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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상남도

어릴 적 추억을 따라 느리게 걷는 고즈넉한 돌담길-산청 단계마을

 

 

 

황매산 자락에 위치한 산청군 신등면 단계마을..

참으로 정겨울 정도로 묵은 동네입니다.

 

이런 산골에 이처럼 아름다운 옛마을이 있다는 것이

신기로울 정도인 곳이지요.

 

황매산을 오가면서 늘 지나다니곤 하던 마을,

정겨운 돌담들 길게 늘어서 있는 마을을 언젠가 한번 둘러봐야지 생각하였던 여행자입니다.

 

하늘이 높고 푸르른 날,

무작정 달려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 단계마을이었습니다.  (2012년 8월 31일)

 

 

 

 

여름 끝자락

붉게 핀 능소화가 담장가에 피어 있는 돌담길..

 

어릴 적 추억을 따라 느리게 걸어보는

고즈넉한 돌담길, 산청 단계마을입니다.

 

 

 

 

낡은 초록색 대문이 삐~걱 소리내며 열릴 것 같은..

대문을 지나면 길게 이어지는 돌담길..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돌로 쌓아 놓은 담..

 

 

 

 

단계초등학교 앞에서 단계 한옥마을이 어디냐고 물으니

동네 전체가 다 한옥마을이라고 하시네요.

 

동네 전체가?

뒤쪽으로 가보면 된다고 하시니 일단 길을 걷습니다.

 

걷다보니 금방 그 말씀이 이해가 됩니다.

길게 이어지는 돌담길들..

 

단계리 전체가 돌담과 한옥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마을은 한쪽으로는 전암산(696m) 둔철산(812m) 의 높은 산이 둘러싸고

반달 모양으로 흐르는 사정천을 따라 마을이 들어서 배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단계마을은 2006년 돌담길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전국의 돌담길 중에서 가장 먼저 문화재로 등록된 곳입니다.

 

 

 

 

학교도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더니

보건지소도?

 

보건지소도 솟을대문집이로군요.

 

 

 

 

단계초등학교 옆으로 이어지는 마을은

몇십년 전쯤의 풍경들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단계장으로 유명한 곳이었지만

이제는 돌담길처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 간 곳이기도 하지요.

 

 

 

 

다방이나 당구장도 기와지붕을 이고 서 있는 곳입니다.

 

 

 

 

경찰서도 2층의 한옥이로군요.

 

 

 

 

천주교 단계공소..

 

 

 

 

간간이 슬레이트 지붕과 시멘트블록 담장들이 있지만

골목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는 곳입니다.

 

 

 

 

교회도 제각각의 크기로 쌓은 돌담을 두르고..

 

 

 

 

돌담 사이에 이런게 보입니다.

저 철문을 열고 홍보물들을 집어 넣을 수 있게 되어있는..

 

아주 어렸을 때 동네 시멘트 담장에도 저런 것이 만들어져 있던 기억이 나는 여행자입니다.

 

 

 

 

담장에는 붉은 능소화 피어 여행자를 반겨주는 곳..

 

 

 

 

지어진지 그리 오래되었을 것 같지않은 한옥도 간간이 보이는 곳입니다.

 

 

 

 

도로를 따라 길게 이어진 담장들을 지나

이제 골목길 안으로 들어섭니다.

 

그렇지요!

여행자가 보고 싶었던 바로 그 돌담입니다.

 

호박돌이라고 불리우는 냇돌을 이 맞추어 쌓아 놓은 돌담..

정말 옛모습 그대로의 돌담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이곳 단계마을입니다.

 

 

 

 

이런 대문 손잡이,

이것도 어렸을 적에 많이 보던 것입니다^^

 

모든 것들이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변화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을 만난다는 것..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대면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옛것에 더 환호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단계마을에는 예닐곱 채의 집이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그중 한 곳~

 

 

 

 

산청 단계리 박씨고가 입니다.

 

이 고택에서 가장 오래된 안채는 1918년에 세워진 것이며

그 외 건물은 1940년 무렵 세워진 것이라고 합니다.

