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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여행

숲의 매력과 길의 매력을 따라 오르는 길-독실산 산행/가거도 여행 2

 

 

 

가거도에는 긴 길이 있다.

1구(대리)에서 언덕에 올라서면 2구(항리)로 가는 길고 등대로 가는 길,

그리고 3구(대풍리)로 가는 길이 시원스럽게 뚫려 있다.

가다가다 뒤돌아보며 걷는다.

항리도 좋고 등대로 가는 길도 좋다.

가다가 앉아서 땀을 씻는 길,

후박나무 숲 속에서 나무껍질을 벗기며 재잘거리는 여인들의 목소리가 굵었다 가늘었다 한다.

그 소리도 끊기고 매미 소리만 날 때 숲속은 차라리 어둠이 처박힌 굴 구멍 같다.

 

대풍리와 등대 쪽은 갈수록 어둠이 심하다.

그쯤 가면 너무 시원해서 땀을 씻을 필요가 없다.

다만 등대도 대풍리 마을도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그렇게 가거도의 길은 길다.

비포장 도로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에 끌려가기도 하고 울창한 후박나무에 끌려가기도 한다.

보리건빵 한 봉지면 요기는 되지만, 건빵 준비가 안되었을 경우에는 산딸기를 따먹으면서 가도 지루함을 덜 수 있다.

가면서 밟히는 자갈 소리도 반갑다.

....

독실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제비가 좋아서만이 아니라

누구나 가거도의 산과 길을 보면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기 때문이다.

이 섬엔 긴 길이 있고 높은 산이 있고 넓고 푸른 바다가 있어서 좋다

 

-이생진 선생님의 산문집, 걸어다니는 물고기/가거도 중에서/책이 있는 마을 2000년

 

긴 길과 높은 산..

넓고 푸른 바다가 있는 가거도..

누구나 가거도의 산과 길을 보면 한번쯤 걸어보고 싶은 충동이 일게 된다는 섬..

 

그 섬을 한눈에 보기위해 가거도의 가장 높은 봉우리,

독실산을 올라봅니다.

숲의 매력과 길의 매력을 따라 오르는 길,

가거도 독실산 산행입니다.(2013년 6월 4일)

 

사진은 독실산으로 오르는 길

그 길 위에서 만난 섬등반도의 모습입니다.

 

 

 

 

여행자를 태우고 온 여객선은 여행자를 1구 대리마을에 내려놓고 갑니다.

1구 대리마을은 보건지소

 

 

 

 

파출소, 흑산면 가거도출장소, 우체국, 가거도초등학교와 흑산중학교 가거도분교 등이 모여 있고,

민박과 식당을 겸한 집들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1구를 지나 2구 항리마을로 향하는 길

구불구불한 길을 차로 오르며 창밖을 내다보니 대리마을이 이리 한눈에 들어옵니다.

 

 

 

 

구불구불한 길을 덜컹덜컹거리며 가는 길

그 길 끝에 이날의 목적지 항리마을이 바라보입니다.

 

주황색 지붕의 다희네 민박이 바라보입니다^^

민박집 뒤로는 섬등반도가 길게 누워 있는 곳..

 

 

 

 

민박집에 짐을 풀고 창을 여니

이런 풍경이 바라보입니다.

 

 

 

 

바다가, 파도가 눈앞까지 다가와

철썩일 것만 같은 곳입니다.

 

 

 

 

가거도는 섬이 아홉 개입니다.

유인도가 하나, 무인도가 여덟 개,

인간의 소리를 들여온지 500년..

 

대국홀도, 소국홀도, 개린도..

가거도가 거느린 무인도들 이름을 살며시 불러봅니다.

저 바위섬들의 이름은 무얼까? 궁금해 하며 말입니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민박집..

민박집 마당에 앉아 움직일 줄 모릅니다.

 

이런 풍경을 눈앞에 두고 발걸음이 떨어지지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ㅎ

 

 

 

 

점심이 다 차려졌다고 부르네요.

바다가 어디 가는 것은 아닐테니, 점심은 먹어야겠지요?

