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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가을과 여름이 교차하는 월악산

 

 2008년 9월 29일 월악산을 향합니다. 충주호를 끼고 올라갈 수 있는 산행이 매력적일 듯 하여 출발한 길입니다.

월악산 정상인 영봉에서 바라보이는 충주호의 모습이니다.

 아직 산은 푸르름을 한껏 뽐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 부근에는 가을이 성큼 다가와 있습니다. 성급한 단풍나무는 제 몸을 온통 붉게 물들이고 있습니다.

 쓰러진 고목 사이에 붉은 단풍 

이날 산행은 보덕암에서 시작합니다. 덕주사쪽에 차를 세워두고 택시를 불러 보덕암을 오릅니다. 오르다보니 풀이 무성한 외길을 택시는 오릅니다.

혹 차를 가져왔다면 아래에 두고 걸어 올랐을 뻔 했습니다. 말없이 그 길을 가시는 택시 아저씨가 참 고마운 날입니다.

차에서 내려 조금만 오르면 만나게 되는 보덕암은 참 아담한 암자입니다. 따스하게 눈인사 하시는 스님의 얼굴에서도 넉넉함이 느껴집니다.

끊길 듯 말 듯 이어지는 목탁 소리가 들리는 곳입니다.  

목탁 소리의 정체가 여기서 밝혀집니다.  보덕암의 독특한 목탁입니다. ㅎ

저쪽의 그릇에 물이 차면 지렛대가 기울게 됩니다. 그리고..

다시 지렛대의 한쪽이 내려오면서 목탁을 두드리면서 나는 소리였지요. 산사에서 끊어질 듯 말듯 이어지던 목탁소리... 재미있는 아이디어지요?

 보덕암에서 하봉, 중봉을 거쳐 영봉까지 오르는 길은 4km, 거의 계단과 오르막들, 너덜지대로 이어진 길들을 오릅니다. 오랜만의 등산이라 그런지 힘이 듭니다.

하봉을 오르다 처다본 하늘에는 깍아지른 절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휴~

절벽 아래는 꽃이 피었습니다. 돌틈에서도 뿌리를 내리는 식물들.. 자연은 늘 경외심을 갖게 만듭니다.

 하봉에 올라서니 드디어 전망이 열렸습니다. 충주호가 펼쳐집니다.

 푸른 가을 하늘아래의 충주호는 그림처럼 느껴집니다.

 하봉을 뒤로하고 오르는 길.

돌 틈으로 하늘이 보이고, 돌 위로 지나가는 길이 있습니다.

 중봉에 오르니 영봉이 보입니다. 오늘 올라야 할 봉우리이지요. 보기는 가까웠는데.. 180도쯤 돌아서 그 곳에서 올라야 했던.. 까마득한 계단이 펼쳐졌던 봉우리이지요.

 1097m의 월악산 영봉

송계 8경 중의 하나인 영봉은 월악산의 주봉으로서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어 남성적인 산이라 표현되고 일명 국사봉이라고도 불리운다고 합니다.

영봉과 더불어 하봉 중봉 등의 거암으로 이루어진 암벽은 높이 150m, 둘레 4km로서 산허리를 감도는 운무와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멀리 소백산 비로봉, 금수산, 대미산, 신선봉이 보이고 산그림자는 충주호에 한폭의 동양화를 보듯 눈아래 펼쳐집니다.

 영봉에서 바라본 풍경들

멀리 계룡산도 보입니다. 치악산도 보인다고 하는데, 정확히 어느 봉우리인지는...

 

 산 속의 산입니다.

 하늘에는 구름이 가득해지고.. 시간은 3시를 향해 갑니다. 11시에 시작한 산행이 4km를 오르는데 4시간이 걸렸습니다. 아직 점심도 못먹었는데..ㅠㅠ

 

이 경치를 즐기며 정상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었지요. 물론 꿀맛이었지요.

 

바람이, 햇살이, 숲이, 강이 다 노래가 되고 시가 되는 시간입니다.  

                                          

하산길... 서둘러야 할 듯 합니다. 시간은 오후 4시가 되어가고.. 영봉을 내려서니 아까 올라왔던 계단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르기도 힘들었지만 내려가기도 만만치 않은 길입니다. 우리네 인생길이 그러하듯 한발, 한발.. 천천히 그리고 건너뛰는 일 없이 내려옵니다. 하나 둘.. 하나 둘... 

 

내려오다 만난 투구 꽃(늘 꽃 이름에는 자신이 없네요)

 

 월악산 산행 지도

- 보덕암- 보덕암 삼거리- 영봉- 다시 보덕암 삼거리- 송계 삼거리- 동창교로 이어지는 8.3km 원래 덕주사로 내려오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 동창교로 하산하였지요. 동창교에서 송계 계곡에 발을 담그고 차 한잔 마시는 호사를 누리고 나서 불빛 하나 없는 도로를 3.3km 정도 걸었지요.

세상의 불빛도, 소음도 사라지고나니, 계곡 물 소리가 더욱 살아 제 귓가에 맴도는 또 다른 세상이었지요.

 

가을 산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날은 이미 저물고 어두웠지만...

가을의 바람, 햇살, 숲, 들녘, 강이

제 가슴 속에 가득합니다.

가을을 품으러 한발짝 나서 보세요.

내일은 즐거운 연휴의 시작입니다.

다들 편안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