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라도 된다면
될 수만 있다면
당신 사는 산자락 아래를 돌고도는
산바람이라도 되고 싶어요
당신만 바라볼 수 있다면
찬 기운으로 쉴 곳 없는
떠도는 눈물바람이라도 되고 싶어요
머리 위
어깨 위
그 손끝이 만져지지 아니해도
당신 오가는 길목을 서성대는
밤바람이라도 되고 싶어요
그럴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그물에 걸려 영영 떠돌 수 없는 갇힌 바람으로라도
당신의 거실 한 모퉁이를 맴돌며
소리없이 머물고 싶어요
날, 내버려만 둔다면
당신의 눈길을 받지 아니하여도
머무는 내 눈길만으로도 주저앉지 않으며
얼마든지 견디어 낼 자신이 있어요
당신의 바람이라도 된다면
-'차꽃 바람에 머물다'에 실린 차꽃(곽성숙)언니의 자작시-
'차꽃 바람에 머물다'
마지막 페이지에 이생진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차꽃 바람에 머물다>에서 그런 바람을 만난다.
그 바람엔 피가 돌고, 그 바람 밭에서 영혼이 꽃피는 것은 아름답다. 라고..
책에서 만나지던 바람을 만나러 길을 나섭니다.
'차꽃 바람에 머물다' 출판 기념회에서 만난 바람을 이야기 해봅니다.(2013년 3월 15일)
3월의 어느 하루, 저녁 7시
광주의 문예장터란 소극장에서 '고운 바람'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차꽃 언니의 책 출판을 축하하기 위해서였지요.
출판 기념회는 '고무밴드(김영주)'님의 축하하는 말과 함께 시작됩니다.
그리고 모두 함께 부르는 꽃밭에서..
이어지는 고무밴드님의 기타 연주..
기타 연주 후에 가장 멀리서 온 이에게 고무밴드님의 음악CD를 선물하십니다.
그 행운은 제주에서 온 홍예가 가지고 가네요^^
고무밴드님이 이날의 주인공인 차꽃 언니를 소개합니다.
유치환님의 행복이란 시를 낭송하는 차꽃언니
차꽃 언니는 책에서
이 시에 청마 유치환과 이영도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지요.
5,000통이 넘는 편지를 주고 받았다는 두분의 사랑,
청마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갑자기 떠나고
그 편지들이 책으로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들이지요.
시낭송이 끝나고
차꽃 언니는 한사람 한사람 이름을 불러가며
이 자리에 와줌을, 늘 힘이 되어줌을 감사하다고..
'차꽃 바람에 머물다' 는
먼 길, 먼저 가신 그리운 언니에게 바쳐진 책입니다.
차꽃 언니의 아들인 제필이가 만든 동영상이 이어집니다.
먼저 가신 선물 언니에 대한 그리움들이 담겨 있는 영상입니다.
생전의 선물 언니의 모습이 이어집니다.
호올로 먼 길 떠난 언니, 잘 가고 계신가요?
언니 가는 그 길에도 연둣빛 나무들이 기쁘게 살랑대고 있나요?
언니 가는 그 먼길에도 새소리 나고 꽃들이 만발해 있나요?
'차꽃 바람에 머물다' 에 이생진 선생님께서 써주신 글들과 함께요.
'차꽃 바람에 머물다' 가 책꽂이에 꽂히면 언니는 나비가 되어 찾아 올거다
책은 그래서 영혼과 소통하고, 끊어진 이야기를 이어가는 것이다.
-'차꽃 바람에 머물다' 에 이생진 선생님께서 써주신 글입니다.
차꽃..
너무 편하거나 쉽게도 하지 말아라.
너무 어렵게도 말라.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이야기로군요.
여행자는 그저 차꽃 언니가 평안하기를, 건강하기를 바래봅니다.
송수권 시인께서 축하해 주시러 오셨네요.
요즘 차꽃 언니의 시 선생님이시기도 한 분이시지요.
'차꽃 바람에 머물다' 에는 송수권 시인의 <산문에 기대어>란 시가 실려 있기도 합니다.
환한 미소로 등장하시는 이분, 현승엽 선생님이십니다.
차꽃 언니가 소개할 때, 현선생님 뒤의 사진처럼
이생진 선생님, 현선생님, 소요유님..
마치 바늘과 실처럼 늘 함께 하시는 분들이라고 하셨지요.
이날 참석하지 못하신 이생진 선생님이 좀 아쉬워지는 시간입니다.
