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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천년을 뛰어넘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의 힘'을 따라 간 곳-군위 인각사

 

 

 

어릴 적, 여행자의 책장에 꽂혀 있던 책들은

위인전, 백과사전, 여행서(세계 기행이란 전집)  그리고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어릴 적 읽었던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에 갔으니

삼국유사가 집필되었다는 인각사를 들르지 않고 지나칠 수 없을 듯 합니다.

 

승려 일연..

그에 대한 여러가지 평이 있지만,

그가 있어 우리 역사가 행복하고 풍요로워진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요.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을 직접 밟으며 듣고 확인한 것들을 책으로 남겨

짓밟히고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에게 자랑스러움과 희망을 주고자 했다는...

 

천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사라잡는 '이야기의 힘'을 따라 간 곳..

삼국유사의 산실이라 불리우는 곳,

군위 인각사입니다. (2011년 10월 26일)

 

사진은 인각사 건너편 '학소대'라 불리우는 곳입니다.

 

 

 

 

경상북도 군위군 고로면..

 

옛날 학이 살았다 하여 ‘학소대’라 불리는 벼랑 밑 화산 자락에

등을 기대어 지금의 인각사는 초라하게 서 있습니다.

 

 

 

 

예전의 번성했던 절집은 사라지고,

일제 때는 신작로를 낸다는 구실로 절터를 동강내기까지 하였다는..

 

 

 

 

인각사’란  기린의 뿔(인각) 형상을 한 터에 지어진 절입니다.

그래서 (여러 이설이 있지만) 이름이 인각사(麟角寺)였으리라 하지요.

 

그러나 이제는 ‘부러진 기린의 뿔’인 것을... 

‘삼국유사의 산실’이 지금은 목어도, 법고도 없고, 범종 소리도 울리지 않는 절집이 되어 있습니다.

 

인각사는 옛 터전에 휑하니 두어 채 절집만 남아

옛 시간들을 짐작케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하여 인각사는 지금 한창 복원 공사 중입니다.

예전의 모습까지는 아니더라도, 멋진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바래봅니다~

 

지금은 퇴락한 절집 인각사..

그러나 여행자들은 이 절집을 찾아 갈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일연스님은 경북 군위의 인각사에 머물며,

생애 마지막 5년(79~84세) 동안 ‘삼국유사’를 집필했기 때문입니다.

 

그 흔적들을 따라, 그 이야기들에 이끌려

찾아갈 수 밖에 없는 절집...

 

사진은 인각사의 극락전의 모습입니다.

전에는 이곳 극락전 앞에 보각국사정조지탑이 놓여 있었다는데

지금은 복원공사를 위해 다른 자리로 옮겨 놓았습니다.

 

 

 

 

극락전 뒤편에 모셔진 보각국사정조지탑(보물 428호)

 

일연 스님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도탑으로

일연 스님이 세상을 떠난 석달 뒤 인각사에서 동남쪽으로 2km쯤 떨어진 능선자락에 세웠었다고 하지요.

일연 스님이 봐두었던 대단한 명당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조선 후기 불교에 대한 탄압이 극심하던 시절에

한 양반 집안이 이 부도를 무너뜨리고 무덤을 들였다고 합니다.

도진 스님(1850-1902)이 나서서 다시 제자리에 세워놓았더니

또 다른 양반이 이 부도를 60m 옮겨놓고 조상의 산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후 사리장치를 탐낸 사람들이 이 부도를 다시 무너뜨렸고,

반세기 가까운 동안 방치되었다고 합니다.

 

1978년에는 인각사 명부전 앞으로 이전 되었다가

다시 복원공사로 인해 극락전 뒤에 자리하게 된 것이지요.

 

안식을 얻으려면 아직도 시간이 더 필요한 듯 합니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아침에 해가 뜰 때 이 탑에서 광채가 나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일연스님 어머니의 묘를 비추었다고 합니다.

 

탑의 지붕 꼭대기에는 머리장식이 큼직하게 올려져 있습니다.

 

 

 

 

탑은 자연석으로 된 바닥돌 위에 8각의 아래받침돌을 놓았는데 윗면이 급한 경사를 이루고 있습니다.

