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에 오면 흑산도에서 다시 가거도(可居島)로 가고 싶어진다.
왜 그럴까?
미지, 고독, 아니면 막연한 호기심?
이런 것들이 뇌리를 스쳐가는 것은 여행에 있어서의 필수다.
초행이 아닌 가거도의 매력은?
그것은 숲의 매력이요 길의 매력이다.
등대 쪽의 숲, 맑은 날에도 발을 들여놓을 수 없이 어둑어둑한 숲 속,
그곳엔 오순도순 속삭이는 포근함이 있다.
누가 속삭이느냐고? 주변의 파도 소리가 숲속에 들어와 속삭인다.
그리고 훤하게 뚫린 신작로를 걸어가노라면 해면에 부딪혀 날아드는 햇빛이 눈부시다.
섬사람들은 그들이 사는 섬이 아무리 작아도 그 섬 이름 앞에 소(小)자 붙이기를 싫어한다.
우리가 일상 대하는 지도에는 가거도를 소흑산도로 표기하고 있지만
이곳 사람들은 아무도 소흑산도로 부르지 않는다.
그들은 한결같이 '가거도'라고 부른다.
가거도, 즉 소흑산도는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이다.
우리나라 영토의 끝이라는 점과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거리감,
이것이 나그네를 자기 품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정처없는 나그네라고 해도 언제고 끌리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생진 선생님의 걸어다니는 물고기/가거도 중에서/책이 있는 마을 2000년
우리나라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 가거도..
여행자의 발걸음은 이제 그곳으로 향합니다.
나그네를 자기 품안으로 끌어들이는 섬, 가거도(2013년 6월 4일)
하룻밤을 머물다 돌아서는 발걸음이 너무나 아쉬웠던 섬으로의 여행,
지금 시작해봅니다.
사진은 가거도를 들어서면 맨처음 만나는 섬
가거도 녹섬의 모습입니다.
흑산도에서 여유있는 아침산책을 마친후
이제 다시 길 위로 나서야 할 시간입니다.
흑산도 여객터미널에서 배를 기다립니다.
쾌속선이 경적을 울리며 들어옵니다.
여행자가 타야할 배인가 하였더니
이 배는 홍도가는 배라고 합니다.
흑산도, 홍도를 비롯하여 가거도 만재도
상태도, 하태도 등 서해안의 섬들을 오가는 배는
홀수일과 짝수일에 따라 시간 변동이 있더군요.
날짜를 잘 따져보아야 할 듯 합니다.
흑산도에서 목포사이의 배 시간표와 요금표
흑산도에서 홍도사이의 배 시간표와 요금표
흑산도에서 가거도 사이의 시간표와 요금표
그밖에 비금도, 도초도, 상태도, 하태도의 시간표와 요금표
참고하시라고 올려봅니다.
상태도, 하태도를 가시려면 가거도라고 씌여진 시간에 맞춰 배를 타시면 된다는..
이날 여행자가 타야 할 배가 항구로 들어섭니다.
흑산도에서 10시 출발하여 하태도, 상태도를 거쳐 가거도로 가는 배입니다.
쾌속선 여행은 빠르고 쾌적한 장점이 있는데
여행자처럼 사진찍기를 즐기는 이에게는 밖으로 나갈 수 없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습니다. ㅠㅠ
배는 하태도에 거의 이르러서 뒤쪽 출입문을 개방해 줍니다.
하태도의 오른편 끝자락을 먼저 보여줍니다.
그리고 섬을 끼고 앞으로 돌면 하태도의 마을이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흑산도에서 하태도
이 구석에 오면 올 데까지 다 온 기분이라고 말씀하셨던 이생진 선생님..
하태도는 쾌속선이 접안할 부두가 없어
이리 작은 도선이 마중을 나오는 섬이더군요.
하태도에 나온 이들을 배는 태우고
쾌속선에서 내린 이들을 태운 작은 배는 다시 하태도로 향합니다.
하태도, 중태도, 상태도는 유인도이고
대술개도, 외도, 국흘섬은 무인도라고 합니다.
여기에 딸린 새끼섬 다라도, 노은도, 강섬, 그밖엔 이름이 붙지 않은 바위섬..
섬들은 어쩌면 외로워서 이리 모여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태도가 멀어지는가 싶더니
중태도가 눈앞에 보이고..
그리고 길게 누운 상태도가 바라보입니다.
