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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솔숲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사찰-포항 내연산 보경사

 

 

 

한동안 절집을 여행할 때면, 스님들을 찾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불상 앞에서 합장하는 스님,

밀짚 모자를 쓰고 암자를 오르는 산길을 걷는 스님,

절집 마당을 쓸고 계신 비구니 스님..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하여도 마음이 정갈해지는 느낌 때문이었지요.

 

포항 내연산 보경사..

솔숲에 둘러싸인 고즈넉한 사찰,

그곳에서 나란히 앉은 스님들의 뒷모습을 만납니다. (2012년 6월 18일)

 

꽂꽂하게 세운 등허리,

절집 지붕과 같은 빛깔의 먹물 옷,

초록의 세상 속에서 그대로 하나의 풍경이 됩니다.

 

 

 

 

내연산 보경사..

 

포항의 내연산은 '경북의 금강산' 으로 불리우는 곳으로

아름다운 12폭포 계곡을 품고 있는 곳입니다.

 

태백산맥 끝자락에 우뚝 솟은 내연산 아래

천년 고찰 보경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 절집을 오르는 길..

 

부드러운 흙길 위에 이제 막 비질을 끝내놓았습니다.

 

 

 

 

보경사 입구의 마을에도 우람한 나무들이 눈길을 끌더니

보경사 일주문을 지나자, 

등이 굽은 소나무들 가득한 솔숲을 만납니다.

 

 

 

 

천년고찰의 내력을 짐작케하는 오래된 비석들

절집 입구에 나란히 나란히..

 

 

 

 

보경사는 신라 진평왕 때인 602년 지명법사가 창건했다는 천년고찰입니다.

지명법사가 중국에서 가지고 온 불경과 팔면보경을 연못에 묻고 지은 절집이라 해서

보경사로 불리게 됐다고 합니다.

 

지금은 대웅전, 적광전, 천왕문, 요사채 등 당우가 여럿이지만

연륜에 비해 규모가 큰 사찰은 아닙니다. 
 

 

 

 

보경사는 꽃잎에 둘러싸여 있는 암술과 수술처럼

내연산에 살포시 안겨 있는 사찰입니다.

 

 

 

 

절집 앞 마당에 이제 막 수련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이른 아침의 절집은 인적조차 없이 고요한데,

가만히 귀기울이면 꽃들이 피어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돌담 아래는 코스모스 피어나는 아침이로군요.

 

 

 

 

천왕문을 지나 절집으로 들어섭니다.

 

천왕문 현판 양쪽으로 내연산, 보경사 현판이 사이좋게 나란히 걸린 곳입니다.

 

 

 

 

천왕문을 들어서면 바로 적광전 앞마당~

적광적 앞마당에는 보경사 오층석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적광전 앞에 있기 때문에 금당탑으로도 불리우는 오층석탑은

고려 현종 14년(1023)에 건립된 탑이라고 합니다.

 

 

 

 

 

탑 앞쪽에 작은 물웅덩이

합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합장하는 이의 모습 대신 물 속에 비친 석탑의 모습을 담아봅니다.

 

 

 

 

적광전..

 

비로자나불과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삼존불을 모신 곳으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고 1678년 숙종 3년에 중건한 곳입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5량 가다포집으로

조선중기 사찰건축의 특징을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습니다.

 

보경사 경내 현존 건물 가운데서는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주출돌형이 청옥으로 만들어져 있다는데

여행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적광전 문 양쪽의 사자상이 눈길을 끕니다.

 

적광전 중앙문 양쪽에 사자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절집 마당의 반송..

 

이곳은 나무들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절집을 앞 뒤로 둘러싼 솔숲이 그러하고

절집 마당의 반송, 400년이 넘었다는 탱자나무도 그러합니다.

 

 

 

 

굽어지고, 휘어지며 자라는 소나무 줄기의

그 우람함이란..

 

 

 

 

바람이 살짝 불면, 보경사 뒤편의 대나무 소나무 숲의 잎사귀들이 부딪쳐 사각거리는 소리와

적광전 처마 끝에 매달려 있는 풍경의 땡그랑 거리는 소리가 어우러지는 곳입니다.

 

 

 

 

적광전 뒤편에 비사리구시

 

조선후기에 사용하던 밥을 퍼넣는 그릇으로 사용되었던 구시는

4,000명의 밥을 담았던 통이라고 합니다.

