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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여행

물도 들도 푸르른 그 곳-청산도

 

 2010년 4월 30일.

꼬박 1년 동안 일요일도 없이 일을 하다가, 일을 정리한지 1주일 째. 첫 번째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청산도입니다.

유채밭 너머로 푸른 바다..

돌담 길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길..

산도 푸르르고, 하늘도 푸르르고, 들도 푸르르다는 그 곳.. 그 곳으로 떠납니다.

 돌담 길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황톳길..

<서편제>의 유봉 일가가 진도 아리랑을 부르며 걷던 길이지요.

 청산도의 푸르름에 더해진 노오란 빛..

유채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전남 완도에서 남쪽으로 19㎞ 떨어진 곳에 청산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뱃길로 50분 정도 달리면 유인도 5개와 무인도 9개 등 부속 도서로 구성된 청산도에 닿습니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 섬은 산과 바다가 푸르러 예부터 `청산(靑山)`이라 불렸지요.

 

청산도 도청항에 내려 1km정도 가면 당리에 이릅니다. 도청항에서 시작된 슬로길이 이곳으로 이어집니다.

슬로길은 돌담도 돌아가고, 바다도 바라보면서 가는 길로 현재 21km가 개통 된 곳입니다.

 오른 쪽의 초가집이 서편제 세트장인지, 단순한 먹거리 존인지.. 확실히 알 수가 없네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내려올 때. 들려야지 했는데, 내려올 때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들어가보지도 못했지요.

 서편제 세트장인지는 확실치않지만, 서편제에서 북 장단에 맞춰서 진도 아리랑을 부르던 길은 이곳이 맞습니다~

 돌담 사이에 난 길을 따라 걸으면, 봄의 왈츠 세트장에 이르릅니다.

사실 봄의 왈츠를 본 적이 없어,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곳의 푸르름과 노오란 유채꽃의 빛깔이 어우러진 곳에 아담한 집 한채..

이쁜 그림이 되었겠다 싶습니다.

 낮은 돌담과 그 사이에 난 작은 문이 이 집을 이곳에 어울리게 해주는 듯 합니다.

 

 푸르른 보리가 바람에 흔들리며, 이곳이 청산도 임을 알려줍니다.

 봄의 왈츠 세트장을 지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새땅끝으로 갑니다.

한모퉁이를 돌 때마다 바다는 모습을 바꾸고..

새땅끝에서 바라본 바다는 바람에 일렁이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새땅끝까지는 슬로길이 이어집니다.

그런데, 이 길은 콘크리트로 포장되어진 데다, 차 한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길을 차들이 지나다녀서, 걷기에 별로 좋은 길은 아니더군요.

 이 길의 중간 쯤에는 초분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론 실재의 초분은 아니고, 청산도 슬로우 걷기 축제 기간에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 진 것입니다.

 

초분은 일종의 풀무덤으로 섬 지역에서 행해지던 장례풍습입니다. 

시신 또는 관을 땅 위에 올려 놓은 뒤 짚이나 풀로 엮은 이엉을 덮어 두었다가. 3-5년 후 남은 뼈를 씻어(씻골) 땅에 묻는 무덤을 말합니다.  

초분은 상주가 고기잡이를 나간 사이에 갑자기 상을 당하거나 가족묘지에 매장하고자 할 경우 또는 정월에 땅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풍습에 따라 행해졌다고 합니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도서지방은 물론 육지에서도 행해졌는데. 일제강점기에 화장이 권장되면서부터는 남해와 서해 일부 도서지방에서만 행해지다가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이 시작된 뒤에는 법적으로 금지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슬로길 2코스인 범바위 쪽으로 가다보니, 마을 앞에 200년이 넘는 느티나무가 있습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커다란 나무둘레는 한번 보듬어 보고 갑니다.

 범바위의 모습입니다. 양 쪽에 작은 섬들을 거느리고...

 범바위에 올라서면, 반대편의 범바위 전망대의 모습도 보입니다.

 범바위에서 바라본 청산도는 여전히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입니다.

 범바위 전망대에 설치된 느림~ 우체통..

이곳에서 편지를 부치면, 편지는 청산도의 하늘빛에 안부를 묻고.. 바다의 푸르름에 눈길을 주고.. 청산도의 바람을 품고 누군가에게로 갈 듯 합니다.

 다시 길을 나서서 도착한 곳은 상서마을입니다.

옛담장들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담장 사이에는 싸리문(?)이 자리해 있고..

 구불구불한 돌담길을 따라 걷습니다.

 담장의 환한 덩굴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푸르름을 더해가는 보리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돌담길을 따라 마을을 한바퀴 돌아봅니다.

구들장 논들도 보구요..

 이곳 청산도는 돌이 많은 지형 특성상 물 빠짐이 심해 물이 필요한 논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 부족하고 합니다.

이 때문에 옛날부터 경사지에 넓적한 돌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흙을 덮어 구들장논을 조성해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하지요.  

 

청산도 상서마을 돌담길은 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상서마을 돌담은 `강담 구조`로, 흙을 사용하지 않고 오로지 돌만 이용해 담을 쌓아 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상서마을은 전체가 돌담으로 형성돼 있는데, 자연석을 이용해 쌓아 올린 담장이 견고하게 축조돼 있습니다.

 

 섬 일주를 계속 하다보면, 진산해수욕장을 만나게 됩니다.

푸르른 물빛이 좋은 곳입니다.

 섬을 한바퀴 돌아 출발지였던 도청항에 이르릅니다.

타고 나갈 여객선의 모습과 슬로시티라고 씌여진 팻말...

 도청항에 세워진 청산도 표지석.

참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하면서도 카메라로 찍는 것도 습관입니다. ㅎ

 청산도 슬로길 안내도.

 다시 완도항으로 나가야 할 시간입니다.

 배를 타고가며 청산도에게 인사를 합니다.

꽤 큰 섬입니다.

 

청산도는 완도 여객터미널에서 배로 45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하절기(3월 21일-9월 15일)에는 완도 출발이 아침 8시, 11시 20분, 오후 2시 30분, 오후 6시이고 동절기에는 오후 6시 배가 오후 5시 20분으로 앞당겨 진다고 합니다.

 

청산도 가는 길에 제일 불편했던 것은 배표를 끊는 일이었지요.

출발 시간 30분 전 정도에 표를 끊어주기 때문에, 줄을 한참 서 있어야 했습니다.

미리 표를 끊어주면, 표를 끊어두고 기다리는 시간에 식사도 하고, 이곳을 더 둘러볼 수도 있을텐데..  조금 아쉽더군요.

 

물도 들도, 하늘도 푸르른 그 곳..

청산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