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 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 리야.
아담한 초가집 앞으로는 실개천이 지즐대며 흐르고
물레방아 돌아가는 곳..
한켠에서는 동네 아이들의 웃음 소리가 들리고..
정지용 시인의 향수를 들을 때면
저절로 떠올려지는 풍경들..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문학관을 다녀왔습니다.(2011년 9월 29일)
향수의 배경이 되었던 실개천은 한창 공사중이었지만,
생가 앞의 작은 실개천과 초가집.. 돌담..
향수에 젖은 시인의 고향..
이 풍경들로 지금은 없는 시인을 떠올려 봅니다.
이날 비가 와서 사진을 담기에는 조금 힘들었지요.
하지만..
비가 와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운해가 낮게 깔린 산자락을 배경으로
비에 젖은 감나무, 초가지붕...
사립문을 열고 들어서며 만나는 풍경들이
이곳이 시인의 생가임을 말해주니 고맙습니다.
초가집 한 채와 헛간.. 그리고 우물과 장독대..
시인의 생가는 소박한 모습입니다.
생가 벽에는 시인의 시들이 걸려 있어
그를 추억하는 이들에게 향수에 젖게 합니다.
약재상을 하셨다는 그의 아버지를 떠올리게하는
약장도 방한켠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월북시인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평가마저 제대로 받지 못했던 시인 정지용..
그의 생가는 지난 1974년에 허물어진 후 방치되어 오다
1996년 7월에야 복원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너른 마당엔 굴뚝과 우물..
그리고 장독대..
정지용 시인이 태어나고 자란 곳..
다른 편의 싸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면..
생가 바로 옆에 자리한 정지용 문학관을 만날 수 있습니다.
문학관 안에는 검은 두루마기를 입고 단정히 앉아 손님맞이를 하고 있는 시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모습에서 생전의 시인이 ‘자신이 한국인임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한복’이라며
먹물들인 검은 두루마기를 항상 입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략한 연보와 작품 소개..
희귀한 시와 산문집 초간본 등
시인의 삶과 문학 등이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정지용 시인에 관한 연구서와 문학서들..
정지용 시인의 시, 산문집, 서화도 한자리에 모여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산문>
<문학독본>
<정지용 시집>
<지용 시선>
주로 해방 이후, 한국전쟁 전에 출간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담배ㅅ대를 물고
들에 나가시니
궂은 날도
곱게 개이고,
할아버지가
도롱이를 입고
들에 나가시니,
가문 날도
비가 오시네.
- 할아버지
시인이 썼던 산문과 동시에 관한..
시의 신비는 언어의 신비라고 말했던 시인...
시인의 생애와 시인의 고향..
1902년 충북 옥천군 옥천면 하계리에서 태어난 시인..
1950년에 서대문 형무소에 정인택, 김기림, 박영희 등과 같이 수용되었다가
평양 감옥으로 이감되었다가 그 후 폭사당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시인..
그의 나이 49세...
내가 인제
나븨 같이
죽겠기로
나븨 같이
날라 왔다
검정 비단
네 옷 가에
앉았다가
창 훤 하니
날라간다
- 이 시는 한국전쟁 직전에 발표한 정지용 시인의 마지막 작품으로
마치 자신의 앞날을 미리 예감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히리야~
향수의 노래 구절이 여행자의 뒤를 길게 따라옵니다.
시인은 가고
그의 시어와 그의 고향은 남아,
그를 떠올리게 하는 곳입니다.
정지용 문학관과 생가 찾아가는 길
위치: 충천북도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옥천의 다른 관광지를 보시려면~
시문학의 향기가 흐르는 그곳-옥천 장계 관광지 http://blog.daum.net/sunny38/11775767
시와 문학의 고향을 찾아 가는 길 -'향수 30리' 멋진 신세계를 따라 걷다.http://blog.daum.net/sunny38/11775768
일제시대 신사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성당-옥천 천주교 성당 http://blog.daum.net/sunny38/11775763
안개의 숲 - 용암사를 가다 http://blog.daum.net/sunny38/84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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