 

 

 

 

보경사의 '보경'은 보물 거울을 뜻하는데,

이 절의 거울 덕분에 신라가 삼국 통일을 이룰 수 있었다는 비화가 전해집니다.

절을 창건한 지명법사가 중국에서 유학할 당시,

도인으로부터 8면 거울을 땅에 묻고 법당을 세우면

이웃나라의 침략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실천에 옮겼더니

실제로 통일을 이룩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삼국시대에는 경주의 불국사만큼이나 명성이 자자한 절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에는 의상과 원효같은 고승들이 불국사에 기거하면서 세가 기울게 됐다고 합니다.

 

적광전 뒤에는 화강석으로 한단을 높인 대웅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청 빛깔이 아름다운 전각이로군요.

 

 

 

 

 

그리고 다시 대웅전 뒤로 단을 높여

팔상전, 산령각, 원진각, 명부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단을 높여 놓은 축대가 눈길을 끕니다.

 

오른편 끝에는 보경사 원진국사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원진국사비는 입에 가득 동전을 물고 있군요^^

바닥에도 많은 동전들이..

 

 

 

 

보경사 원진국사비는 보물 252호로

고려 고종 11년(1224)에 만들어진 원진국사 승형(1187-1221)의 탑비입니다.

 

그는 속성이 신씨이며 자는 영회로 회양산, 봉암사, 동순사에게 나아가 승려가 되었고

금산사 계단으로부터 구족계를 받았으며

승과에서 상상품(上上品)으로 합격하였습니다.

 

그 후 지눌로부터 불법을 배웠고 고종 2년 대선사에 임명되어 보경사에 머물렀습니다.

그는 <능엄경>에 능하였으며 세상을 떠난 후에 국사로 추증되었습니다.

 

탑의 크기는 183cm, 너비 104cm, 두께 17cm 로

용모양의 비머리가 없고 비석의 위쪽 양 끝을 귀접이 한 것과

둘레에 독특한 당초문 문양의 장식을 쓴 것이 특징입니다.

 

비신 상단에 '원진국사비' 라는 제액이 있고

비문은 단정한 해서체로 쓰여져 있습니다.

 

이공노가 지었고, 글씨는 김효인이 썼다고 합니다.

 

 

 

 

정갈한 느낌의 절집..

 

 

 

 

나이가 400년은 되었다는 탱자나무 절집 돌담 가에 서 있습니다.

 

 

 

 

400년이 넘었으나 아직도 탱자가 열리는 아름다운 나무입니다.

 

 

 

 

돌담 아래 나란히 선 둥근 항아리들..

 

 

 

 

보경사를 한바퀴 둘러보고

팔상전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릅니다.

 

낮은 뒤곁의 담 뒤로 우람한 솔숲이 울창합니다.

 

 

 

 

이리 아름다운 솔숲 사이로 난 길로 200m..

 

 

 

 

걷다가 뒤돌아 보니

앞마당과 뒷마당에 솔숲을 품은 고즈넉한 사찰, 보경사가 한눈에 바라보입니다.

 

산자락들에 둘러싸인,

연꽃 속의 꽃술같은 절집임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솔숲 사이로 200m

원진국사 부도를 만납니다.

 

보물 430호로 고려 고종 때 조성된 것으로 당시의 일반적 부도 형식과는 다른 형태로

8각원당형으로 장대석을 이용하여 방형의 탑구를 마련하고

그 중앙에 지대석을 놓아 탑기를 둔 부도입니다.

 

 

 

 

상륜부는 8개의 위로 향한 연꽃무늬 위에 사방에 꽃 모양을 새겨넣은

둥근 모양의 복발이 있고 다시 위로 향한 꽃의 돌을 놓고 보주를 얹었습니다.

 

비교적 보존상태가 양호합니다.

 

보경사 경내 구석구석을 한바퀴 돌아본 후

이제 여행자의 발길은 내연산 정상과 12폭포를 향해 갑니다.

 

조금 무덥기는 하였으나 해가 없어 산을 오르기에 좋은 날이 될 듯 합니다.

 

포항 내연산 보경사 찾아가는 길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송라면 중산리 622

 

영덕과 포항을 잇는 7번 국도에서 송라면 방향 또는 7번 국도에서 보경사 이정표를 따라 4.1km - 보경사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