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 영동군 양산면 누교리에 위치한 천태산 영국사..
영국사 주차장에 내리면 수령이 천년이 훌쩍 넘었다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여행자를 맞이해줍니다.
휘휘 늘어진 고목의 가지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여행자는
눈을 감고, 이 은행나무 노오랗게 물드는 때를 떠올려봅니다.
이 아름다운 은행나무는 나라에 변고가 있을 때 소리 내어 운다고 합니다.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이곳으로 피신을 왔을 때 큰 소리로 울기도 하였다지요.
천년을 넘은 세월을 이 자리에 서서
나라의 평안을 빌어주고 있는 나무입니다. (2011년 9월 30일)
높이가 35m, 둘레는 11m 로 가지는 사방으로 퍼져 있습니다.
서쪽 가지 하나는 땅에 닿아 뿌리를 내리고 독립된 나무처럼 자라고 있기도 합니다.
일제시대에 작성된 자료를 근거로 수령이 600년이니 700년이니 하지만
실제의 수령은 1300년은 넘었을 거라고 합니다.
다산의 상징이라고도 하는 은행나무..
그 아래 은행알들이 점점이 떨어져 있습니다.
은행나무를 지나 만세루로 오릅니다.
만세루를 지나며 돌아보니 시원스런 누각이 한눈에 들어오네요.
그리고 만세루를 지나 절집 마당으로 오르면
단풍나무, 보리수가 절집을 호위하듯 서 있습니다.
주존불로 석가여래좌상을 모신 대웅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다포식 맞배지붕집으로
고종 30년(1893)과 1934년에 중수한 곳입니다.
스님의 독경소리 낭랑하게 울려퍼지던 대웅전..
영구사는 신라 문무왕 8년 668년에 창건하였다 하나
정확한 연대를 알 수 없습니다.
고려 문종때 대각국사가 이름을 국청사라 일컬었고
고려 고종 때에는 금당을 건립하였다고 전합니다.
그후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대습을 피해 왔다가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하며 가피(加被)를 입게 되어
절 이름을 영국사(寧國寺)로 고쳤다 합니다.
대웅전 앞에는 3층 석탑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통일신라 말기의 3층석탑으로 보물 제533호. 높이 315cm.
1942년 주봉조사(朱奉祖師)가 대웅전 앞으로 옮겨놓았으며
원래 위치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넓은 석단 위에 2층 기단과 3층 탑신이 놓여 있는
신라시대의 전형적인 3층석탑입니다.
하층기단의 면석은 4매로 구성되었고
각 면에는 안상이 3구씩 새겨져 있습니다.
하층갑석도 4매로 이루어졌으며 각 모서리 끝이 반전되어 있고,
중앙에는 호형(弧形)과 각형(角形)의 2단 굄이 있습니다.
상층기단도 4매로 이루어졌으며 각 면에는 우주와 탱주 대신에
면을 꽉 채우고 있는 안상이 1구씩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 크지 않으나 절집이 주는 고즈넉함이 있는 곳..
대웅전과 요사채, 산신각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대웅전 바로 뒤에 자그마한 산신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만세루와 대웅전
그리고 그 사이에 자리한 삼층석탑..
하늘이 참 좋은 날이었습니다.
가을이 주는 아름다움 중의 하나이지요.
절집 담장 아래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며 피어
가을을 노래하고..
절집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잘생긴 소나무로 둘러싸인 곳에
원각국사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원각국사비는 보물 534호로
이 비석은 고려 위종 7년 1154년에 선사가 되었고,
명종 1년 1171년에 왕사가 된 원각국사비입니다.
선사의 유골은 영국사에 모셔져 있으며
비몸돌은 점판암 1장으로 되었으며
비문은 총알을 맞아 손상된 곳이 많아 그 내용을 전부 알 수는 없습니다.
거북 모양의 비석 받침돌과 비머리에 있는
네 마리 용은 매우 특이하며
각 부분의 조각은 그 제작연대가 뚜렸하여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원각국사비에서 조금 뒤쪽으로는
영국사 원구형 부도와 석종형 부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둥근모양의 이 부도는 다른 부도에서는 볼 수 없는 무늬가 조각되어 있습니다.
또한 아래 위 연꽃잎이 한 잎인 점으로 보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체높이는 184CM..
석종형 부도는 주인공은 누구인지 알 수 없습니다.
부도의 양식은 석종형인데, 다른 부도에서 볼 수 없는 문양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이 부도 또한 고려 말에서 조선 초의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대석의 연꽃 잎과 연꽃 잎 사이에는 작은 간엽을 만들었으며
탑 몸돌 위에는 보주가 있습니다.
이 부도는 6매의 석재로 만들어 졌으며
전체 높이는 190cm입니다.
원각사비와 부도밭을 지나
영국사의 또 다른 보물을 찾으러 갑니다.
작은 절이지만 많은 보물과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영국사의 또 다른 보물인 영국사 부도는
아름다운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영국사에 있는 고려시대 승탑(僧塔)으로 보물 제532호. 높이 176cm.
기단부·탑신부·상륜부가 모두 8각형으로 된 전형적인 8각원당형(八角圓堂形) 부도로서 완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지대석 위에 놓여 있는 1단의 높은 굄과 2단의 낮은 각형 받침이 하대석을 받치고 있습니다.
하대석의 각 면에는 안상이 1구씩 새겨져 있고,
그 위에는 1단의 높은 굄과 3단의 각형 낮은 받침이 있습니다.
중대석에도 마찬가지로 각 면에 안상이 1구씩 장식되어 있으며
상대석은 앙련(仰蓮)이 2중으로 장식된 연화대로 그 아래에 2단의 받침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옥개석의 윗면에는 기왓골이 모각되어 있고,
낙수면은 자연스럽게 내려오면서 처마 끝부분이 살짝 올라가 곡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상륜부에는 원형의 복발(覆鉢)과 연봉오리 모양의 보주(寶珠)가 남아 있습니다.
이 부도는 양식적인 특징과 경내에 있는 원각국사비와 관련지어볼 때
1180년(명종 10)에 함께 건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경기도 양평의 용문사 은행나무만큼이나 커다란
아름드리 은행나무의 배웅을 받으며
천태산 아래 자리한 소박한 절집, 영국사와 작별을 합니다.
천태산 계곡을 따라
물소리, 새소리 들으며 내려오던 길..
절집에서 맛본 평안함이 내내 여행자의 뒤를 따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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