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하나 만나려고
밤마다 님을 향해 달리는 황진이
꿈길이 너무 어두워서
약속한 정거장을 지나쳤을까?
여기는 성북동 언덕길,
백석과 자야가 만나는 그곳으로 오시오
담구멍에 숨겨진 연서 한 장
뒤늦게 찾아들고
오늘 밤 꿈길에도 달리는 황진이의 사랑
어젯밤도
오늘밤도
내일밤도
속치마 보이게 달리는 황진이의 길에
환히 가로등이 켜지면
상사몽은 땅속에서 깊은 잠 들까?
-차꽃 곽성숙님의 황진이 꿈길에 가로등이 켜지면
예향, 광주라는 말을 참 많이 하시지요.
예술의 향기가 가득한 도시 광주에
그 향기를 더하는 즐거운 모임이 있습니다.
시와 바람, 시낭송 모꼬지
이제 두번째 모임을 갖는다고 하길래 길 나서 보았습니다.
이달의 주제는 누군가에게 보내는 연서이어도 좋고
친구에게 안부 편지여도 좋은, 편지와 함께 한다고 하더군요.
추운 겨울 밤, 시와 함께 놀자!
시와 바람, 시낭송 모꼬지입니다. (2014년 2월 3일)
*모꼬지란
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다른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를 말합니다
시와 바람, 시낭송 모꼬지는
매달 첫번째 주 월요일 늦은 7시에
광주 중외공원 내 시립미술관 옆 이곳 다담에서 열린답니다.
다담..
개인적으로 지난 여름 이곳 팥빙수에 반하였었는데
이 겨울 맛난 팥죽을 맛볼 수 있다고 하네요^^
늦은 7시에 시작하는 모꼬지에 6시쯤 간 여행자
이리저리 둘러봅니다.
국산 팥으로 만든 단팥죽이라고 하더니
팥이 한켠에 자리하고 있네요.
정갈하고 아담한 다과상을 만날 수 있는 전통다과점..
안쪽에 도자기와 각종 장식품,
그리고 각종 수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둘러보는 즐거움이 있는 곳입니다.
이 전시물들을 판매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눈길을 끌던 투박한 듯, 소박한 듯한 도자기들에 눈맞춤도 해봅니다.
시와 바람, 시 낭송 모꼬지
드디어 시작을 합니다.
이 모꼬지를 기획하고 진행하시는 차꽃 언니입니다.
이날 특별손님 소개가 있습니다
다담의 주인장이신 강덕순 대표의 따님인 이미도님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나보던 얼굴이네요^^
그리고 차꽃 언니의 행사에 언제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는
한인지님의 연주가 이어집니다.
'에스터데이'와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멋지게 연주해 주십니다.
Yesterday, all my troubles seemed so far away
Now they look as though they're
here to stay,
Oh I believe in yesterday, oh I believe in yesterday..
아직도 선율이 귓가에 맴도는 듯 합니다.
연주에 이어 이날 모꼬지에 함께 하신 분들 소개가 이어집니다.
이생진, 시가 바람이 되어의 바람패밀리들도 보이시구요.
차꽃 언니의 출판 기념회 때 뵈었던 분들도 보입니다.
모두가 함께해서 더 즐거운 자리입니다^^
노미숙님의 그림책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
그림책 한장 한장 넘겨가며 이야기를 들려주십니다.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는 평화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진 그림책입니다.
'내 목소리가 들리나요'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수많은 날들'을
또 들려주시네요.
생각하며 듣는 그림책
노미숙님의 고운 목소리와 어우러져 참 좋은 시간이로군요
그림책을 읽어주시는 사이
청중들의 표정을 담아봅니다.
좀전에 바이올린을 연주한
한인지님의 아들 조주영군과 할머니(우리의 큰언니)의 모습도 살짜기 모셔와 봅니다.
바람 패밀리이신 봄향기님
무얼 저리 생각하고 계신걸까요?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백 사람 있다면
그 중에 한 명은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열 사람 있다면
그 중에 한 명은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사람 밖에 없다면
그건 바로 나입니다
이 세상에서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건 내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프란체스카님의 연서
프란체스카님의 연서를 낭송하시는 차꽃언니
그리고 다정하게 마주보고 계시는 회초리 오라버니
두분 표정이 정말 사랑이 넘치는데요^^
2월 모꼬지의 주제인 사랑의 편지..
프란체스카님의 연서에 이어
행운목님이 오래전에 보낸 편지를 들고 나오셨네요.
생일에 보냈던 편지와 선물
나뭇잎 말린 것들..
