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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붉게 물든 속리산

 

 임한리, 원정리 그리고 법주사로 이어지는 아침에 너무 지체했나봅니다. 속리산 산행을 시작하는 시간은 아침 11시

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산에서 속도가 안나는 제가 문제입니다. 조금 오르다 사진 찍고, 경치 좋은 곳에서 놀다가고... 제 산행 스타일이지요. ㅋ

시간이 여유 있을 때는 괜찮지만 이렇게 늦게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 렌턴을 켜고 내려오게 된다는.. ㅠㅠ

하지만 이렇게 고운 단풍을 두고 사진을 찍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산행은 법주사 앞에서 시작합니다. 법주사 앞 찻집에는 가을이 한 가득입니다.

조금 더 오르면 저수지가 보입니다.

 저수지를 내려다보니 송사리가 가득합니다. 순간 여기가 저수지가 아니고 계곡이었던가?  아닌데.. 분명 방죽을 보았는데.. 헷갈립니다.  

 세심정에 이르렀습니다. 이곳은 길이 갈라지는 곳입니다. 저희는 천왕봉 쪽으로 오릅니다.

사진은 세심정 절구입니다. 절구에 담긴 물에 마음을 비쳐보고 마음을 깨끗이 씻고 산을 오릅니다.

세심정 절구가 실제로 사용되었던 시기는 13c-14c로 추정되며 이곳 지형을 이용한 물레방아 형태로 곡식을 빻아서 밥과 떡고 곡주가 만들어 졌다고 합니다.

이 절구가 만들어졌던 시기에 약 300여개으 작은 암자와 많은 토굴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제공되는 음식을 먹었다고 합니다.

 산을 조금 더 오르니 단풍 든 오솔길이 나옵니다. 길에는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단풍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환한 햇살 아래 제 모습을 드러낼 때입니다.  

 바위 위에도 단풍은 수줍은 모습을 드러내고..

 올해는 너무나 가물어서 단풍들이 환하게 피어나기도 전에 시들어 떨어진다고 합니다.

 천왕봉과 비로봉을 가는 갈림길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시야가 열립니다. 속리산도 바위가 많은 산입니다.

 그리고 천왕봉 해발 1058m

천왕봉 주변으로는 백두대간이 백두산에서 이곳을 지나 지리산 천왕봉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13정맥의 하나로서 한강과 금강유역의 분수령이 되며 이곳 천왕봉에서 분기되는 한남금북정맥이 지나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삼파수라고 합니다.

삼파수란 천왕봉에서 떨어진 빗물이 백두대간, 한남금북정맥을 기준으로, 동쪽은 낙동강, 남쪽은 금강, 서쪽은 남한강으로 흐르는데 이를 가르켜 삼파수라고 한다고 합니다.

 천왕봉에 올라서니 뿌연 안개와 스모그로 시야가 좋지 않습니다.

 천왕봉에서 맛난 점심을 먹고, 비로봉을 거쳐서 문장대로 향하는 길, 노오란 단풍도 곱습니다

 문장대로 향하는 길에는 속리산의 봉우리들을 조망하기가 좋습니다.

 오후 늦게는 파란 하늘도 열리고...

 멀리 문장대도 보입니다. 조그맣게 송신탑이 서 있는 곳이니, 한참을 더 가야 할 듯 합니다.

 

 커다란 암봉들을 돌아가기도, 가로질러 가기도 하며 문장대를 향합니다.

 문장대 아래의 휴게실에 도착할 때쯤에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고..

 문장대입니다. 철계단을 올라야겠지요?

문장대는 본래 큰 암봉이 하늘 높이 치솟아 구름 속에 감추어져 있다하여 운장대라 하였으나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을 하고 있을 때 꿈속에서 귀공자가 나타나 인근의 영봉에 올라가서 기도를 하면 신상에 밝음이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찾았는데 정상에 오륜삼강을 명시한 책 한권이 있어 세조가 그 자리에서 하루 종일 글을 읽었다하여 문장대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문장대에 서서 산 위의 일몰을 바라봅니다.

 

 산 아래의 단풍도 바라보며...

이제 하산하여야 할 시간입니다. 법주사까지는 5.8km 어두어진 등산로를 열심히 내려가야 할 듯...

 세심정 갈림길까지는 렌턴을 켜고 내달립니다.

등에서는 땀이 나고, 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들이 들리면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저녁의 산은 우리의 시간이 아니지요. 산에 사는 모든 것들의 시간인 탓이지요.

세심정에 내려서니 법주사까지는 차도 다닐 수 있는 평지입니다.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서 사방을 환하게 비춰줍니다.

저수지의 물 위에도 보름달이 떠서 절 따라오기도 합니다.

산 속에서의 달은 또 다른 시간을 제게 선사하네요.

 

 

 이날 산행은 법주사 입구에서 세심정 갈림길-천왕봉- 문장대- 세심정- 법주사로 이어지는 코스로 총 16.8km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