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일출

 

 지리산 천왕봉 일출 예정 시각은 6시 30분,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새벽 4시에 기상하여야 합니다.

전날 장터목 대피소에서의 하룻 밤은 자다 깨다를 반복하기는 했지만, 잠은 잔 듯 합니다. 새벽 3시쯤 되니 저절로 눈이 떠지고, 여기저기서 일어나 짐을 챙기기 시작하시네요. 너무 일찍 나가면 새벽의 추위에 얼 듯하여, 이불 속에서 조금 더 뒹굴다 일어납니다. 이른 아침을 먹고, 차 한잔 마시고, 짐을 챙겨 나서는 시간이 새벽 5시.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1.7km

 

 새벽 5시, 하늘을 올려다보니 아직 달이 떠있습니다. 달빛은 환하게 길을 비춰주고... 장터목에서 제석봉을 오르는 넓은 등산로에서는 랜턴이 필요없습니다.

달빛에 산을 오르는 호사를 누려봅니다.

멀리 고개 들어보니 주목 군락지 사이로 별이 빛나고....

새벽녘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앞의 억새가 흔들렸지만, 그 느낌이 아쉬워서 그냥 한장 올려봅니다.

  천왕봉을 오르니,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고... 멀리 하늘은 붉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멀리 산 아래는 구름인지.. 안개인지...

 산들은 수묵화처럼 펼쳐지고...

 

 하늘은 점점 더 붉게 물들어가고...

해돋이를 기다리며 사람들은 탄성을 지르기도 하고... 10월인데도 지리산의 새벽은 춥네요. 장갑을 준비했어야하는데...

 

 구름이 조금 끼었지만... 구름 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밀기 시작합니다.

 해가 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이렇게 제 모습을 드러내는 때,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가슴 속에서 꺼내들겠지요.

 

 

 

 

 지리산의 아침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일출을 볼 수 있는 날은 90일이 채 못된다고 합니다. 1915m의 고지에서 아침은 안개와 구름이 가득한 날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삼대가 덕을 쌓아야 천왕 일출을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왔나봅니다.

 저 봉우리 위에 천왕봉 표지석이 있지요. 한 쪽 면에는 1915m, 다른 면에는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라고 씌여 있지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정상석 사진은 찍지를 못했습니다. 천왕봉 붕우리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해는 뜨고, 이제 칠선계곡으로 하산하여야 할 시간입니다.

아침 7시, 칠선 계곡으로 내려가는 입구에서 지리산 국립공원 가이드 분들을 만나 함께 내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