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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여기가 무릉도원인 듯... 담양 환벽당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서 생각 이상의 풍광을 만나는 것..

이것이야말로 여행의 즐거움입니다.

환벽당을 찾은 날도 그러했습니다.

가사문학관을 지나쳤듯이, 늘상 지나치던 환벽당을 찾아 간 날...

정자는 온통 붉은 꽃무릇에 둘러 쌓여 있습니다. (2010년 9월 24일)

 

 

 

 

숨을 고르고, 환벽당을 차근차근 둘러보도록 하지요.

환벽당 건너편에는 정철 선생의 성산별곡 시비와 오래된 노송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성산 별곡의 내용으로 보아 이부근이 조대에 해당하는 곳인가 봅니다.

 

찍하잔 늘근 솔란 釣臺(조대)예 셰여 두고

그 아래 비를 띄워 갈대로 더져두니

紅蓼花(홍료화) 白蘋洲(백빈주) 어느사이 디나관대

環壁堂(환벽당) 龍(용)이 소히 버앏피 다핫나니

(고어가 많아 자판으로 올릴 수가 없어 현대어로 고쳐 올려봅니다.)

 

현대식으로 풀이를 하자면...

 

한 쌍의 늙은 소나무를 조대에 세워 놓고,

그 아래에 배를 띄워 가는 대로 내버려 두니,

홍료화 백반주를 어느 사이에 지났길래.

환벽당 용의 못이 뱃머리에 닿았구나.

 

 

 

 

환벽당 입구의 문을 지나 계단을 오릅니다.

 

 

 

 

온통 붉은 물결~

꽃무릇이 아래에서 위로 피어오르면..

환벽당을 향해 불 밝히고 있는 모습입니다.

며칠 전에 영광의 불갑사 꽃무릇을 보고 왔지만. 이곳은 그곳과는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황홀하다는 표현...

여기에서 꼭 해야 할 듯 합니다.

그리하여 감히 제목을 여기가 무릉도원인 듯... 이라고 써 보았습니다.

 

 

 

 

정자 앞 쪽으로는 작은 연못도 있고, 그 주위로 꽃무릇과 야생화들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환벽당을 둘러싸고 있는 오래된 고목들의 푸른 빛과 꽃무릇의 붉은 빛이 어우러져...

 

 

 

 

환벽당은 <푸르름을 사방에 둘렀다> 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라고 하지요.

정자 쪽에서 바라본 모습이 이러하니

이름의 뜻을 알 듯 합니다.

 

 

 

 

아래로 붉은 꽃무릇과 오래된 나무들을 거느리고 약간은 높은 축대 위에 환벽당 정자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축대로 올라서기 전에 꽃무릇에 눈길 한번 더 주고...

 

 

 

 

이곳은 조선 명종 때 사촌 김윤제(1501-1572) 선생이 세운 정자입니다.

나주 목사 등을 지낸 김윤제 선생이 벼슬을 그만두고 돌아와 후학을 가르치며 여생을 보낸 곳으로

송강 정철 선생이 벼슬길에 나아가기까지 머무르며 공부한 곳이라고 합니다.

 

정자의 툇마루에 앉아 계시는 분이 환벽당 옆에 사시면서, 이곳을 관리하시는 아주머니이십니다.

 

 

 

 

세월을 느낄 수 있는 정자의 나무 빛깔...

임억령. 조자이의 시가 걸려 있습니다.

 

 

 

 

소박하고 아름다운 정자

 

 

 

 

우암 송시열 선생이 썼다는 환벽당 현판

 

 

 

 

바람 살랑 부는 가을 오후...

이곳에 앉아 한참을 놀았습니다.

눈으로 호강을 하면서...

 

 

 

 

환벽당의 열린 문을 통해 바라본 뒷마당의 꽃무릇...

 

 

 

 

굴뚝이 아름답다는 말을 전부터 들었었는데, 바로 이녀석이로군요.

작은 기와지붕을 얹고, 꽃무릇과 어우러지니, 한층 더 아름다워집니다.

 

 

 

 

아름다운 굴뚝과 뒷마당의 꽃무릇들..

 

 

 

 

 

정자의 왼편에 자리한 집

이곳을 관리하시는 분이 살고 계십니다.

 

 

 

 

봄의 환벽당은 환벽매라하여 매화가 좋다고 하네요.

사계절이 분명 다 아름다울 듯 합니다.

 

 

 

 

꽃무릇 사진 몇 장 찍어 봅니다.

영광에서 세시간 동안 찍고도, 아직도 지치지 않는... ㅎㅎ

 

 

 

 

 

 

 

 

 

길게 늘어선 돌담도 참 아름다운 곳입니다.

 

 

 

 

가까운 식영정, 소쇄원과 함께 '한 마을의 세 명승'이라 일컬어진 문학 활동의 주요 무대로서

송순, 김인후, 김성원, 정철, 백광훈 등의 시가 지금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관련 제 블로그 글입니다.

 

주변 경치가 너무 아름다워 그림자도 쉬어간다는 식영정 http://blog.daum.net/sunny38/11775004

 

단아한 한국의 정원- 소쇄원  http://blog.daum.net/sunny38/10080335 

 

  

 

 

작은 야생화마저도 햇살 아래 환하게 빛나는 시간입니다.

 

 

 

 

꽃무릇의 붉은 물결 아래로 조대와 용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윤제와 정철 선생에 얽힌 일화가 있는 용소이지요.

 

어느날 김윤제 선생이 환벽당에서 낮잠을 자다 조대 앞에서 한 마리의 용이 승천하는 꿈을 꾸었습니다.(이하 존칭을 생략합니다)

꿈에서 깨어난 김윤제가 이상히 여겨 급히 그곳에 내려가보니 용소에서 한 소년이 목욕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 소년의 비범한 용모에 매혹되어 데려다가 몇가지를 물어보니 범상치 않은 대답을 하여

데려다가 제자로 삼고 외손녀와 결혼시켰는데, 그가 훗날 문장가로 이름을 날린 정철이었다고 합니다.



 

 

 

출입구 쪽에서 바라본 환벽당의 모습

 

 

 

 

 환벽당 아래의 용소에 해당하는 곳..

위에서 말한 정철선생과 김윤제 선생의 일화가 얽여 있는 곳입니다.

 

자미천이라고 부르며, 이 냇가에 배롱나무가 여름이면 낙화유수를 이뤄 한때는 70여채의 정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광주호로 인하여 헐리고, 배롱나무는 사라졌다고 하니 아쉬울 따름 입니다.

 

 

 

 

환벽당을 돌아나오는 길..

돌담과 아름드리 나무.. 골목길이 어우러진 길을 걸어 나옵니다.

 

 

환벽당 찾아가는 길

 

주소 : 광주시 북구 충효동 387

건너편의 가사문학관은 주소가 담양이더니, 이곳은 광주이군요.

 

 

광주- 각화동- 고서 사거리- 광주호 방면- 환벽당

또는 호남고속도로 창평 IC - 고서 사거리 - 광주호 방면 - 환벽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