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날의 숲,
잎을 떨구기 시작한 나무들,
기다란 줄기들 나란히 나란히 서서
여행자를 맞이하는 숲,
이른 아침 그 숲에는
안개가 가득합니다.
안개 속에 헤매이다.
지리산 만복대입니다. (2022년 10월 3일)
안개 가득한 숲에
꽃은 피고....
새벽 3시 반,
지리산 정령치 휴게소에서 만복대를 오릅니다.
일기예보가 좋지는 않았지만,
변화무쌍한 산의 날씨를 기대해보며 올랐습니다.
만복대를 절반쯤 올랐을 때
숲에 안개가 가득하더니
걷힐 줄 모릅니다.
결국 해가 뜨도록
만복대 아래 바위 밑에 앉아서~
바위에서 바라본 하늘~
만복대 정상
1438m
몇 시간을 기다려도 걷힐 것 같지않은 안개
바람까지 많이 불던 날,
결국 하산하기로 합니다.
만복대에서 정령치 휴게소로 내려 오는 길,
들꽃들과 눈맞춤하고
떨어진 단풍도 반가운....
지리산은 단풍이 들기 시작하였더군요.
붉은 단풍들
자꾸만 발걸음을 멈추게 하네요
구름 가득한 산을 바라보며....
안개 가득한 숲은
머리카락까지 물방울을 맺히게 하네요.
보라빛이 참 고운...
억새가 아직 다 피지 않았네요
쑥부쟁이 핀 길가를 걸으며
안개를 품은 꽃은 물방울이 맺혀 있습니다
새로 만들어진 전망대도
구름 속에~
바위에 앉아 다리쉼을 하며 보니
아래쪽에 단풍이 가득합니다
바위 틈의 작은 풀들도
가을색으로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바위 틈에 자라는 작은 풀들도 붉은 빛으로...
정령치 휴게소에 다 내려올 때 쯤
산은 제 모습을 겨우 보여줍니다
여전히 안개는 산을 넘고
길을 넘어섭니다
아름다운 지리산의 능선들
지리산 봉우리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꽃다발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들던
한무더기의 들꽃~
정령치에서 백두산까지 1363km 로군요.
언젠가 정령치에서 백두산까지
한 길로 이어지는 그 날을 기다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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