 

집밥같은 밥이로군요

미역국, 톳국 등 가거도에서 나는 해산물들로 끓여낸 국도 주시고..

 

 

 

 

종류대로 사가지고 온 술들..

각자 취향대로

이생진 선생님께선 막걸리 순희를~

 

여행자도 순희를 시원하게 한잔 마셔봅니다^^

 

 

 

 

식사를 마치신 이생진 선생님..

바다에 마음을 빼앗기신 듯 하시지요?

 

눈앞에 펼쳐진 수평선..

하늘과 바다가 잘 구별되지 않는 풍경들

바라보고 또 바라보게 되는 풍경입니다.

 

 

 

 

가히 살 만한 섬’이란 뜻의 가거도(可居島)로 불린 것은 1896년부터라고 하지요.

신안군의 1004개 섬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가거도는

중앙에 해발 639m 독실산이 있고, 22km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아찔한 경사의 절벽과 기암괴석이 즐비해 딱히 어디라 할 것도 없이 섬 전체가 절경인 곳입니다.

 

가거도 제1경 독실산 조망,

가거도 제4경 섬등반도를 보기 위해 독실산을 올라보기로 합니다.

 

가거도 등산안내도를 일단 챙겨들고~

 

 

 

 

머무르고 있던 항리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해봅니다.

조금 걷기 시작하자 섬등반도가 이리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가야할 길..

무더운 여름 태양 아래 걷습니다.

 

 

 

 

걷다가 돌아보니 여행자가 머무르는 숙소와 폐교가 바라보입니다.

민박집 마당에 앉아 계시던 선생님은 아직도 소요유님과 앉아 계시는군요^^

 

 

 

 

조금씩 위로 오를 때마다

조금씩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섬등반도

 

 

 

 

가거도 섬등반도에서 소매물도의 등대섬을 떠올려보게 되는 여행자입니다.

 

 

 

 

절벽 끝에 자리한 집

바다가 안마당인 집이로군요.

 

주인장은 바다를 두고 육지로 갔는지

 

 

 

 

집은 담쟁이들 차지로군요.

 

 

 

 

독실산을 오르는 길,

구불구불한 계단길을 따라 양쪽에 집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이 있는가 하면

많은 집들이 이제 사람이 살지않고 있더군요.

 

 

 

 

마을을 지나쳐 위로 더 오릅니다.

 

 

 

 

공룡의 등뼈를 닮은 섬등반도..

 

 

 

 

대다수 등산객과 여행객이 가거도 최고의 절경으로 꼽는다는 섬등반도..

 

 

 

 

툭트인 풍경이 사라지고 어느새 길은 숲으로 접어듭니다.

후박나무 숲입니다.

 

후박나무 껍질은 약재로 쓰이는데 한국에서 생산되는 약재의 60%는 이곳에서 생산될 만큼

울창한 후박나무 숲입니다.

 

 

 

 

독실산엔 휘파람새가 울고 후박나무 그늘이 좋아

하룻밤 지내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하셨던 이생진 선생님의 말씀을 떠올리며

오르는 독실산입니다.

 

 

 

 

긴 후박나무 숲을 지나 툭트인 곳에 오릅니다.

 

 

 

 

끝없이 펼쳐지는 숲..

 

 

 

 

우뚝 솟은 이 산봉우리를 오릅니다.

문제는 길이 없다는 것.. ㅠㅠ

 

 

 

 

항리마을에서 오르며 왼편으로 더 갔었어야 하는데

중간에 길이 보이질 않아 헤매이고

후박나무 숲길을 끝없이 올랐답니다.

 

 

 

 

항리마을에서 거의 직선으로 바라보이는 봉우리에 오르긴 올랐는데

가야할 길도 절벽이고 올라온 길도 절벽인..

 

 

 

 

산봉우리 위에 올라 바라보는

바다를 향해 줄달음치는 섬등반도의 풍경은 가히 절경이긴 합니다^^

 

 

 

 

1구에서 2구로 넘어오는 길도 바라보이고

회룡산도 바라보입니다.

 

 

 

 

바로 눈앞에 독실산 정상이 바라보이기는 한데..