이리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더 귀해지고 소중해 지는 듯 합니다.
사랑의 편지를 더 이야기 하실 분 없나요? ㅎ
좀 전에 프란체스카님의 연서의 대상이 되었던 회초리 오라버니
군대에 간 아들과의 편지를 들고 나오셨네요.
요즘은 옛날처럼 손글씨 편지가 아닌 전자우편~
핸드폰을 들고 나오셨네요^^
아들과 아버지 사이의 편지
오간 내용을 짐작해 봅니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중략
-유치환님의 행복
한인지님의 반주에 박애정님의 낭송이 이어집니다.
성현정님의 수화 동시
표정이 참 맑으신 분이로군요
꽃이 예쁘지
새로 피고
또 새로 피고
꽃이 예쁘지
향기나고
또 향기나고
꽃이 예쁘지
환하고
또 환해지고
-차꽃 곽성숙님의 꽃이란 동시를 수화와 함께 들려주시고
함께 하는 사람들은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정윤천 시인과 꽃뿌리님
너무 진지하게 듣고 계시네요^^
동요 '곰 세마리'를 다함께 수화로 불러보는 시간
시와 노래를 웃고 즐기는 시간들입니다.
향기로운 연잎차 한잔과
다담의 겨울별미 단팥죽
선물 언니의 딸 이쁜 희와
차꽃 언니의 작은 열매인 수영이도 함께 한 자리입니다.
늘 이쁘다는 말을 하는 여행자에게
차꽃 언니는 '조카 바보'라고 합니다만..
이리 이쁜데 이쁘다는 말을 아니 할 수는 없겠지요? ㅎㅎ
정윤천 시인의 담론이 이어집니다.
유치환 시인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들..
청마 유치환과 이영도님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
청마는 이영도 여사와 사랑에 빠져
무려 5천 여통의 편지를 보냈다고 하지요.
늘 유치환님의 행복이란 시를 읽으면
그가 우체국 창문에 서서
얼마나 많은 편지를 썼을지 상상해 보곤 합니다^^
시와 바람, 시낭송 모꼬지의 피날레로군요
정준찬 흥양예술단장의 판소리입니다.
북소리 장단에 맞춰
흥겨운 판소리가 불려집니다.
저절로 어깨가 들썩들썩~
발이 까닥까닥~
멋진 회초리 오라버니 모습 한장 더 담아봅니다.
이곳 다담의 주인장이신 강덕순 대표님의 모습도
살짜기 모셔와 보구요.
아쉽지만, 이제 시와 바람 시낭송 모꼬지를 마무리해야 할 시간이로군요
시와 바람, 시낭송 모꼬지는요
누구나 오실 수 있습니다.
시를 사랑하고 음악을 즐기시는 모든 분들을 초대합니다.
매달 첫번째 주 월요일 늦은 7시에
광주 중외공원 내 시립미술관 옆 다담에서 열리구요
회비는 (단팥죽과 찻값 포함하여) 1만원입니다.
광주 다담 찾아가는 길
광주시 북구 운암동 164번지 062-522-4100
호남고속도로 서광주ic- 시립민속박물관 중외공원 방면으로- 광주시립미술관 주차장-다담
네비게이션에 광주시립미술관을 입력하시면 됩니다.
근처의 여행지를 보시려면 클릭해 보세요
이생진 시인과 함께 떠난 소쇄원 가을 소풍 http://blog.daum.net/sunny38/11776331
붉은 열정으로 가을을 알리는 꽃무릇을 만나러 가다-담양 환벽당 http://blog.daum.net/sunny38/11776285
어디선가 풍경소리 들리고 그 아래 붉은꽃들은 피어난다-화순 만연사 http://blog.daum.net/sunny38/11776246
배롱나무꽃, 분홍빛 물결로 일렁이며 마음을 흔드는 곳-담양 명옥헌원림 http://blog.daum.net/sunny38/11776244
'전시, 공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 세월 섬 시인으로 살아오신 이생진 선생님의 미수연 (0) | 2016.08.01 |
---|---|
깊어가는 가을 밤, 시와 함께 놀자!-이생진 시인과 함께하는 인사동 시 낭송 모꼬지 (0) | 2015.11.19 |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멋이 있는 전시회-목다구에 도자기를 얹다/청오와 노전요 (0) | 2013.12.11 |
바람을 만나다, 그 바람 밭에서 영혼이 꽃피우는 바람을 만나다-'차꽃 바람에 머물다' 출판 기념회 (0) | 2013.03.31 |
사진 전시회에 놀러 오세요! (0) | 2012.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