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꽃 곽성숙 썸네일형 리스트형 박공널의 시옷이 되어-차꽃 곽성숙님의 출판기념회 박공널의 시옷이 되어/곽성숙 선암사 해우소의 맞배지붕 박공널*의 시옷이 되어 어느 시인이 통곡하는 모습을 보았어 와송의 등굽은 허리에 기대던 그가 어깨를 들썩이다 무릎을 꿇고 곧 소리를 내었지 삶이 통곡을 하는 건, 해우소에 앉는 것과 같아 가벼워지는 것이니 난 묵묵히 내려다 보는 것으로 그를 위로 했지 시옷이란, 사람과 사람이 서로 기대는 것이기에 그의 어깨를 안고 따라 울면 되지 소리없이 손길만 주면 되지 가만히 등만 내어줘도 되지 옆에 말없이 서 있어만 줘도 통곡은 빛이 나고 할 일을 다하는 것, 박공널의 시옷이 되는 것은 내게 기대도록 너에게 곁을 주는 일이야 *박공지붕의 양쪽 끝면에 ‘ㅅ’ 자 모양으로 붙인 널빤지 1집 '날마다 결혼하는 여자'를 펴낸 차꽃 언니, 지난 봄에 2집 '박공널의 시옷.. 더보기 사무치는 마음으로 가고 또 가는 정자-환벽당 겨울 환벽당/곽성숙 '푸르름이 두른 집' 환벽당*을 풀어보는 이 말, 좋아서 몇 해가 되도록 오고 또 왔건만 여지껏 그 이름값을 몰랐다 나, 이 겨울 환벽당에 와서 비로소 무릎을 친다 봄에는 홍매에, 여름엔 꽃무릇에, 가을엔 스산한 내 기분에 눈을 빼앗겼구나 모두 다, 오던 곳으로 보내고 저만 혼자 발가벗고 남으니 비로소 이름값하는 겨울 환벽당을 본다 모든 것 다 내려놓고 오니 이토록 환하고 푸르른 것을 내가 가리고 네 탓을 하였구나 아하, 그랬구나! 아직 제 마음 찾지못한 사람아, 겨울 환벽당으로 가라 푸르름 둘러친 환벽당 서늘함이 대숲에서 나와 스민다. *환벽당(環碧堂): 무등산 자락인 광주호 상류 창계천가의 충효동 쪽 언덕 위에 있는 정자. (날마다 결혼하는 여자/지혜출판/2016) 차꽃 언니의 시..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