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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상남도

지리산의 숨은 비경- 칠선계곡

 

 지리산에는 지리 10경이 있지요. 천왕일출, 반야낙조, 노고운해, 벽소명월, 연하선경, 불일현폭,직전단풍, 세석철쭉, 칠선계곡, 섬진청류...

지리10경의 하나인 칠선계곡을 갑니다. 오래 전부터 가고 싶었던 곳이지만 99년부터 자연휴식년제에 묶여 갈 수 없었던 곳입니다.

이곳이 올해 제한적, 한시적인 탐방 가이드제로 살짝 속살을 보여주었습니다.

올해부터 5-6월, 9월-10월 두달 간씩 네달동안, 월요일과 목요일은 올라가기, 화요일과 금요일은 내려가기로 각 40명씩 예약제로 추성주차장에서 천왕봉까지 9.7km를 탐방할 수 있게되었지요. 지난 5월에 내려가기 예약을 하였다가, 눈이 내려 칠선계곡을 보지를 못했었지요. 덕분에 눈 덮힌 진달래를 보기는 했지만요...

 천왕봉에 뿌리를 둔 급류가 절벽을 뚫고 깊은 계곡을 이루는 우리나라 3대 계곡 중의 하나인 칠선계곡은 지리산 최대의 계곡으로 30개가 넘는 수많은 소와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10년 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계곡은 가득한 원시림과 푸른물이 어우려져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 3대 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이 곳 칠선계곡입니다.

 이제 칠선계곡을 내려가보도록 하지요. 천왕봉 바로 아래 쪽에 칠선계곡으로 내려가는 출입문이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자물쇠가 잠겨 있다가, 예약탐방제를 위해 문을 열어 두었습니다.

 깎아지른 계단과 바위들을 내려가다가 처음 만나게 되는 폭포- 마폭입니다. 마지막 폭포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저와 반대로 추성주차장에서 오르게 되면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는 폭포이지요.

 평상시는 지금 볼 수 있는 수량의 10배라고 합니다. 그만큼 가물다는 것이겠지요. 함께 하신 가이드님이 하신 말씀입니다. 몇 달동안 내린 비가 30mm가 채 안됐다고 하십니다. 수량이 줄어가는 폭포도 아쉽고, 말라가는 나뭇잎들도 안타깝네요. 지난 주 후반에 내린 비로 목마름은 가셨을까요?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은 칠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이끼입니다. 나무들도 푸르른 이끼를 몸에 두르고 있고 바위들도 이끼를 키워내고 있습니다.

당연히 미끄럽습니다.

이름 붙여지지 않은 폭포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단풍 든 계곡 사이를 휘돌아 떨어지고...

  소를 이루며 숨 고르기를 하고나서..

  다시 이렇게 떨어집니다.

 두번 째 폭포인 삼층폭포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폭포인 대륙폭포입니다.

지리산 불일폭포에 버금가는 폭포라고 하시는데, 글쎄요~ 제 생각에는 그만큼은 아닌 듯 합니다.

 

 네번 째 폭포인 칠선폭포입니다. 칠선녀가 놀다갈만 한지요?

 아름다운 계곡 길이 이어집니다.

가이드님과 뒤에서 함께 오다, 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칠선계곡을 내려옵니다. 가이드님이 하신 이야기 중에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어 적어봅니다.

세석평전을 가보면 등산로 이외에는 줄을 쳐놓고 들어가지 못하게 해놓았지요.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산에서 많은 것을 느끼는 것은 좋은데, 사람들이 지나가고 난 뒤에 자연은 상처입고 신음한다고 하지요. 세석도 아프고, 다쳐서, 복원이란 것을 하게 되었지요.

25톤 트럭 250대에 해당하는 흙을 세석에 헬리콥터로 날랐다고 합니다. 1.5m 아래의 흙을 파서(혹시 외래종이나 다른 곳에 사는 식물이 세석에 뿌리 내릴까봐) 세석에 부었다고 합니다. 그 흙 위에 구상나무만 조금 심고 나머지는 그대로 두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지금처럼 세석에서 원래 살던 것들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을 우리만 보고, 우리만 느끼고, 다음세대에게 물려주지 못한다면, 우리의 책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등산로를 오르다, 내려오다 보면 등산로를 지탱해주는 나무의 뿌리를 밟고 오게 될 때가 많지요. 늘 속으로 나무에게 이야기합니다. '나무야, 미안해, 고마워'하고요..

정말 고마운 자연입니다.

 가이드님과 함께 하는 것은 비선담 위까지 입니다. 이곳 비선담까지는 개방된 구간입니다.

칠선녀가 목욕하고 하늘로 오르다가 비선담을 보고, 더 놀다갔다고 하는군요.

 비선담 위를 가로지르는 철제 다리.

출렁~출렁~ 재미있습니다.

 추성에서 비선담까지는 3.9km, 가이드님과 함께 내려오다 갑자기 먼저 가시고나니 엄마 잃은 아이같은 기분이 듭니다. ㅎ

추성에서 비선담까지 왕복하러 오르시는 분들도 참 많습니다. 단풍 든 계곡가에서 도시락 싸와서 먹는 그 맛이 특별하지요^^

 가을은 깊어만 깊어만 갑니다. 붉은 단풍은 지리의 맑은 물에 자신을 흘려보내며....

옥녀탕입니다. 해발 650m

  맑은 물 위에 낙엽들이 그리는 그림은 모네의 그림 같습니다.

 선녀탕

물은 지리산의 단풍을 보듬어 안고 고요하고 잔잔하게 흐르고 머뭅니다.

추성주차장

여기까지가 1박 2일간의 지리산 산행입니다.

5월 지리산에 갈 때나 10월의 설악산에 갈 때

무거운 삼각대를 가지고 갔었지요.

별 사진, 일출 사진, 구름 사진..

머리 속에 많은 풍경들을 그리며, 혼자 욕심내며 오른 길이었지요.

이번에는 짐을 줄이고자 삼각대를 놓고 조그만 접사용 삼각대만 가지고 갔었지요.

그러나 환상적인 별들과 구름 사이를 뚫고 나오는 일출과

계곡 가득한 원시림과 맑은 물들을 보았지요.

사진 속에 그 느낌은 다 담아내지는 못했지만...

산을 욕심부리며 오르지 않아야겠습니다.

무한히 주는 자연에서 주는만큼 받고 느끼는 일...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산오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참~ 여러분은 지리 10경 중에 몇개나 보셨나요?

이번 주에 피앗골에서 단풍제를 한다고 합니다.

피앗골 단풍~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