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적봉에서 중봉을 향해 가는 길..
눈꽃의 축제가 시작됩니다.
며칠간 내린 눈으로 탐스러운 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중봉을 향해 가는 길, 돌아보니 향적봉이 보이네요.
겨울 덕유산의 주인공은 눈 덮힌 나목과 구상나무, 주목들이지요.
눈 덮힌 설국을 걷다보면, 아침 햇살 아래 펼쳐진 운해와 은빛 세계 앞에서 말을 잃게 되지요.
백두대간에 위치한 덕유산은 발 아래로 주변 산봉우리들이 겹겹이 모여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있고, 능선을 따라 하얗게 늘어선 눈꽃이 햇살을 받아 눈부십니다.
덕유산 설경의 절정은 하얗게 눈 덮인 나목과 어우러진 풍경인데, 전날의 바람에 나목은 눈을 다 내어주고 홀로 춥게 떨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그대로 나목에 눈이 조금 남아 있기는 합니다. 이곳은 온통 진사님들 차지입니다.
비탈에 선 나무
오랜 세월 동안 저곳에서 힘들게 뿌리내리고 자랐겠지요. 온몸으로 바람 받아내며...
눈 쌓인 숲은 아늑하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오래된 고목 사이로 바라보는 설경.
햇살이 조금 더 강해지는 오후가 되면, 눈꽃이 눈물처럼 뚝뚝 떨어져 내리겠지요...
눈은 길을 지우고.. 그 위에 시간을 새기며, 길을 만들며 걸어갑니다.
눈과 운해와 눈꽃이 어우러져서..
돌아보니 지나온 향적봉이 손에 닿을 듯 가까이 보입니다.
중봉에 올라섭니다.
발아래 덕유평전이 펼쳐집니다. 6월이면 만개한 철쭉으로 뒤덮힐 이곳이 눈에 덮혀 있습니다. 사계절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일인지...
겨울 수묵화 속에 사진을 찍는 가족은 그림 속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 줍니다.
멀리 어디쯤이 지리산일까요?
눈꽃에 취한 하루..
눈 위에 발자국 내며
오던 길 돌아 오는 내내
덕유산의 겨울풍경들이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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