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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군위 화본역

 

 

 

간이역..

 

그 이름만으로도 기다림을 떠올립니다.

은행나무 수북히 쌓인 벤치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하고

이제는 달리지 않고 멈춰선 열차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한..

그런 간이역..

 

부산에서 서울까지 2시간 20분이면 닿는다는 빨라진 세상,

그 빨라진 세상 속에서 서울에서 4시간 반을 달려야 도착한다는..

경상북도 군위군 화본역.. (2011년 10월 26일)

 

기차는 사람들을 내려놓고도 다시 3시간을 달려야 종착역인 부전역에 닿는다는 곳..

 

시간이 멈춘 듯한 작은 이 간이역은

네티즌들이 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이라고 합니다.

 

 

 

 

이 가을..

은행잎 수북히 쌓인 나무 아래서,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여행자입니다^^

 

 

 

 

이제 찬찬히 화본역을 둘러보기로 할까요?

 

화본역은 1938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중앙선의 오래된 역입니다.

중앙선은 청량리역과 경주역을 잇는 노선이라고 합니다.

 

일제 강점기에 조선의 자원 수탈을 위해 건설된 이 노선에는

고즈넉한 간이역들이 꽤 있다고 하지요.

 

하늘 푸르른 날,

고즈넉한 간이역인 화본역으로 향합니다.

 

 

 

 

역 앞 작은 광장에는 삼국유사가 펼쳐져 있습니다.

 

군위에는 인각사라는 고찰이 있지요.(인각사는 나중에 따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일연 스님이 삼국유사를 집필했다고 알려진 절입니다.

그래서 군위는 삼국유사의 고장임을 홍보 중입니다^^

 

 

 

 

꽃진 물자리 젖꼭지 달렸네.

자다 잠 깬 꽃물 뜬 목숨이네

선 자리 꽃자리

꽃뿌리 눈물뿌리..

 

박해수 시인의 시비가 화본역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노오란 은행잎 융단처럼 깔려 있는 곳..

살며시 즈려밟고 가기가 아깝습니다^^

 

 

 

 

은행나무 꽃비가 내리는거냐구요?

ㅎㅎ 주변에서 꽃비를 만들어주시네요^^

 

 

 

 

소박한 역 대합실을 지나..

 

 

 

 

철도 건널목을 지나서..

 

 

 

 

바라본 화본역은 정감이 가는 모습입니다.

 

1936년 12월에 준공된 이 목조 건물은

여러차례 개보수를하며 지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군위를 지나는 중앙선에는 3개의 작은 기차역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유일하게 직원이 근무하는 화본역..

 

봉림역과 우보역 사이의 화본역..

 

기차를 기다리며 누군가에게 메세지를 보내는 이..

기차를 기다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

기다림은 언제나 설레임이 있는 듯 합니다.

 

 

 

 

청량리로 향하거나, 부산으로 향하거나..

길게 이어진 선로 옆, 이끼가 낀 급수탑이 보입니다.

 

 

 

 

동화 '라푼젤'에 나오는 탑으로 불리운다는 급수탑..

 

 

 

 

급수탑 내부로 들어가 봅니다.

 

작은 창문이 나있고, 벽면 가득 낙서들이 빼곡합니다.

 

 

 

 

위를 올려다보니 파이프들이 보이는군요^^

 

 

 

 

높이 28m로 영남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이 급수탑은

증기기관차가 다니던 시절 설치된 것입니다.

 

요즘이야 전기로 기차가 다니지만,

예전 일제 때는 석탄을 때서 물을 데워 달리는 증기기관차였습니다.

 

따라서 석탄만큼이나 물의 보충이 중요했다고 하지요.

이 급수탑이 바로 그 물보충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자동차로 따지자면 주유소라고나 할까요?

디젤기관이 상용화된 이후 기능을 다한 급수탑에는 넝쿨만 무성하게 감겨 있습니다.

 

 

 

 

급수탑에 감겨진 나무들..

이 벽면에 이런 모습으로 자라는 나무라... 신기하지요?

 

 

 

 

화본역에는 하루에 여섯번 기차가 정차합니다.

 

상행선은 오전 9시 55분, 오후 5시 23분, 오후 4시 37분

하행선은 오전 11시 26분, 오후 1시 10분, 오후 1시 40분

 

여행자는 11시 26분 기차를 기다립니다.

 

기차를 기다리며 어떤이는 누워서 혼자 셀카놀이를 하기도 하고..

 

 

 

 

선로를 카메라에 모셔와 보기도 하구요

 

 

 

 

기차 시간이 다가오자

기차를 기다리던 이들이 하나 둘 나옵니다.

 

 

 

 

강릉역에서 아침 6시에 출발한 기차는

화본역에 11시 26분에 도착하고..

기차는 다시 동대구역을 향해 떠나겠지요.

 

 

 

 

기차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내립니다.

가을 소풍을 온 모양입니다.

 

 

 

 

선생님과 역무원의 도움으로 천천히, 조심조심 내리고..

 

유치원생 50여명을 내려놓은 기차는

경적을 울리고 떠나갑니다.

 

 

 

 

기차도 떠나고,

화본역이 위치한 화본마을을 둘러봅니다.

 

화본마을은 약 500년 전 김달영이라는 사람이 개척한 부락이라고 합니다.

팔공산이 남쪽에 가로놓여 있고, 조림산이 동쪽에 높이 솟아 있는 마을... 

하루 여섯 차례 서는 기차가 마을에는 고맙고 또 고마운 존재라고 합니다.

 

화본마을은 벽화로 단장하고 있습니다.

 

삼국유사를 집필했다는 일연스님의 모습도 벽화로 만나고..

 

 

 

 

헌화가가 적혀 있기도 하구요.

 

 

 

 

사냥하는 화랑의 모습도 보입니다.

 

화본역과 화본마을, 그리고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에까지..

시간을 되돌려 추억여행을 하기에 좋은 곳인 듯 합니다.

 

화본역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국도 군위IC→5번 국도→간동삼거리에서 좌회전→919번 지방도→백양삼거리에서 우회전→28번국도→이화삼거리에서 우회전 후 계속 직진→화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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