 

안채를 중심으로 사랑채, 대문채, 곶간채가 ㅁ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 곳입니다.

 

 

 

 

오랜 세월의 흔적들..

사랑채가 이리 퇴락하였으니 사람이 살지 아니한가? 하였는데

 

 

 

 

안채로 들어서니 사람이 살고 있는 집입니다.

그래도 누군가 살고 계시니 이대로 아주 퇴락해가지는 않겠다 하는 안도감이 드는군요.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인 돌담이 길게 이어집니다.

 

담장 위에는 호박이 넝쿨을 드리우고, 수세미꽃이 피어나고

그 아래에는 초록 이끼가 햇살을 즐기고 있는 곳

 

 

 

 

담벼락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는 논으로 들로 발길을 옮겼을테지요.

 

 

 

 

단계마을의 역사를 보면 고려 때는 단계현으로 독립했다가

조선 세종 때 단성현에 편입된 곳입니다.

 

옛부터 예사롭지 않은 곳이었군요.

마을의 형성과정을 보면 전형적인 씨족마을입니다.

 

고려 때 입향조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조선 세조 때는 진양 유씨가 먼저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집안에 안동 권씨가 사위로 들어오면서 줄곧 두 씨족이 같이 세거해왔으며

그러다 안동 권씨 집안의 외손인 순천 박씨가 들어오면서

세 성씨가 반촌을 형성했는데 순천 박씨 집안은 부농으로 성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진양 유씨, 순천 박씨, 안동 권씨의 당당한 고가가 곳곳에 널찍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중 예닐곱 채가 지방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곳입니다.

 

 

 

 

돌담은 그대로 자연스러운 정원이 되는 곳이로군요.

 

돌담 끝에 자라는 호박잎과 붉은 버섯~

 

 

 

 

강아지풀도 고개를 내밀고 있는 곳입니다^^

 

 

 

 

돌담에는 빠질 수 없는 담쟁이 덩쿨과

 

 

 

 

능소화도 담아봅니다.

 

 

 

 

걷다보면 어느새 자꾸만 멈춰지는 발걸음들..

 

 

 

 

담은 돌담과 토석담이 혼재되어 있으며

담의 높이는 2m 정도로 높은 편입니다.

 

담 상부에는 기와의 흘러내림을 막기 위해 넓고 평평한 돌을 올렸습니다.

 

토담 높이가 다른 곳보다 높은 것은

원래 세도가와 부농들이 살던 동네라 그렇다고 합니다.

(여기서 세도가란 위에서 말한 진양 유씨, 순천 박씨, 안동 권씨)

 

1862년 진주민란으로 불리는 농민항쟁 때

안핵사로 내려온 박규수가 민란의 배후로 지목한 요호부민이

바로 이곳에 자리한 세력가들을 지칭하였다고 하니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어쨌든 단계마을이 속한 신등면은 '등 따습고 배부른 마을'로 꼽혔고

산청쌀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합니다. 

 

 

 

마을 곳곳에 솟을 대문이 열려있는 집들을 살며시 들여다보면

옛모습들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당과

 

 

 

 

사랑채, 안채를 갖춘 당당한 모습을 한 고택도 보입니다.

 

 

 

 

뒤로는 소나무 자라는 산자락을 두고

앞으로는 마을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마을 한바퀴를 둘러보고 다시 나오는 길

굳게 문닫힌 한옥들도 기웃거려보며 나옵니다^^

 

 

 

 

처음에 출발한 단계초등학교 옆 단계반점

짜장면 2000원, 짬뽕 3000원

 

요즘 세상에서 믿을 수 없는 가격이로군요.

 

 

 

 

마을을 둘러보느라 배도 고팠던 여행자,

바로 확인 들어갑니다^^

 

어릴 적 추억을 따라 느리게 걷는 여행..

몇십년전의 모습을 간직한 마을을 돌아보는 일,

가끔은 그런 시간들이 필요한 세상입니다.

 

 

단계마을 찾아가는 길

경남 산청군 신등면 단계리 556-1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 산청ic - 산청 차황방면- 산청읍을 지나- 함양 진주방면 -단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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