길게 이어지는 섬의 능선이 참 아름다운 곳이로군요.
상태도를 바라보고 계시는 이생진 선생님..
예전에 혼자 다녀오신 상태도의 추억을 꺼내보시고 계신지도 모르겠습니다.
상태도..
섬 전체를 초록빛 풀들이 감싸고 있는 느낌이 드는 곳이로군요
다음 섬 여행지는 상태도다! 하고 혼자 외쳐보는 여행자입니다^^
상태도는 집이 사십여 채,
목포에서 120km...
볼수록 끌리는 섬인 듯 합니다.
상태도에서 어머님 한분이 배에 타셨는데
친척집에 다녀가시는 길이라고 하시네요.
댁은 만재도라고 하시구요.
만재도는 가거도에 이어 여행자가 갈 목적지인데
그곳에서 사시는 분이시라니 반갑습니다.
이생진 선생님은 선생님의 시집 만재도에서 나온
이장 윤씨에 대해 여쭤보십니다.
선생님의 시집 만재도에 자신이 나왔다고
머리맡에 그 시집을 놓고 잠을 잔다고 자랑하셨다던 만재도 이장 윤씨..
몇년 전 돌아가신 그분이 어찌 돌아가셨는지 여쭤보십니다.
그리고 드디어 이날의 목적지 가거도가 보입니다.
우리나라 섬 3,200개 중에서
최서남단에 위치한 섬인 가거도..
절벽 끝 바위봉우리 위에는 하얀 등대가 말없이 서서
여행자를 반갑게 맞이해 주는 곳입니다.
가거도를 끼고 돌아 항구로 향합니다.
바다와 몸
-만재도 91
어떻게 흘러들었는지
내 심장에 바닷물이 고여 있다
내 심장에서 파도소리가 난다고 야단들이다
-이생진 선생님의 하늘에 있는 섬/작가정신 1997년
가거도에는 1구 대리, 2구 항리, 3구 대풍리 등 세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가거도로 들어서며 보이는 곳이 1구 대리마을입니다.
그 뒤로 울창한 나무들 대부분이 후박나무라고 하는군요
지난해 8월 초강력 태풍 '볼라벤'으로 부서진 선착장도 보입니다.
벌써 몇번째 만들고 부서졌다는 선착장이라고 하네요
가거도를 소개하는 글을 보니
'해안을 따라 아찔한 경사의 절벽과 기암괴석이 즐비해 딱히 어디라 할 것도 없이 섬 전체가 절경이다' 라고 적혀 있더니
가거도를 들어서자마자 아름다운 풍경들이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로군요
1구에서 2구로 넘어가는 之자 모양의 도로
저 도로를 따라 2구로 먼저 갑니다.
이날 숙소는 2구의 민박집이랍니다.
가거도는 따로 대중교통이 없으니
이리 민박집 차를 이용해야 합니다.
2구에 자리한 다희네 민박
미리 연락을 해놓았더니 배 시간에 맞춰 여행자들을 데리러 나왔습니다.
트럭 앞자리에도 타고, 뒷자리에도 이리 서서
가거도를 제대로 만나보러 지금 출발합니다!
가거도 찾아가는 길
구분 | 구간 | 운행시간 | 소요시간 | 요금 |
---|
쾌속선 (남해고속, 동양고속) | 목포 →흑산도 | 07시 50분 08시 10분 | 01시간 50분 | 요금 : 31,300 원 |
흑산도 -> 가거도 10시 00분
10시 20분 2시간 요금: 28,200원
목포에서 출발하여 가거도를 가시려면
비금도, 도초도, 흑산도, 상태도, 하태도를 거쳐 가거도로 갑니다
신안군 문화관광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신안군의 섬여행에 관한 안내가 잘 되어 있더군요
그밖에 궁금하신 점 있으시면 클릭해 보세요
앞선 흑산도 포스팅을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세요
아름다운 서해의 보석 같은 섬을 찾아가는 길-흑산도, 가거도, 만재도 여행 http://blog.daum.net/sunny38/11776551
기암괴석과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섬, 흑산도 여행 2 http://blog.daum.net/sunny38/11776553
섬에 와 있어도 섬에 가고 싶다-흑산도 여행3 http://blog.daum.net/sunny38/11776555
유배의 땅, 흑산도.. 그곳에 가면 더 고독해진다-흑산도 여행 4 http://blog.daum.net/sunny38/11776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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