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서쪽 기슭,
18세기 초에 지어진 고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세월을 품은 고택,
그런 집을 만나는 일은 늘 즐거움이지요.
지리산 자락의 아름다운 고택,
남원 몽심재입니다. (2022년 11월 26일)
몽심재와 바로 옆에 자리한 죽산 박씨 종가
몽심재 솟을 대문 앞에 서봅니다.
대문을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요요정이란 정자와
연못이 보입니다.
사각의 연못..
그 뒤로 이 고택의 사랑채가 바라보입니다.
연못에서 바라보면
기단을 쌓아 중간 마당을 두고,
다시 석축을 쌓아 마당을 만들고,
마당에서 보면 석축을 또 쌓아 사랑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마당 한 켠에는
바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마당에 있던 자연석을 치우지 않고
그대로 정원의 일부가 되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바위 위에는 '存心臺(존심대)'라는 글자가 음각으로 새겨져 있습니다.
마음이 자리잡은 곳....
바위 옆의 목련은 꽃망울을 맺고 있습니다
마당 한켠에 서서 바라본 사랑채와 바위
집은 위쪽으로 오르면서
기단을 쌓아 한단 한단 높여 놓았습니다
거의 어른 키만큼 높은 석축과 계단
몽심재...
隔洞柳眠元亮夢(격동류면원량몽)
마을을 등지고 잠든 수양버들은 도연명(元亮)을 꿈꾸는 듯하고
登山薇吐伯夷心(등산미토백이심)
산속의 고사리는 백이의 마음을 토하는 듯하다
주련의 글귀 끝
두 글자를 더해 몽심재라 지은 사랑채입니다.
이곳 몽심재는 죽산 박씨의 후손이 세운 곳이지요.
고려 말 조선을 반대하고 숨어든 두문동 72현 중 한 명인 박문수의 후손인데,
위의 주련의 글귀는 박문수가 지은 시(詩)입니다.
죽산 박씨가 남원에 들어온 것은
박문수의 손자인 박자량(朴子良) 때라고 합니다.
한성 판윤으로 있던 박자량은 이방원이 2차 왕자의 난을 일으켰을 때
전라 관찰사로 좌천되어 내려왔다가,
처가(남원 양씨)가 있던 지금의 전라북도 남원시 수지면 초리에 눌러앉았다고 합니다.
몽심재를 세운 사람은 박문수의 16대손인 연당 박동식(蓮堂 朴東式, 1763~1830)이라고 합니다.
사랑채 너른 마루 끝에서
사랑채를 바라봅니다
반대편 끝에는 죽산 박씨 종가의 솟을대문이 바라보입니다
사랑채 옆에는 안채로 향하는 중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중문 지나 안채
ㄷ자 모양의 안채
양쪽 날개부분이 독특한 구조로 생겼습니다.
2층 구조로 되어 있고
테라스(?)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안채도 기단으로 높게 올리고,
또 다시 기단으로 올리고...
마당 끝에는 석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여름 날에는 수련 한 송이쯤 꽃을 피우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안채 마루 위에는
고양이들이 한가롭게 노닐고 있습니다
사랑채와 안채
곳간채까지 둘러보고
다시 밖으로 나옵니다.
드론으로 몇 장 담아 봅니다.
남원시 수지면 호곡리...
아름답고 평화로운 마을이네요.
몽심재는 박씨 집안의 마지막 소유자 박인기 씨가
원불교에 희사하여 현재는 원불교 소유라고 합니다
죽산 박씨 종가 위쪽으로 사당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몽심재와 죽산 박씨 종가
고택을 나오는 길...
계단 옆에 작은 꽃들이 피어
잘가라 인사를 건넵니다.
근처의 다른 남원 여행지들 소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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