현선생님의 노래가 이어집니다.
감미로운 목소리..
이날 현선생님의
'됐어. 바다가 보이면 됐어'를 들었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좀 아쉬운 여행자입니다.
한분의 순서가 끝나면 차꽃 언니가 나와 감사의 말을 하고
다음분을 소개합니다.
박철 시인의 '연'을 낭송해 주시는 노미숙님
차꽃 언니가 오래 몸담고 있는 색동회를 함께 하시는 분이로군요.
시를 읽는다는 것, 그것은 책을 보는 일이지요.
시를 듣는다는 것,
그것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누군가에 의해 말해지는 것,
감정과 표정이 함께하는 시를 만나는 일인 듯 합니다.
문병란 시인의 호수가 낭송됩니다.
고운 개량한복을 차려 입으신 임서현님이십니다.
그리고 정윤천 시인이 나오셨습니다.
깔끔하게 머리를 자르시고, 멋진 모습을 보여주십니다.
시인이 직접 들려주는 '은행나무 사랑'을 들을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차꽃 바람에 머물다' 에 실린
바람, 시, 차꽃의 눈매 란 제목으로 써주신 축하글을 읽어 주시네요.
중간중간 출연자들과 출판 기념회에 오신 분들을 소개해 주시는 차꽃 언니
'고정희님의 상한 영혼을 위하여'가 낭송됩니다.
낭송은 문은희님이 해주십니다.
맨처음에 소개하였던 시,
바람이라도 된다면..
박애정님이 모두에게 들려줍니다.
시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시는 듯한 낭송이더군요.
바람이라도 된다면..
홀로 먼 길 떠난 선물 언니,
바람으로라도 서성대며 만나고 싶다던 차꽃 언니
차꽃 언니의 조카와 큰언니,
먼저 떠난 선물 언니 생각에 기어이 눈물을 보이시네요.
엄마인 큰언니보다 더 차꽃 언니를 닮았다는 조카와 함께 나란히 선 차꽃 언니..
바람이라도 된다면은
2011년 제 3회 신작 가곡초청음악회에서 정유하 선생님의 곡으로 발표된 곡이지요.
기타 김영주(고무밴드)님과 바이올린 한인지님의 연주에 맞춰
정수희(안단테)님이 곡으로 들려줍니다.
음악으로 만나는 '바람이라도 된다면'
책에서 만나는 바람이라도 된다면과는 또 다른 느낌이로군요.
그리고 빼놓으면 좀 서운한 안단테님의 '살짜기 옵서예'가 이어집니다.
저 장미꽃 한송이 받기위해 많은 분들 애를 태우시더군요.ㅎㅎ
박철 시인의 먼길이 낭송됩니다.
우창학님의 낭송입니다.
고무밴드님과 한인지님의 연주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
언제 들어도 좋은 '사랑으로' 이지요.
선물 언니의 딸, 희에게 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는 차꽃언니입니다.
축하 케잌떡이 놓여지고
많은이들의 축하와 함께 초에 불 밝히고..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이날 마지막 순서는 국악인 정준찬 선생님이십니다.
이날 다른 스케줄이 있으셨다는데
일정을 조정해가며 오신 분들이셨지요.
2시간 반이 넘게 이어진 긴 무대를 기다리시고
흥겨운 우리 가락을 들려주십니다.
창이 이어지고
작은 소극장을 가득 메운 축하객들
정준찬 선생님의 가락을 들으며
편안하게 음식과 막걸리를 즐기는 관객들입니다.
빈자리가 보이는 것은 음식을 가지러 가신 분들이로군요^^
2층까지 채운 축하객들..
바람 패밀리들 중에서 흥을 알고 멋을 아시는 두분~
무대로 난입(?)하시는 걸로 이날 공연은 막을 내립니다. ㅎ
책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던 시간들이었지요.
때론 슬프고, 때론 기쁘고, 때론 흥겨웠던 시간들..
다시 떠올려 보아도 참 좋은 시간들,
그 시간들을 떠올려 보며 책을 펼쳐듭니다.
'차꽃 바람에 머물다'
차 한잔 마시며 책을 펼쳐들 시간이로군요.
여행자가 전에 소개해 드린 '차꽃 바람에 머물다'
아직 책 소개를 보지 못하신 분들은 클릭해 보세요
시 읽는 마을에 살고 싶다는 그녀가 내미는 손-차꽃 바람에 머물다/시수필집 http://blog.daum.net/sunny38/11776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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