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5월 8일. 어버이 날은 고향에서 부모님과 함께~ 남은 시간에 순천 드라마 셋트장을 둘러봅니다.
이곳은 60년대에서 80년대 까지 순천읍내거리, 서울의 달동네, 서울의 변두리 번화등 3개 마을이 시대별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1만 2천평 부지에 200여채의 대규모 세트장이 지어져 아이들에게는 그 시대를 보여주고, 어른들에게는 그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되집어 볼 수 있는 삶의 장소입니다.
먼저 60년대 순천 읍내부터 둘러 봅니다.
그 시절의 소도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을 듯 한 풍경..
역전 여인숙~ 계동 목욕탕~
국밥과 순대를 파는 칠성옥은 바깥에 커다란 가마솥을 내어 놓고, 누군가 술에 취해 편히 기댈 수 있었을 통나무 전봇대..
그 시절의 약국도 지금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십자형 크로스 안의 "약"자가 정겹기까지 합니다.
원기소~
어려서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맛과 향이 독특하였지요.
약 먹는 것을 무지 싫어 했었는데, 이 원기소만은 즐겨 먹었었지요.
허름한 상가들 사이에 자리잡은 번듯한 기와집
간판으로 보고 짐작을 해 봅니다.
구두 수선... ㅇㅇ 의상실... ㅇㅇ 상회...
의상실, 상회.. 요즘은 보기 힘든 것들입니다.
오래된 영화 포스터와 반공방첩 표어들이 그 시절로 이끌어 줍니다.
철물점.. 형제 만두.. 그 사이에 번듯한 병원 건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순천읍내를 흐르던 옥천을 재현해 놓은 듯 합니다.
지금은 많이 복개되고, 수량도 별로 없지만, 제가 어릴 적만 하여도 맑은 물이 흘러, 물장구치고 놀 던 곳인데, 재현해 놓은 이곳은 조금 아쉽습니다.
이제 1980년대의 서울의 변두리 번화가를 재현해 놓은 곳인 듯 합니다.
중간에 이정표가 없으니, 짐작만 할 뿐입니다.
82년에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졸업식이 끝나고 가족이 함께 갔던 중국집을 기억나게 합니다.
그 시절에는 짜장면이 최고의 음식이었지요.
반듯한 우체국.. 그리고 멀리 보이는 싸롱~ 그 음율이 정답습니다.
녹슨 버스 표지판 앞에 서 있으면, 오래된 시내 버스가 제 앞에 와서 설 듯 합니다
60-70년대 달동네로 향합니다.
보릿고개와 배고픔을 참아가며 생활하던 시절
비라도 내리던 날이면 가마니, 비닐조각으로 지붕을 덮느라 시끌벅적..
눈 오는 겨울이면 아이를 등에 업고 19공탄을 새끼줄에 끼어 날라야 했고, 공동 우물이 고갈되면 급수차가 오기를 학수고대 기다리던 시절
그중 걱정스러운 것은 등교, 출근 시간은 되었는데 공동 화장실에 먼저 들어간 사람이 안나오면 싸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입구의 달동네를 소개하는 글 中-
예전의 우편함을 저런 색깔이었나봅니다.
달동네의 초입에는 복덕방.. ㅇㅇ 상회.. 미장원..
사람 살아가는 곳은 늘 같은 모습들이 모여듭니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갔을 연탄 배달부를 떠올려봅니다.
고데.. 그 시절에 유행하던 머리였지요.
그 때나 지금이나 미용실을 나타내는 표지는 비슷하다는 거..
집 앞의 쓰레기통.. 낯설지가 않습니다.
문패가 걸린 대문을 지나면, 좁은 마루와 많은 방들..
달동네를 지나 맨 위로 올라서면 이런 교회도 자리하고 있습니다.
2006년 사랑과 야망.. 2008년 에덴의 동쪽.. 모두 여기에서 촬영을 했다는 군요.
두 드라마를 본 적이 없어 뭐라고 할말을 없지만..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왔던 시절..
우리가 살아왔던 시간들로 떠나보는 잠깐의 추억여행..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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