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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안개속의 일출- 성산포 부근에서..

 

 

 

제주 여행을 할 때면, 꼭 일출과 일몰을 찍기 위해 길을 나섭니다.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야 하긴 하지만, 그 수고로움에 비해 얻는 것이 훨씬 많다는 것...

애월에서 자고 일어나 성산 일출봉 아래까지 오는데 아침 시간인데도 한시간이 넘게 걸렸지요.

한데 일출봉 아래 서니, 안개에 둘러싸여 한치 앞도 안보인다는... ㅠㅠ

할 수 없이 차를 돌려, 아침부터 어디로 갈까? 궁리하며 해안을 따라 가고 있었습니다.

 

안개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아침 해~

어디선가 순간에 거짓말처럼 모습을 드러내더군요.

일출봉에서 비자림 쪽으로 가던 어느 길가에서 찍은 모습입니다. (2010년 10월 18일)

 

 

 

 

안개 속에 산은 수채화처럼 다가오고..

그 산 옆으로 해가 살짝 얼굴을 내밉니다.

아쉽고 기운빠진 제게 인사를 건네며 말입니다.

 

 

 

 

안개는 제게 주문을 겁니다.

고요하고 고요해져라~

 

해는 조금씩 더 얼굴을 내밀고...

 

 

 

 

안개는 가까운 곳의 사물들을 밀어내고..

먼곳의 사물들을 가까이 다가오게 하기도 하고..

 

 

 

 

해가 온전히 얼굴을 내밀었으니, 이제 안개는 조금씩 스러져가겠지요?

 

 

 

 

바닷가 억새 위로 안개가 이리 가득인데...

뒤쪽의 집들도 안개 속에 사라지고..

 

 

 

 

 

 

 

 

 

 

 

 

 

 

 

 

 

 

해는 높이 떠오를 수록, 안개는 조금씩 조금씩 스러지겠지요?

 

 

 

 

안개 속에서는 늘 길을 잃고, 마음을 잃습니다.

 

 

 

 

제주의 돌담과 제주의 풀과 제주의 나무 위로 해는 더욱 높이 떠오르고..

안개는 길 잃은 여행자에게 말을 건넵니다.

하루가 시작되었다고, 충만하게 채울 수 있는 하루가 시작되었다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