가운데받침돌 역시 8각으로, 동물을 조각하였으나 뚜렷하지 않습니다.

 

윗받침돌은 8각이지만 원형에 가깝고, 단조롭고 소박한 연꽃이 새겨져 있습니다.

탑몸도 8각으로 정면에는 ‘보각국사정조지탑’이란 탑이름이 있고,

뒷면에는 문모양의 조각이 있으며 남은 6면에는 사천왕입상(四天王立像)과,

연꽃 위에 서있는 보살상(菩薩像)을 새겼습니다.

 

 

 

 

뚜렷하지는 않지만, 사천왕 입상이 새겨진 몸돌..

 

 

 

 

보각국사정조지탑 옆에는 석조 불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오랜 세월로 인해 얼굴은 비바람에 마모되어 알아볼 수가 없고..

 

 

 

 

그리고 보각국사비(보물 428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탑비 또한 부도탑만큼이나 기구한 운명을 가졌습니다.

 

탑비는 국사의 제자인 법진에 의하여 세워졌습니다.

비문은 당시의 문장가인 민지가 왕명을 받들어 지었으며,

글씨는 진나라까지 가서 왕희지의 글씨를 집자(集字)하여 만들었다고 합니다.

 

왕희지의 글씨를 집자하여 만든 까닭에

무절제한 탁본이 계속되면서 크게 닳았다고 하지요.

 

거기에 비석을 갈아마시면 일연 스님의 신통력으로 과거에 급제한다는 소문이 나돌았고

벼룻돌로 쓴 사람도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좋은 글씨와 비석으로 추모하려던 것이 오히려 화근이 되었다고 봐야할 듯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명 맨 끝머리는 이렇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겁화가 모든 것을 살라 산하가 다 재가 되어도

이 비석은 홀로 남아, 이 글은 마멸되지 않으리."

 

 

 

 

뒤쪽의 소박한 산신각..

 

 

 

 

일연 스님의 생애는 길 위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여든넷에 입적하기까지 평생을 길 위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우리 나이로 14살에 설악산 진전사로 출가하여 84살 경북 군위의 인각사에서 입적했습니다.

충렬왕의 총애를 받으며 국존의 지위에까지 올랐던 최상층 승려 일연.

 

 

 

 

그는 출가해서 입적하기까지의 60년 동안 설악산의 진전사, 광주의 무량사, 남해의 정림사, 개경의 선월사와 불일사,

현풍의 보당암, 문경의 무주암과 묘문암, 달성의 인홍사, 포항의 오어사, 청도의 운문사, 군위의 인각사 등 전국 각처를 떠돌았습니다.

 

일연 스님은 경북 군위의 인각사에 머물던, 생애 마지막 5년(79~84세) 동안

‘삼국유사’를 집필 했고 제자 무극이 편찬을 도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삼국유사’의 발간이 단지 몇 년 동안에 이루어진 작업의 결과는 결코 아니었다고 하지요.

그가 승려 생활 60년 동안 전국을 떠돌며 읽고 듣고 수집한 그 방대한 ‘자료’들이 없었다면

‘삼국유사’의 편찬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미륵당의 부처님의 모습..

 

비록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진 않지만,

정감이 가는 모습입니다.

 

전쟁과 환란으로 수족이 떨어져 나간 모습이지만

이 부처의 모습을 종이에 그려 가슴에 품고 21일 기도를 하면

아들을 내려주신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인각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자리한 부도밭..

설명이 되어 있지 않으니 어떤 이의 부도밭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인각사는 임진왜란 때 화약제조창이었다는 이유로 정유재란 때 왜군이 파괴했고,

그 뒤 중창됐지만 단 한 번도 옛날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하지요.

 

더구나 1990년대 말에는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했다가

주민과 학자들이 나서 겨우 지켜냈다"고 하는 곳이기도 하구요.

 

인각사..

그리 볼거리가 많은 절집은 아니지만,

일연 스님의 이야기들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풍성한 볼거리가 많은 절집으로 느껴지는 곳이 아닌가 싶습니다^^

 

 

인각사 찾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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