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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시가 있는 풍경-아버지의 마당

 

 

아버지의 마당/차꽃 곽성숙

 

능소화가 피는 우리집 다무락은 낮고 평평했다

담 윗부분은 유독 넓고 두툼해서 노을이 질 때 나는 거기 올라가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신다 능소화도 함께 걸터 쉰다

우리는 별이 된 아버지를 그리워 했다

우리는 그의 마당을 사랑했다

 

능소화를 아끼는 아버지가 떠난 해는

무슨 일인지 꽃이 피지 안했다

능소화 올라오는 다무락을 사랑하던 아버지 마당은 지는 해에 순하고 둥그렇다

 

흙마당의 꽃밭에는 모르는 꽃이름 투성이다

알았다가 잊어버린 이름, 

시간이 가도 친근한 이름들이 항꾸네 지낸다

 

아버지는 지금도 밤마다 별빛으로 내려와 마당을 어루만지고 꽃들을 돌보신다

 

 

 

 

 

 

 

 

 

 

 

 

 

 

 

 

 

 

 

 

 

 

 

 

 

 

 

 

 

 

 

 

 

 

 

 

 

 

 

 

 

 

 

 

요즘 차꽃 언니가 능소화에 대한 시를 

자꾸 보내옵니다. 

저는 그 시에 어울리는 능소화를 담겠다고

자꾸 능소화를 찾아 길을 나섭니다. 

 

오늘 아침에도 다무락에 핀 능소화를 

만나고 왔습니다. 

 

고운 빛 가득한 꽃.. 

그저 바라보기만 하여도 참 좋습니다. 

 

 

 

 

 

 

 

 

지는 꽃까지도 아름다운.. 

 

시원한 주말 보내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