길이 없다는.. ㅠㅠ

 

 

 

 

산에 오르는 일에 있어서 최우선은 언제나 안전이지요.

결국 왔던 길로 다시 하산하기로 합니다.

 

내려오다 돌아보니 조금 전에 올랐던 산봉우리가 바라보입니다.

길도 없는 저곳을 어찌 올랐다 내려오는 건지..

바라보기만 하여도 아찔합니다.

 

덕분에 팔과 다리에는 긁힌 상처, 푸르른 멍을 훈장으로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리 시원스런 풍경을 눈앞에 보여주니

독실산 힘들게 올라올만한 곳이긴 합니다^^

 

 

 

 

가거도. 구름이 모이는 곳

 

독실산 693미터 산 너머

새벽부터 넘어간 구름

어디에 모였을까

산 너머 저 바다 끝까지 바라봐도

구름 한 점 모인 곳이 없네

새벽부터 넘어간 구름

어디에 모였을까

 

이생진 선생님의 섬마다 그리움이/동천사 1992

 

 

 

 

후박나무 숲을 다시 내려오니

원래의 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뻔히 보이는 길을 왜 놓쳤을까? 하며 다시 내려오는 길

 

곳곳에 찔레꽃들 피어 벌을 유혹하고 여행자를 유혹합니다.

 

 

 

 

하얀 찔레꽃이 아닌 분홍빛 찔레꽃들이 많이 보입니다.

흑산도에서도 분홍빛 찔레꽃들을 보았었는데

섬에는 유독 분홍빛 꽃이 많습니다.

 

 

 

 

내려오는 길, 섬등반도는 다시 반갑게 인사를 건넵니다.

 

 

 

 

오른편은 천길 낭떠러지..

그런데도 자꾸 옆을 바라보게 되는 길입니다.

 

 

 

 

어느새 출발지였던 항리마을에 이르릅니다.

독실산 정상은 제대로 오르지 못했지만

가거도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보기에는 충분히 아름다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가거도..

가히 살 만한 섬..

그 아름다움에 빠져보는 시간들입니다.

 

 

가거도 찾아가는 길

구분구간운행시간소요시간요금
쾌속선
(남해고속, 동양고속)
목포 →흑산도 07시 50분
08시 10분
01시간 50분 요금 : 31,300 원

                                          흑산도 -> 가거도    10시 00분

                                                                      10시 20분    2시간              요금: 28,200원

 

  • ※ 동양고속 (061-243-2111), 남해고속 (061-244-9915)
  • 해상의 기상상태에 따라 소요시간 변동 가능
  • 쾌속선에 차량은 싣지 못하므로 여객선터미널 주변에 주차
  •  

    목포에서 출발하여 가거도를 가시려면

    비금도, 도초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를 거쳐 가거도로 갑니다

     

    신안군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신안군의 섬여행에 관한 안내가 잘 되어 있더군요

    그밖에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클릭해 보세요

    http://tour.shinan.go.kr/

     

    여행자가 묵은 다희네 민박, 바다가 바라보이는 아름다운 곳

    궁금해 하시는 분들 계실 듯 하여 연락처 남겨봅니다.

    061)246-5513,

    다희네 민박 홈페이지 www.gageodo.kr

     

     

    앞선 가거도 포스팅을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세요

    나그네를 품안으로 끌어들이는 섬, 가거도 가는 길-가거도 여행 http://blog.daum.net/sunny38/11776569

     

     

    앞선 흑산도 포스팅을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세요

    아름다운 서해의 보석 같은 섬을 찾아가는 길-흑산도, 가거도, 만재도 여행 http://blog.daum.net/sunny38/11776551

     

    기암괴석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흑산도 여행 2  http://blog.daum.net/sunny38/11776553

     

    섬에 와 있어도 섬에 가고 싶다-흑산도 여행3  http://blog.daum.net/sunny38/11776555

     

    유배의 땅, 흑산도.. 그곳에 가면 더 고독해진다-흑산도 여행 4 http://blog.daum.net/sunny38/11776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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