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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상남도

고요한 산사, 비구니 스님들의 수도절인 천성산 내원사

 

 2010년 5월 20일, 양산 천성산 내원사를 갑니다.

내원사에서 느낀 첫 인상은 고요함.. 그리고 또 고요함...  보이는 모든 것이 정갈하고 고요합니다.

비구니 스님들이 수도하는 곳이라 그런가? 하고 잠깐 생각해봅니다.

 사실 이날은 천성산 등산을 하기 위해 출발한 길입니다. 천성산 등산 기점을 내원사로 잡고 내원사를 향합니다.

매표소를 막 지나면 내원사 계곡 초입에 산신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시원한 계곡과 아름다운 산세를 자랑하는 이곳 천성산은 뛰어난 경관만큼이나 많은 유적과 재미있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673년 신라 문무왕 13년에 원효대사가 참선에 들어가 중국대륙을 바라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나라 태화사라는 절의 1천 대중이 장마로 무너져 내린 흙더미에 묻힐 순간에 있었다고 합니다. 대사는 그것을 보고 판자를 던졌다고 합니다.

그곳 대중들이 공중에 떠있는 이상한 판자를 보고신기하에 여겨 법당에서 뛰어나오자, 뒷산이 무녀져 내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판자에는 '원효가 판자를 던져 대중을 구하다'라고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1천면의 대중이 원효를 찾아와 제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원효가 그들이 머물 곳을 찾아 내원사 부근에 이르자 산신이 마중나와 지금의 산신각 자리에 이르러 사라져 버렸다고 합니다.

 매표소에서 내원사까지는 3.3km

내원사만 보고 내려오실 분은 걸어가시길..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가는 길 내내 따라오는 계곡이 어찌나 맑고 예쁜지..

저희는 500m쯤 걸어가다 다시 주차장에 가서 차를 가지고 올라갔습니다. 이날 가야할 길이 많은지라..

내원사 앞의 주차장도 넉넉해서 차를 가지고 올라갈만 합니다.

내원사 가는 길은 이렇게 노송들과 계곡이 어우러진 길입니다.

 계곡을 지나는 다리를 지나면 아름드리 나무들과 고즈넉한 절집이 나타납니다.

 아래쪽으로도 입구가 있긴 하지만.. 조금 더 올라가면 내원사 일주문이 있습니다.

 

원효대사에 얽힌 전설을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이에 원효는 이 일대에 내원사를 비롯한 89암자를 지어 1천명의 제자를 머물게 하였답니다.

그리고 천성산 정상 부근에 큰 북을 달아놓고 북을 쳐 산 내의 제자들을 불러모아 설법을 열고, 제자들에게 화엄경을 강론하였습니다.

이때 화엄경을 가르친 자리를 <화엄벌>이라 하며 북을 친 곳을 집북봉이라고 합니다.

또 산을 오르던 중생들이 칡넝쿨에 걸려 넘어지는 일이 잦자, 원효는 산신령을 불러 칡넝쿨을 없애게 하였답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천성산에는 칡넝쿨이 없다고 합니다.

이후 원효대사 밑에서 수도한 1천의 제자들은 모두 성인이 되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산 이름도 천성산이 되었다고 힙니다.  

 내원사 일주문

 일주문을 들어서면 천성산내원사라고 적힌 현판과 요사채와 대웅전을 볼 수 있습니다.

비구니 수도절로 잘 알려진 내원사는 신라 선덕여왕 15년(646)에 원효대사가 창건했습니다.

6.25때 불탄 것을 1958년 수옥 비구니가 재건했다고 합니다. 내원사 경내에 들어서면 천성산 등성이가 어머니의 가슴처럼 보입니다.

내원사는 다른 유명한 절과는 달리 그리 화려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편안함을 줍니다. 천성산 중턱에 자리잡아 산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도 더 그런 느낌을 줍니다.

 내원사의 단청..

세월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내원사의 대웅전

건물에는 대웅전이라 현판이 걸리지는 않았는데, 주랑에 대웅전이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열려있는 마지막 방을 들어가보면...

 누구라도 들려서 쉬었다가며 차한잔 마실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대웅전 앞에 하늘과 땅을 가리키고 있는 아기 부처님(?) 석가탄신일 행사 준비로 해 놓으신 듯합니다.  

 내원사 금고

불구는 사찰의 행사 때 사용되는 모든 도구를 말합니다.

금고는 이러한 불구 가운데 범종, 운판, 목어 등과 함께 소리를 내는 것으로 징 모양을 하고 있으며, 반자라고도 부릅니다.

양쪽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쇠복이라는 뜻에서 금고라 부르고, 한쪽 면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을 반자라고 하였는데, 후대에는 이를 구분하지 않고 같은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내원사의 것은 한쪽 면만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것으로, 가운데 부분에 2중선을 돌려 안과 밖을 구분하였습니다.

안쪽 원에는 6개의 잎을 가진 꽃을 새겼고, 바깥 쪽 원에는 4곳에 구름과 꽃무늬를 새겼습니다.

옆면의 위쪽에는 동그란 구멍을 가진 돌출된 귀를 달았고, 아래에는 고려 선종 8년(1091년)에 금인사에서 만들어진 것임을 알려주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금고는 만들어진 시기가 분명하고 상태도 양호한 편으로, 고려 전기의 금속공예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내원사 마당에 금낭화도 어여쁜 자태를 드러내고..

 매발톱도..

 진한 자주빛과 노란빛의 매발톱도 보입니다.

 은방울 꽃이라네요. 약간 시들긴 했지만. 이름이 어여뼈서..

 한련화인지.. 양귀비인지..

 

 천성산 자락의 넉넉하게 안긴 내원사..

다른 절들의 복잡함에 비해 이 고요함이 더욱 돋보이는 내원사..

요즘 보기힘든 절집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가 아름다운 계곡까지 품고 있는 곳이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