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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새벽 안개 가득한 임한리 솔밭

 

 2008년 10월 15일, 속리산 산행을 가기로 한 날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몇 군데를 더 둘러보기로 합니다. 새벽 4시에 집을 출발하니 어둠 속에는 농밀한 안개가 가득합니다. 안개 낀 솔밭을 찍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 일 듯 합니다.

충북 보은군 탄부면 임한리 솔밭에 도착하니 아침 7시가 조금 못 된 시간입니다. 안개 낀 솔밭을 열심히 찍고 계시는 진사님~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안개로 뒤 덮힌 길입니다.  그 안개 속을 헤치며 천천히 나아가다보면 마을 어귀에 희미한 실루엣으로 눈에 잡히는 숲 하나가 나타납니다. 250년 이상 된 노송 수백 그루가 모여 있는 임한리 솔밭입니다.

 솔밭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역시 새벽안개에 젖었을 때입니다. 묵직한 안개가 숲을 휘감고 나무와 나무 사이의 여백을 모두 채웁니다.

지나온 시간들을 품고 있는 소나무는 자신의 몸에 그 시간들을 새겨 넣으며 자라고 있습니다.

 안개는 너와 나의 거리를 때론 멀고, 아득하게 만듭니다. 안개 너머의 거리는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보은군은 안개의 고장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안개가 자주 끼는 곳이라 합니다. 크고 작은 저수지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데다가 강물이 마치 모세혈관처럼 보은의 구석구석을 훑고 지나기 때문이랍니다.  임한리는 삼가천변에 자리하고 있는 탓에 더욱 안개가 짙게 끼는 곳이라고 합니다.

 

 노오랗게 익은 벼 이삭만이 더욱 뚜렷해지는 시간..

다른 사물들은 더욱 흐릿해져 가고...

 보은 대추 축제가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렸지요. 임한리 솔밭 앞 쪽에 때 늦은 해바라기가 18000평에 가득 피었다길래, 조금 이른 속리산 단풍을 보러 나섰지요.

하지만... 축제에서 겨우 3일 지났을 뿐인데, 해바라기는 흔적도 없습니다. 다 베어 버렸다는 군요. 안타깝지만 할 수 없지요..

 

 다양한 각도에서 솔밭을 담고 계신 진사님들이 보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안개는 걷힐 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더욱 짙어졌다가, 옅어지기도 하고... 바람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소나무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요즘이지요.

우리의 숲에는 소나무재선충 방재 작업 중입니다. 라는 팻말이 걸리고 있지요.

나무도 아프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도 아프고...

이렇게 건강하게 아름답게 남아 있는 숲을 소중하게 가꾸어야 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