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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시와 문학의 고향을 찾아 가는 길 -'향수 30리' 멋진 신세계를 따라 걷다.

 

 

 

한국 현대시의 선구자.. 언어의 마법사..

정지용 시인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지요.

 

1949년 납북되어, 그의 글이 출판되는 것마저 금지되었다가

1987년 해금되어 출판이 허용된 시인..

 

향수라는 시로, 노래로, 모두에게 친숙하게 다가오는 시인..

정지용...

 

충북 옥천의 장계유원지 곳곳에서는 그를 더 친숙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그곳에서 이야기가 있는 길..

시와 문학의 고향을 찾아가는 길..

'향수 30리' 멋진 신세계를 따라 걷습니다.(2011년 9월 30일) 

 

대청호를 끼고 있으며, 곳곳에 '시어'들이 가득한 그길을

가을을 깊숙하게 느끼며 걷습니다.

 

사진은 정지용 시인의 시 -숨 ㅅ기내기- 중의 한구절이 적힌 배와

그 뒤로 펼쳐진 대청호의 모습입니다.

 

 

 

 

'향수 30리' 길은 정지용 시인의 생가가 있는 옥천 구읍에서

37번 국도를 따라 장계관광지에 이르는 길을 이름입니다.

 

그 길을 다 돌아보지는 못하고

장계관광지 내의 카페.프란스에서부터 대청호를 따라 걸어

모단가게까지 이르는 길을 걸어 봅니다.

 

 

 

 

하늘은 맑고 푸르르고, 대청호 물도 푸르르고 맑아

걷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았던 날입니다.

 

 

 

 

곳곳에 조형물들과 함께

정지용 시인의 시들을 만날 수 있어 더욱 좋았던 길입니다.

 

카페. 프란스란 시가 적혀 있습니다.

이 시는 앞의 장계관광지에서 올려두었었지요?

 

 

 

 

고향  - 정지용-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

 

산꽁이 알을 품고

뻐꾸기 제철에 울건만,

 

마음은 제고향 지니지 않고

머언 항구로 떠도는 구름.

 

오늘도 메끝에 홀로 오르니

흰점 꽃이 인정스레 웃고,

 

어린 시절에 불던 풀피리 소리 아니 나고

메마른 입술에 쓰디 쓰다.

 

고향에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하늘만이 높푸르구나.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기도 하고..

 

 

 

 

정지용 문학상을 수상한 시인들의 시도 적혀 있습니다.

 

 

 

 

대청호를 따라 걷다보면,

저절로 정지용 시인의 호수란 시를 암송하며 걷는 여행자입니다^^

 

 

 

 

역대 정지용 문학상 수상 시인들의 작품을 올려 놓았습니다.

 

1회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는 박두진 시인의 서한체.. (1989-05.11)

그밖에도 오탁번님, 문정희님,  김지하님, 강은교님, 정호승님..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의 글들을 만날 수 있는 즐거움도 있는 길입니다.

 

서한체  - 박두진-

 

노래해다오, 다시는 부르지 않을 노래로 노래해다오. 단 한번만 부르고 싶은 노래로 노래해다오.

저 밤 하늘 높디 높은 별들 보다 더 아득하게 햇덩어리 펄펄끓는 햇덩어리보다 더 뜨겁게,

일어서고 주저 앉고 뒤집 히고 기어 오르고 밀고 가고 밀고 오는 바다파도 보다도 더 설레게 노래 해다오

노래해다오. 꽃잎보다 바람결 보다 빛살보다 더 가볍게, 이슬방울 눈물방울 수정알 보다 더 맑디 맑게 노래해다오.

너와 나의 넋과 넋, 살과 살의 하나됨보다 더 울렁거리게, 그렇게보다 더 황홀하게 노래해다오.

환희 절정 오싹하게 노래해다오, 영원 영원의 모두, 끝과 시작의 모두, 절정 거기 절정의 절정을 노래해다오.

바닥의 바닥 심연의 심연을 노래해다오.

 

원래의 시의 띄어쓰기는 어떠한지 책을 가지고 있지 않아 알 수가 없습니다.

향수 30리 길 위에서 만난 시는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그대로 옮겨 봅니다.

 

 

 

 

은은한 녹음을 담고 있는 호반길을 걷습니다.

 

 

 

 

힘이 들면, 다리쉼을 하여도 좋고..

벤치에 앉아 올려다 본 하늘은 나뭇잎 사이로 그림자를 드리우고..

 

 

 

 

10회 정지용 문학상 수상작인

유안진님의 세한도 가는 길도 읽으며,

놀멍 쉬멍 가는 길...

 

 

 

 

노오란 등불 불 밝히며 서서

호수를 밝히고, 하늘을 밝히는 길..

 

 

 

 

숨ㅅ기내기

 

나-ㄹ 눈 감기고 숨으십쇼.

잣나무 알암나무 안고 돌으시면

나는 샅샅이 찾어보지요.

 

숨ㅅ기내기 해종일 하며는

나는 슬어워진답니다.

 

슬어워지기 전에

파랑새 사냥을 가지요.

 

떠나온지 오랜 시골 다시 찾어

파랑새 사냥을 가지요.

 

정지용 시인의 숨ㅅ기내기 시의 일부가 적혀 있는

쪽배 위도 걸어보고..

 

대청호 건설로 수몰된 진모래 마을에 더 가까이 가고픈 마음을

정지용 시인의 시 숨ㅅ지내기로 표현 한 것이라고 합니다.

 

배 모양의 목재 데크는 실제로 일년 중 일주일 정도 물에 잠기기도 한다고 합니다.

과거의 향수를 일깨우는 길이로군요.

 

 

 

 

모단광장에서 카페. 프란스까지의 이어지는 산책로에는

'일곱걸음 산책로'

'숨ㅅ기내기 산책로' 등의 이름이 붙여져 있습니다.

 

 

 

 

일곱걸음 산책로...

산책로의 이름 하나에도 완전히 푹~ 빠져버린 여행자입니다^^

 

 

 

 

정지용 시인의 시 '창'에서 인용하여 만든 '창'이란 작품입니다.

 

 

 

 

강으로 난 창은 긴 난간으로 연결되어 강을 전망할 수 있습니다.

지역산물인 도토리의 형태를 띠며

유소년들을 위한 창작놀이 시설로 사용된다고 적혀 있습니다.

 

 

 

 

멋진 신세계~

대청호의 멋진 풍광과 시와 공간예술이 만나 이루어내는 신세계로군요.

 

 

 

 

다시 멋진 신세계~

전날 차로 들렀던 곳을 대청호를 따라 걷다보니 다시 들르게 되었습니다.

 

하늘도 푸르르고, 높은 요즘같은 하루..

가까운 곳이라면, 주저말고 나서보십시오~

 

시와 문학이 어우러지고,

멋진 풍경이 함께 하는 멋진 신세계~

여러분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장계관광지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옥천 ic - 37번 국도를 따라 보은 방면- 대청호 다리 건너기 직전에 좌회전 - 장계관광지

 

 

옥천의 다른 관광지를 보시려면~

시문학의 향기가 흐르는 그곳-옥천 장계 관광지 http://blog.daum.net/sunny38/11775767

 

일제시대 신사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성당-옥천 천주교 성당 http://blog.daum.net/sunny38/11775763

 

안개의 숲 - 용암사를 가다 http://blog.daum.net/sunny38/8401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