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배고프던 시절,
구멍 난 신발과 누더기 옷에 감싸인 아이들
그 아이들이 보석 같은 눈을 반짝이며
말을 건네는 듯 합니다.
대한민국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불리우는
고 최민식 선생의 갤러리가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흑백사진들이 말을 건네는 곳
부산 최민식 갤러리입니다. (2014년 8월 12일)
아미동 비석마을을 찾아갔을 때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던 곳,
최민식 갤러리였지요.
비석마을을 돌다보면 만나게 되는 아미문화학습관
이곳 2층에 최민식 갤러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2층으로 내려가는 길,
멀리 부산타워가 바라보이는 곳입니다.
최민식 선생은 1960-1970년대 전쟁 후
가난으로 굴곡진 서민들의 고단한 삶을 가감없이 카메라에 담아내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1세대 사진작가로 불리우는 분입니다.
2013년 작고하신 고 최민식 선생의 모습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민중의 숨소리
민중들의 숨소리가 들린다
이 얼마나 인간의 체취가 흐르는가.
민초라고 불리는 이름없는 백성들이 바로 역사적 생명력의 원천이 아닐까
그들이 마련해 놓은 역사의 무대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나는 사진으로 포착한 것이다.
고 최민식 선생의 서재와 사용하던 카메라
사진 인화실들이 사진으로 남아 있습니다
부산 남부민동의 옛사진과 창문으로 보이는 지금의 풍경이
나란히 바라보이는 곳에서는 좀 오래 서성이기도 하였지요.
그의 사진들이 걸려있는 전시실
젖먹는 소녀 사진을 비롯하여
사람들을 담은 다양한 사진들이 걸려 있습니다
1928년 황해도 연안에서 태어난 고 최민식 선생
에드워드 스타이켄의 <인간 가족>을 접한 후
독학으로 사진을 공부하면서 인간을 소재로 56년간 사진을 담았다고 합니다
당신이 우리 현대사의 얼굴을 보고자 한다면
그 절망과 비극과 한의 형산을 똑바로 보고자 한다면
나의 사진을 보면 된다.
그러면 당신이 누구이건 그 현상의 몸서리쳐질 것 같은 진실성 앞에서
잠시 섬짓하다가 이내 고개 숙일것이다.
당신이 누구이건 그 순간 당신은
당신의 이제는 부드럽고 뽀얀 피부 바로아래
검고 거칠고 주름진 이 땅의 고단한 얼굴이
아직도 숨쉬고 있음을 차마 부인할 수 없어 마음이 아플것이다.
나의 사진 속의 얼굴, 얼굴들...
6.25의 얼굴, 4.19의 얼굴, 5.18의 얼굴...
나아가 고통과 비극을 겪고 또 겪고 나가는 모든 인류의 아픈 얼굴들이
당신에게 외치고 있는 것 처럼 보일 것이다.
나를 보라!
이 얼굴을 보라!
나는 당신의 또 다른 모습, 당신의 어두운 그림자,
지울 수 없는, 죽어도 지울 수 없는 당신의 또 다른 얼굴이다.
나를 보라!
이 사람을 보라!
이 무섭도록 아름다움을 보라.
사진은 하나의 리얼리즘적 기록이다.
문학이나 그림이나 다른 예술은 관념이나 생각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사진은 관념이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로 순간포착 한다.
가난한 이들을 찍기 위해서는 그들이 있는 현장으로 가야한다.
일본에서 조국에 돌아와 내 체험을 민중들에게서 찾는 것이었다.
가난한 민중의 사진을 통해서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자는 것이다.
-고 최민식 선생의 민중의 숨소리란 글 중에서-
인간이 거기 있기에 나는 사진을 찍었다는 고 최민식 선생..
한켠에는 그의 유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가 집필하였던 책들
그가 찍었던 수많은 사진들
이곳에 걸린 몇점 되지않은 작품들은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갤러리 위 3층에 자리한 카페
차 한잔 마셔도 좋겠습니다
부산항대교까지 한눈에 바라보이는 조망이 멋진 곳이니 말입니다.
최민식 갤러리 앞에서 거울 앞 셀카를 찍는 것으로 마무리^^
아미동 비석마을 마저 둘러보러 다시 길을 나섭니다.
앞선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포스팅을 아직 보지 못하셨다면 클릭해 보세요
시간을 잊은 골목길을 가다-부산 아미동 비석문화마을 http://blog.daum.net/sunny38/11776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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