 땅에 딛고 한발한발 내딛다보면, 어느새 정상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는 일..

이것 또한 산을 오르는 기쁨이 아닐련지요.

 

자~ 이제 관음사 코스로 하산하는 일이 남아 있으니 서둘러야겠지요?

단풍과 기암이 어우려져 절경을 보여주는 관음사코스

다음 포스팅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한라산 성판악 탐방 안내소 찾아 가는 길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잇는 1131번 도로 (5.16도로)를 이용

제주시에서 성판악 탐방안내소까지 약 30분 소요

서귀포시에서 성판악 탐방안내소까지 약 40분 소요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여행과 사진을 좋아하는 Blogger들]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