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풍경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가 있는 풍경-너의 화양연화 너의 화양연화/차꽃 곽성숙 기적 같은 일이 찾아오는순간이 있다면 지금이겠지 나는죽어가는, 죽은, 죽여버린 것들에게내 가장 뜨거운 심장과 부드러운 혀로넘치게 찬탄한다 황홀한 순간은 언제나사라지기 전, 바로 이쯤이었다. 붉은 꽃이 주는 강렬함, 분분한 낙화... 그 풍경에 넘치게 어울리는 시인의 시, 이 봄, 지는 것들까지도 아름답습니다. 더보기 시가 있는 풍경-꽃등 꽃등/차꽃 곽성숙 나무의 새순에, 고목의 매화에, 꽃들의 꽃그늘에, 달콤한 저녁노을에, 저녁노을의 풀꽃에, 풀꽃을 어루만지는 바람에도 사랑이 꽃처럼 늘어나는 봄날입니다순자씨는 이른 저녁을 먹고 동무의 손에 굽은 허리를 의지하며 꽃길을 갑니다. 순자야, 꽃보러 가자 참꽃 피면 흙담장에서 부르던 내 동무, 그립습니다 수만 송이 꽃등을 밝힌 꽃길이 환합니다꽃이 나이고 내가 꽃이 되는 순간입니다 화전 짓던 동무들과 꽃길에 앉아, 당신이 눈을 깜박일 때마다꽃등이 켜지는 것을 나는 보았습니다. 한 장의 사진이 아름다운 시가 되는 순간입니다. 수만 송이 꽃등이 밝힌 꽃길... 걸으시는 봄날 되시길 바래봅니다. 더보기 붉은 당신께 갑니다-하동송림 꽃무릇 바짝 물큰 반짝 섬진강에도 추석이 머지 않았어요벚꽃 잎도 강물결에 고향 찾아가는 그 시간, 엄니는 정성껏 채비를 마쳤습니다 어여 앞장 서라 큰며느리 뒷손을 바짝 잡고붉은 당신을 보러 갑니다섬진강 물비늘도 그리움이 삭는 그 시간, 엄니, 파마도 잘 나왔어요엄니, 목도리도 무척 곱고요 물줄기 따라 꽃길을 두근두근 나풀나풀 걷습니다그녀는 꽃밭보다 붉습니다그녀는 붉음보다 더 환합니다물비린내가 물큰 몰려와도 반짝 물비늘이 가을 햇살에 답하는 그 시간, 묵묵히 건너온 삶을 안고 붉은 당신께 갑니다 거기 그대로 계세요다 왔습니다. -차꽃 곽성숙님의 시입니다. 지난 토요일(2023년 9월 23일)하동송림 꽃무릇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붉은 꽃무릇보다 더 눈길을 끌던 고우신 모습의 두 분... 사진 한 장으로 남.. 더보기 홀로 시詩, 아리랑 홀로 시詩, 아리랑 시를 쓰다가불연 사랑할 사람을 만난다불쑥 그리운 사람을 만난다돌연 헤어질 사람을 찾는다 시가 그래서 고맙지사랑하는 사람이 없어도홀로 사랑해서 행복하고사랑해주는 사람이 없어도홀로 기다리며 서럽고헤어질 사람 없어도홀로 이별하며 아플 수 있는 시 하여 내가 사랑을 시를 영영 떠나지 못 할 테니 고마운 거지어느 한 쪽 부족하고 허방해도시의 자음에 몸을 의지하고시의 모음에 마음을 기대니 기꺼운 거지. -박공널의 시옷이 되어 곽성숙 차꽃 언니의 시집 중에서 2022년 우리글에서 펴냄. 개망초 꽃을 보면 어릴 적 계란 후라이 꽃이라 부르던 생각이 납니다. 개망초 꽃을 보면 이 꽃을 좋아하는 차꽃 언니 생각이 납니다. 풀약 쳐줄게 드뎌 파란 대문을 밀고 들어섭니다할매보.. 더보기 사무치는 마음으로 가고 또 가는 정자-환벽당 겨울 환벽당/곽성숙'푸르름이 두른 집'환벽당*을 풀어보는 이 말, 좋아서몇 해가 되도록 오고 또 왔건만여지껏 그 이름값을 몰랐다나, 이 겨울 환벽당에 와서비로소 무릎을 친다봄에는 홍매에,여름엔 꽃무릇에,가을엔 스산한 내 기분에눈을 빼앗겼구나모두 다, 오던 곳으로 보내고저만 혼자 발가벗고 남으니비로소 이름값하는 겨울 환벽당을 본다모든 것 다 내려놓고 오니이토록 환하고 푸르른 것을내가 가리고 네 탓을 하였구나아하, 그랬구나!아직 제 마음 찾지못한 사람아,겨울 환벽당으로 가라푸르름 둘러친 환벽당 서늘함이대숲에서 나와 스민다.*환벽당(環碧堂): 무등산 자락인 광주호상류 창계천가의 충효동 쪽 언덕 위에 있는 정자.(날마다 결혼하는 여자/지혜출판/2016) 차꽃 언니의 시 속의 환벽당처럼봄에는 홍매를, 여름.. 더보기 굴뚝이 아름다워 가고 또 가게되는 정자- 환벽당 환벽당의 봄용소 앞 담장에서봄이 나더러 매화음하자 부른다환벽당 마당 기웃대다화악 피어난 홍매와해우소 옆 산수유 한그루에게 간다돌 계단 하나하나 오를 때마다출렁출렁 확대경처럼 밀려오는정자의 전경과 매화향이 깊어지며바삐 내 몸을 잡아 당기더니개구쟁이 같은 흙굴뚝 앞에폭포처럼 쏟아지는 봄향, 기어코 나 거기서 미치고 마리라 -차꽃 곽성숙님의 시입니다- 개구쟁이 같은 흙굴뚝... 환벽당에 가면 제일 먼저 눈맞춤하게 되는 굴뚝이지요. 굴뚝이 아름다워 가고 또 가게되는 정자환벽당입니다. (2021년 3월 20일) 죽림재의 매화를 보러 나선 길, 근처의 환벽당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환벽당의 매화를 보러, 환벽당의 굴뚝을 보러 갑니다. 긴 돌계단 너머 환벽당이 자리하고홍매가 활짝 피어 여행자를 반..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