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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행(india)

안개 속에 길을 잃다-갠지즈강 일출-인도10

 

 

 

어둠이 채 가시지도 않은 갠지즈 강가에 서면

아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100여 개 넘는 가트에는

이미 순례자들이 새로운 영혼을 만나기 위해

날이 밝기를 기다리는 새벽..

 

인간의 탐욕과 번뇌를 정화시켜주는 갠지스 강

인도인들의 영원한 안식처인 갠지즈 강,

그 강에 몸을 싣습니다. (2012년 2월 15일)

 

안개가 가득하여

보이는 모든 풍경들이 파스텔화처럼 느껴지던 아침,

갠지즈강의 일출 풍경입니다.

 

 

 

 

가트 위에 선 순례자를 본 순간,

이세상 풍경이 아닌 듯 느끼는 여행자입니다.

 

안개 속에서는

삶에서 혼자인 것도 여럿인 것도 없다고 했던가요?

 

안개 속에 길을 잃은 순례자...

그리고 여행자...

 

안개 속에 길을 잃다..

이날 아침 내내 머리 속에 울리던 말..

 

 

 

 

전날 뿌자를 보았던 다샤스와메드 가트,

갠지즈 강의 일출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이미 인산인해~

 

 

 

 

강은 온통 안개가 점령하고 있는 아침..

 

 

 

 

배가 출발하자, 이내 가트의 모습도 안개 속으로 사라져갑니다.

 

 

 

 

나에게 길고 긴 머리카락이 있다면 저 산안개처럼 넉넉히 풀어

헤쳐

당신을 감싸리라

 

류시화님의 시구절처럼

쉬바의 머리카락이 갠지즈강을 감싸고 있는 아침입니다.

 

 

 

 

지척에 있는 배도 잘 보이지 않는 아침..

 

 

 

 

이 빛깔도, 이 풍경도,

마치 이 세상 것이 아닌 듯 느껴지던 아침..

 

 

 

 

놋쇠를 만든 장식품들을 파는 아저씨의

'10달러~' 라는 외침에

퍼뜩 정신이 들던 아침^^

 

 

 

 

이른 아침 디아를 바치는 사람들..

 

 

 

 

신에게 바쳐지는 기도는 강물을 따라 흐르고..

 

 

 

 

 그 강위로 사람들도 흘러갑니다.

 

 

 

 

흐릿한 풍경들은 여행자에게 램브란트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

폭풍을 머금은 풍경..

 

 

 

 

이 고요함 속에 인도인들이 품고 있는 에너지..

그 에너지를 떠올려봅니다.

 

 

 

 

빨래하는 가트도 지나고, 목욕하는 이들이 있는 가트도 지나갑니다.

 

 

 

 

그러나 빨래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목욕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안개 속에 가리워져 소리로만 들려오던..

 

 

 

 

새벽녘, 사람들이 드리던 기도, 디아~

 

사람들이 드리던 기도가

갠지즈 강에 별이 되어 흐릅니다.

 

 

 

 

사람들의 품에서 떨어져 나온 별..

 

 

 

 

 

 

 

 

 

 

 

 

 

 

 

 

 

 

 

 

 

 

 

 

 

 

 

 

 

 

 

날은 밝았지만,

하늘은 열릴 것 같지 않습니다.

 

 

 

 

이제 해가 안개 속에서 얼굴을 내밀어 주기를

기도해야 할 듯 합니다.

 

 

 

 

소원을 싣고 흐르는 별..

 

 

 

 

기다려도 해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출발했던 가트로 다시 돌아오니

여전히 가트는 안개 속..

 

디아를 파는 사람들의 모습도 안개 속에서 지워졌다 흐려졌다..

 

 

 

 

이마에는 반디를 찍어 바르고,

배낭을 짊어진 순례자..

그는 무얼 찾고 있는걸까요?

 

 

 

 

그리고 나무아래 자리잡은 순례자..

 

 

 

 

여행자를 보더니 번쩍 손을 들어주며

포즈를 취해줍니다.

 

 

 

 

머리에는 터번을 두르고 온몸에는 분칠을 한 사두,

영적인 깨달음을 얻고자 수행을 하는 힌두교 수행자를 부르는 이름, 사두..

 

작은 모닥불을 피어 놓고 앉아 있는 사두는

어쩐지 추워보였습니다.

 

 

 

 

안개 가득한 갠지즈 강..

순례자는 그 강을 내려다보며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가는 듯한 순례자의 모습은

오래도록 여행자의 기억에 남을 듯 하였던 갠지즈강의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